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타, 도야마, 이시카와, 후쿠이 4개 현을 일컫는 호쿠리쿠에서 일본 소도시 여행의 진수를 즐길 수 있었다. 문화, 역사, 기술…. 여행하며 경험하는 곳마다 때타지 않은 일본이 묻어 나온다. 색다른 일본을 경험하고 싶다면, 떠나자! 호쿠리쿠로!

영원히 평화로운 곳
에이헤이지절
영원히 평화로운 곳 에이헤이지절은 780여년의 역사를 지닌 불교 사찰이다. 에이헤이지절에서 평화로움을 느끼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사찰터를 빼곡히 채운 삼나무의 나뭇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와 쪼르르 흘러가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자니 내면을 돌이키게 되고, 정리된 마음속에는 이내 평화로움이 깃든다. 수행하기 좋은 환경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100여명의 승려들이 머물며 거듭 정진하고 있다.


에이헤이지에 심신을 모두 맡길 수 있다. 단체 프로그램 가운데, 좌선 연수는 승려의 감독·지도하에 명상법을 익히며 심신이 화합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오랜 시간 내면을 살펴보는 것도 좋지만, 사찰엔 둘러볼 곳이 많다. 어디서나 삼나무 향을 만끽할 수 있는 숲에는 70여개의 사찰 건물이 펼쳐져 있는데, 전부 회랑으로 연결돼있어 둘러보기 용이하다. 특히 주요 건물들은 각각 특색 있게 꾸며져있어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2억년 시간 여행
후쿠이현립 공룡 박물관
후쿠이현립 공룡 박물관에 들어서는 순간 2억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보내주는 에스컬레이터가 눈에 들어온다. 4개 층 아래까지 들어가는 길이로 보이지 않는 끝이 기대감을 더한다. 짧은 시간 여행 끝에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가 펼쳐진다. 약 50구의 공룡 골격과 수천여개의 표본 등이 즐비하다. 전시실은 ‘공룡의 세계', ‘지구의 과학', ‘생명의 역사' 3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즐겁게 학습할 수 있는 전시가 이뤄진다.


전시장 층고가 매우 높아 실물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 로봇을 비롯해 다양한 공룡 표본을 실물 크기로 볼 수 있다. 공룡뿐만 아니라 지질학과 고생물학 등 분야의 전시공간도 마련돼 볼거리가 넘쳐난다. 직접 암석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고, 화석 발굴 시 작업 방법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레스토랑, 뮤지엄 숍, 야외공간이 마련돼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누구나 함께 즐기는 열린 공간인 21세기 미술관은 방향성에 맞게 지역사회에 완전히 스며들었다. 미술관은 작품 전시관, 시민 갤러리, 식음시설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어디서나 교류의 장이 펼쳐진다. 특히 둥근 건물의 외벽이 전부 유리로 이뤄져 개방감을 주면서도 누구에게나 열려있음을 강조하는 듯하다.

21세기 미술관의 인기 작품 ‘The Swimming Pool'은 수영장 위아래 모두 관람이 가능한데, 아래에서 관람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건물을 크게 에워싸고 있는 잔디마당에도 체험형 작품들이 자리해있어 하나의 놀이터를 이룬다.
4계절 꽃단장
겐로쿠엔
광대할수록 그윽함이 적어지고, 사람의 손이 더해질수록 예스러움이 사라진다. 폭포와 연못 등을 많이 하면 멀리 조망할 수 없다. 겐로쿠엔은 광대와 유수, 인력과 창고, 수천과 조망 서로 상반되는 6가지 요소를 고루 지닌 곳이다. 겐로쿠엔은 약 3,000평 크기로, 정원으로 칭하기엔 과한 크기를 지녔다. 넓은 크기가 주는 장점이 많다. 일본 정원의 특징 중 하나는 설계된 전망 포인트가 있다는 점인데, 넓은 크기만큼 설계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공간들이 상당히 많다.


겐로쿠엔은 벚꽃, 진달래, 단풍, 눈 등 계절마다 매번 꽃단장을 하는데, 특히 겨울 순백의 미가 돋보인다. 호쿠리쿠는 일본에서 가장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으로, 정원의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하는 유키즈라(눈 무게로 가지가 부러지지 않도록 매는 줄)가 있어서다. 유키즈라는 매년 11월1일부터 한 달간 펼치는데, 이동안 새하얀 눈 우산을 쓴 소나무가 수려한 설경을 선보인다.
가벼운 도서관
이시카와현립 도서관
이시카와현립 도서관은 여타 도서관과 달리 적당한 소음과 가벼운 공기가 느껴져 무게감이 없다. 오히려 소통의 장소에 적합하다.


먼저 도서관에 들어서면 360도 파노라마 뷰 책장이 시선을 압도하고 있는데, 이 공간만 해도 7만권의 책들로 빼곡하다. 사이사이로 진열된 책장까지 합하면 100만권이 넘는다. 도서관에서 머묾이 즐겁다. 특히 도서관 곳곳에 의자와 소파 등 다양한 형태의 좌석이 500석이나 마련돼 있어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다.
19세기 일본
히가시차야가이
1800년대 거리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히가시차야가이는 일본 목조건물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유서 깊은 거리인 만큼 문화적인 요소가 눈에 띈다. 차야라고 발음하는 다옥은 단순하게 해석하면 찻집이지만, 가나자와에서는 연회와 엔터테인먼트가 가미된 여흥의 장소로 쓰인다. 이에 일본의 전통적인 예능 종사자 게이샤 약 40명이 히가시차야가이에서 전통적인 환대 문화를 계승하고 있다.


가나자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문화가 있다. 바로 금박 기술로, 가나자와는 가치 높은 금박 기술을 보유해 일본 내 생산량 99%를 차지하고 있다. 교토 금각사를 칠한 금박이 가나자와에서 만들어졌기도 하다. 히가시차야가이에서는 금박을 음식과 즐길 수 있다. 넓은 금박이 붙은 아이스크림은 거리 카페들의 시그니처 메뉴로 통한다.

일본 호쿠리쿠 글·사진=송요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