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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모로코 방랑기, 마라케시

2025.01.09. 10: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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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다. 마라케시 공항 입국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반은 현지 주민이고 반은 외국인이다. 길게 늘어선 입국심사 줄을 따라 전진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렸지만, 마음은 연신 콩닥거린다. 공항 주변에 식재된 나무는 아르간 나무(모로코를 대표하는 특산품)일 거라고 확신했는데 여지없이 깨졌다. 아르간 나무는 모로코의 남서부에서 자연 재배된단다. 검색을 통해 습득한 얕은 지식은 오히려 여행에 방해가 될지도 모르겠다. 유럽의 아프리카라는 선입견도 버리는 것이 좋겠다. 모로코다.

Marrakech
메디나를 맞이하는 올바른 자세, 마라케시

마라케시는 11세기 북서 아프리카의 토착 민족, 베르베르인이 세운 옛 도시다. 무라비트, 무아히드, 사드 왕조의 수도로 번성했고 모로코의 독립과 더불어 국가를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숙소는 마라케시 중심가의 메디나 안에 있었다. 메디나는 북아프리카 도시의 구시가지를 뜻하지만, 우리의 원도심과는 비교하기에는 깊이가 좀 다르다. 대부분 메디나는 최소 1,000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마라케시 메디나는 198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비틀스, 롤링 스톤즈, 바비 브라운, 이브 생 로랑, 크리스티앙 디오르 등 당대의 스타들이 사랑했던 도시. 그들의 영감에서 머물렀다. 메디나 안에서는 언제나 도보로 이동했다. 그것이 올바른 여행자의 자세다. 붉은 성벽의 모스크로 향했다. 12세기에 지어진 ‘카스바 모스크’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주변의 상권과 거주지를 ‘카스바 지구’라 부른다.

좁은 골목은 미로처럼 이어졌다. 게다가 건물과 담벼락이 온통 황토색이다 보니 집과 집의 경계조차 아리송해져 간다. 숙소로 들어가는 문은 별도의 간판이 없었다면 매일 지나쳤을 것이다. ‘리아드 라 끌레 도(Riad la clé d’or)’, 메디나에서 찾은 안식처의 이름이다.

‘리아드’는 건물 사이의 정원, 그러니까 중정을 뜻한다. 넓게는 모로코의 전통 가옥 혹은 옛 모습으로 복원한 숙박 시설을 일컫기도 한다. ‘리아드 라 끌레 도’를 해석하자면 ‘황금 열쇠’란 뜻이다. 숙소 내부로 들어서자 베일에 쌓였던 공간이 반전이란 주제로 화려하게 나를 반긴다. 요새처럼 연결된 백색 건물은 외장재뿐만 아니라 가구 그리고 소품까지 품격으로 눌러 채운 듯했다. 본디 노천이지만, 가림막을 씌워 천장을 대체한 중앙에는 정원은 물론 레스토랑, 휴게공간, 수영장, 분수가 각각 자리해 있었다. 아라베스크와 베르베르풍 감성을 겸비한 리아드는 얼핏 단순해 보이면서도 계단과 객실조차 한 번에 찾지 못할 만큼 복잡하고 생소한 구조였다. 메디나의 모든 것은 복잡하다. 그래서 영감이 샘솟는다.

저녁 식사까지는 2시간이 남았다. 호화스러운 객실에서 휴식을 취해도 좋았겠지만, 메디나의 황톳빛 골목이 자꾸만 어른거렸다. 숙소를 뛰쳐나가 카스바 광장까지 오던 길을 되짚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거리 그리고 또 다른 골목들, 마침 마라케시의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모로코의 첫날은 참으로 붉었다.

산맥의 끝자락에서 사막을 날다
마라케시 드림 벌루닝

마라케시 여행의 첫 일정은 ‘드림 벌룬닝(Dream Ballooning) 열기구 체험’이다. 이른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도시의 외곽에 꽤 많은 관광객이 집결했다. 그들에게는 모로코 차, 커피, 페이스트리가 제공됐다. 작은 텐트에서의 기다림이 지루해질 무렵, 이윽고 프로판 가스가 거대한 불기둥을 내뿜으며 풍선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기우뚱하던 열기구들이 꼿꼿하게 위용을 드러내자, 드디어 비행 준비가 끝났다는 사인을 보내왔다.

20여 명을 태운 열기구는 사뿐히 땅을 차고 올라 2,000피트 상공까지 부드럽게 치솟았다. 어쩌면 아틀라스산맥의 끝자락, 사하라 사막의 시작점일지도 모를 광활한 붉은 땅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나의 아프리카로 각인될 첫 장면이다. 열기구는 대형 버너가 내뿜는 불의 양과 방향키에 의해 고도를 유지하며 서서히 움직였다. 노련한 선장은 탑승객들과 소통했고 사진도 찍어주며 분위기를 달궈 갔다. 열기구는 흔들림조차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안전했다. 바스켓에 설치된 칸막이 덕에 탑승객이 한쪽으로 쏠릴 염려도 없었다. 1시간의 비행은 꿈결처럼 흘러갔다. 그야말로 드림 벌루닝이다.


