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다채로운 맛을 빠르게 즐기는 코스.
에디터가 직접 다녀오고 추천하는 타이베이 맛집 4곳이다.
대만의 만두, 수항딤섬
중국, 대만, 홍콩을 여행 중이라면 딤섬, 좁히면 만두는 한 번쯤 즐겨야 한다. 타이베이에서 가성비 좋은 곳을 원한다면 수항딤섬(蘇杭點心店)도 괜찮다. 일반 식당 분위기로 현지인들이 대부분이다. 여러 중화풍 식당과 마찬가지로 메뉴가 정말 많다. 만두, 국물, 볶음, 채소, 면 등 카테고리에서 50가지는 족히 된다. 첫 방문이라면 주문하는 것부터 난관이다.
그렇지만 이곳에서 꼭 기억해야 할 메뉴가 있다. 샤오롱바오(Juicy Pork Xiao Long Bao), 돼지갈비와 계란볶음밥(Ningbo Pork Ribs and Egg Fried Rice) 이 두 가지 메뉴는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또 국물이 필요하다면 한국의 만둣국과 비슷한 완탕(Wonton soup)를 권한다.
샤오롱바오는 중국 본토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육즙이 가득하고, 특유의 향이 기분 좋게 퍼진다. 간장+생강을 더하면 좀 더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 고슬고슬 잘 볶은 밥과 짭짤한 돼지갈비가 올라간 음식은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특별한 한 끼, Ya Ge
전체 여정 중 한 번은 특별한 식사가 필요하다. 지역의 식문화를 폭넓게 이해하는 건 물론이고, 끝맺음의 격이 올라간다. 타이베이에서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야거(Ya Ge)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곳은 올해까지 7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에서 별 하나를 획득한 전통 광둥식(칸토니즈) 레스토랑이다. 주방은 홍콩 출신, 25년 경력의 셰프가 이끌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요리를 선보인다. 메인 다이닝과 별도의 식사 공간도 매력 포인트다. 곳곳에 설치된 중화풍 예술 작품, 고풍스러운 오브제를 통해 절제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대만 전역의 신선한 농수산물을 활용해 다채로운 맛을 선사한다. 대표 메뉴로는 펑후(Penghu) 로브스터 튀김 요리, 버섯과 블랙 트러플 페이스트로 볶은 전복 등이 있다. 로브스터 튀김은 적양파와 마늘로 향을 더하고, 백합구근을 볶아 식감을 보충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전복도 버섯으로 식감과 향을 채웠고, 트러플로 방점을 찍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메뉴는 오리 달걀흰자를 활용해 빚은 만두(상급 제비집·진화햄·치즈 등으로 속을 채움)다. 모양새부터 일품인데, 4시간 동안 끓인 진한 닭 육수를 활용한 소스가 맛을 완성한다.
이 밖에도 크리스피 치킨, 꿀 소스 흑돼지 바비큐, 관자·새우·전복·돼지고기 등을 활용한 딤섬, 말린 부레를 활용한 수프 등에서도 광둥식 요리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음식에 곁들일 차와 와인 리스트도 세심하게 구성했다.
피로를 푸는 한 잔, 러차오
현지인들의 일상식을 경험하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이다. 대만은 어떨까? 아침에는 주로 대만식 부침개인 딴빙, 또우장(두유) 등을, 점심과 저녁에는 훠궈, 루러우판, 우육면 등을 즐겨 먹는다. 식후에는 대체로 차(특히, 우롱차)를 마시고, 더운 날씨 탓인지 빙수도 자주 먹고, 종류도 많다. 대중적인 찻집 브랜드로는 50 Lan이 있고, 빙수는 제철 과일을 활용하는 곳이라면 대체로 맛있다.
다양한 현지 음식 중에서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가게가 있다. 마치 맥주를 곁들인 분식집 같다. 바로 러차오(熱炒) 식당이다. 가게명에 러차오가 포함돼 있으면 고기, 해물, 채소를 활용한 볶음 요리와 맥주를 즐기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가격 대비 양이 많아 가성비가 훌륭한 편이고, 무료로 밥을 제공하는 곳도 많다.
타이베이 중산역 근처 산산취(33區熱炒生猛海鮮)는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 즐겨 찾는 식당인데, 메뉴당 100~300TWD(약 4,200~1만2,800원) 수준이다. 수십 가지 음식으로 채워진 메뉴판(한국어도 있음)을 보면 당황할 수 있다. 호불호 없는 메뉴로는 죽순 고기볶음과 바질 동죽 조개볶음, 볶은 돼지 간, 땅콩을 곁들인 오징어입 튀김 등이 있다. 참, 러차오 음식들은 대게 간이 세 시원한 맥주와 궁합이 매우 좋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장소로 활용하면 좋은 이유다.
대만의 그윽한 향기, 카발란 위스키 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최선의 것들만 쏙쏙 골라서 경험해도 모자랄 정도. 시그니처, 대표, 랜드마크라는 수식어를 쫓을 수밖에 없다. 마실 것, 특히 대만이라면 카발란 위스키(Kavalan Whisky)가 정답이다. 술을 즐기지 않는 여행자를 빼고는 모두에게 권할 수 있는 대만의 특산품이다.
카발란 위스키는 월드 위스키 어워즈 2015의 베스트 아시안 싱글몰트 부분에서 수상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한국 팬들도 많은데, 이란현에 있는 카발란 양조장(Kavalan Distillery)까지 기꺼이 찾아갈 정도다. 양조장에 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타이베이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화려한 리스트의 카발란 위스키와 진을 구비한 ‘카발란 위스키 바(Kavalan Whisky Bar)’로 향하면 된다. 여러 종류의 카발란 위스키를 비교 시음할 수 있는데, 3가지를 비교할 수 있는 시음 패키지를 가장 추천한다. 직원피셜 추천 위스키로는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소 셰리와 비노바리끄 싱글 캐스크 스트랭스가 꼽히고, 카발란 위스키와 진을 활용한 칵테일, 디저트 등이 준비돼 있다.
타이베이+
가성비 숙소를 찾는다면, 호텔 참참
대만 숙소비는 다른 여행지와 비교하면 적절한 수준이다. 그런데 글로벌 브랜드가 많지는 않아 로컬 숙소를 찾는 수고는 든다. 이럴 땐 한국 패키지 상품에 포한된 호텔 중에서 골라도 된다. 호텔 참참(HOTEL CHAM CHAM – Taipei)은 4성급 호텔로, 반차오역(Banqiao) 인근에 있다. 신도시에 해당하는 지역이라 근처에 대형 쇼핑몰, 백화점 등이 있고, 건물과 거리도 깨끗한 편이다.
호텔은 부대시설이 많은 건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10만원대)과 쾌적한 객실 등이 있어 2~3박 머무를 만하다. 특이하게 조식을 신청하면 바로 옆 카이사르 파크 호텔에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카이사르 파크 호텔이 5성급이라 조식 만족도는 꽤 높은 편. 타이베이 내에서 먹을 곳도, 가야할 곳도 많지만 한 번쯤 조식을 경험하는 것도 괜찮겠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