말레이계와 중국계, 인도계 등 여러 민족이 어우러져 각자의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는 나라, 말레이시아. 쓰이는 언어가 다양하고, 종교도 이슬람과 힌두교, 불교 등 민족에 따라 다르다. 덕분에 여행할 것들이 풍성하다. 말레이시아의 수도이자 대도시의 위용을 갖춘 쿠알라룸푸르와 말레이시아의 다채로움이 녹아든 근교 여행지를 소개한다.
●쿠알라룸푸르 Kuala Lumpur
말레이 이슬람의 모든 것,
이슬람 예술 박물관
말레이시아 국교이자, 전국민의 60%가 신도인 ‘이슬람’의 문화·예술 전반을 살펴볼 수 있다.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에는 이슬람을 대표하는, 모스크 건축물을 섬세하게 재현한 건축물 전시관, 경전인 코란이 전시된 갤러리, 이슬람 주얼리 갤러리 등이 있다. 이슬람의 직물과 가구, 생활용품, 도자기 및 금속 작품, 기념품은 2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총 1만2,000여 점 이상의 작품이 테마별로 큐레이팅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우리가 지은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어두운 밤 유유히 빛나는 모습과 한낮의 은빛 외관이 매력적인 지상 88층의 쌍둥이 빌딩이다. 유난히 반짝여 금속으로 지은 것 같지만,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다. 유리와 스테인리스강으로 외벽을 꾸며 그렇게 보인다. 빌딩에 얽힌 재밌는 사실이 있다. 한쪽 타워는 삼성건설㈜과 극동건설㈜ 컨소시엄이, 다른 한쪽은 일본의 하자마건설에서 지은 한일 합작품이라는 것. 우리나라가 한 달가량 더 늦게 짓기 시작했지만, 일본보다 10일이나 더 빨리 완공했다.
●슬랑오르 Selangor
황금빛 동상과 무지개 계단,
바투동굴
힌두교 신자의 성지라 불리는 바투동굴. 4억 년 이상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졌다. 동굴 근처의 바투강에서 이름을 따왔다. 입구에는 높이가 140피트(약 42.7m)가 넘는 거대한 황금 무루간 상을 볼 수 있는데, 힌두교의 전쟁과 승리의 신이라고 한다. 그 뒤로는 알록달록한 272개의 계단이 펼쳐진다. 동굴이 절벽 높은 곳에 형성돼 있어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나마 힘이 덜 들게 느껴지는 건 방문객의 가방을 노리거나 신나게 뛰어다니는 장난꾸러기 원숭이들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푸트르라자야 Putrajaya
핑크 덕후의 성지,
푸트라자야 모스크
분홍빛 외관 덕에 전세계 핑크 러버들에게 사랑받는 관광 명소다. 장밋빛 화강암으로 지어져 핑크 모스크로도 불린다. 수용 가능 인원은 내부 1만5,000명, 외부 포함 3만명 수준이다. 1999년에 완공돼 20년이 넘는 지금까지 푸트라자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일몰 무렵에는 푸트라자야 호에 반사된 모스크의 모습이 장관이라고. 기도 시간을 제외하고 입장은 자유로우나 복장 제한이 있는 편. 여성은 나눠주는 붉은 옷을 입고 머리카락을 가려야 하니 염두에 두자.
갓성비 애프터눈 티세트, indus cafe
푸트라자야 모스크에서 호숫가를 따라 18분가량 차를 타면 도착한다. 주말에는 8시에 열어 23시에 닫기에 근처 여행지(예: 푸트라자야 모스크, 국립 밀레니엄 기념비 등)로 여행하기 전이나 중간에 쉬어가기 좋다. 호수 전망을 보며 뷔페와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애프터눈 티세트가 인기인데, 1인당 35~43링깃(한화 약 1만1,000~1만4,000원)에 불과하다. 메뉴는 아시안과(Asian)과 서부(Western)세트로 나뉘며, 커피나 테타릭(teh tarik)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글·사진 남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