바샤 커피의 시작
다르 엘 바차 박물관

다르 엘 바차 박물관는 1910년에 건축됐다. 고풍스러움으로 한껏 치장한 모로코 건축물은 본디 마라케시의 파샤(고위 공직자), ‘타미 엘 글라우이(Thami El Glaoui)’의 저택이었다.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오래도록 방치됐던 것을 2017년, 모로코국립박물관이 인수해 복원했다. 박물관은 모로코 건축물의 이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방문해야 하는 필수 스폿이다. 4개의 건축물이 중정을 직사각형 형태로 감싸고 올리브나무와 분수까지 갖춘 정통 리아드의 좋은 예기 때문이다. 손톱만 한 젤리지(zellij) 타일이 기하학적 문양을 그려내고 빈티지한 장식이 돋보이는 모로코 건축물의 전형적 유산이라는 점도 주요한 대목이다.

당시 마라케시의 세력가였던 타미 엘 글라우이는 그의 저택에 곧잘 거물들을 초대해 연회를 즐겼다고 한다. 대표적인 게스트를 꼽자면 ‘찰리 채플린’과 ‘윈스턴 처칠’. 참고로 싱가포르의 바샤 커피가 바로 이곳 커피 룸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것이다. 박물관의 리아드 맞은편에 바샤 커피 카페가 입점해 있다.


블루의 공습
마조렐 정원

마조렐 정원은 프랑스 화가인 ‘자크 마조렐(Jacques Majorelle)’의 유산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마라케시 방문에서 베르베르족의 삶과 복장에 영감을 받았던 그는 1922년부터 40년간 모로코에 머물며 정원을 조성했다. 자크 마조렐의 사망 이후, 정원은 마라케시 호텔 단지 건설로 인해 자칫 소멸할 위기에 처하는데, 이때 이브 생 로랑이 유지를 조건으로 정원을 인수하여 단단한 생명력을 얻게 된다.

마조렐 정원에는 평일임에도 명성을 실감케 하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다행스럽게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어 혼잡스러운 상황은 없었다. 스태프들은 능숙하게 여러 개의 줄을 관리하며 관람객을 순차적으로 입장시켰다. ‘강렬한 파란색이라니, 도대체 어떤 감성일까?’ 마조렐 정원으로 향하는 동안 줄곧 따라붙었던 의문이다.

8,925m2에 달하는 정원은 어찌 보면 초록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발 닿는 곳마다 키 큰 선인장과 야자수를 비롯해 모습조차 신기한 열대 식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마조렐 블루’는 분수와 연못, 담벼락을 타고 흐르며 산책을 즐기던 관람객들의 감각을 슬며시 파고든다. 무어식 아치와 아르데코 특유의 대칭과 직선으로 무장한 파란 빌라 앞에 다다랐을 때, 사람들은 강렬한 푸른빛의 공습에 감탄하게 된다. 이 빌라는 1930년대, 프랑스 건축가인 ‘폴 시누아르’가 설계했으며 현재는 베르베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감성이 들썩이는 광장의 밤
제마 엘프나

제마 엘프나 광장은 과거 죄수들을 공개 처형하고 목을 걸어 놨던 악명 높은 곳이었다. 현재는 전통시장, 공연 무대, 공예품 노점 등이 즐비한 거리로 변모했다. 덕분에 세계적 관광명소로 사랑을 받으며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제마 엘프나 광장에는 포장마차들이 커다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자리마다 시끌벅적 사람들이 가득했고 음식 냄새와 연기까지 더해지니 먹거리 장터가 따로 없었다. 과일 주스를 만들어 파는 가게의 주인과 종업원은 모로코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등 번호 2번, ‘아슈라프 하키미’, 현재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이강인의 동료다.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그때의 영광은 그들의 가슴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듯했다. 광장의 밤은 모로코 전통음악이 주인공이다. 버스킹이 열리는 곳마다 군중들이 둥글게 모여들었고, 그들은 흥에 겨운 듯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선율에 몸을 맡긴 채 어깨를 들썩였다. 벤조(미국의 대표적인 민속 발현악기)와 흡사하게 생긴 4현의 ‘로타르’, 해금을 닮은 ‘암자드’, 기타의 역할을 하는 ‘김브리’, 타악기 ‘벤디르’가 내는 리듬은 반복적이었지만 유쾌했다. 광장을 빠져나온 이후에도 한동안 귓가에 그 리듬이 반복됐다.


페즈 장인들의 정교한 솜씨
바히아 궁전

‘바히아 궁전’은 19세기 말, 왕국의 수상이었던 ‘시디 무사(Sidi Moussa)’에 의해 건축됐다. 그의 아들, ‘바하마드’는 궁전을 그의 아내 이름을 따서 ‘바히아’라 불렀단다. 참고로 바히아는 아랍어로 ‘아름다운’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8,264m2에 이르는 너른 대지에 세워진 화려한 모로코 건축물은 구조부터 매우 복잡했다. 건물의 가운데마다 중정이 있는 전통 방식을 따랐지만, 공간은 새로운 공간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통로였고 그 덕분에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무려 150개나 되는 방을 살펴봐야 한다.

바히아 궁전에서 특히 눈여겨봤던 것은 타일 장식이다. 타일 장식은 벽, 바닥 심지어는 천장까지 놀랍도록 정교한 패턴과 문양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 모든 기하학적 조화가 모로코 페즈에서 온 장인들의 솜씨라니, 그 도시가 문득 궁금해졌다.


글·사진 김민수 에디터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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