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세계 최고의 이인자에요”
‘무한도전’의 박명수처럼 콜라 시장에서 ‘펩시’는 영원한 2인자일까? 수십 년의 도전 끝에 펩시(펩시코)의 매출은 코카콜라의 2배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브랜드가치에 있어 펩시(약 200억 달러)는 코카콜라(약 780억 달러)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적으로는 성장하는 펩시지만 미국에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게 심각한 상황. 심지어 2023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료’의 순위에서 ‘닥터페퍼’에게 2위를 빼앗겼다. 벼랑 끝의 2인자는 코카콜라에게 다가가 말했다.
“야! 코카콜라! 솔직히 맛으로 따지면 우리가 낫지 않냐!?”
음식과의 매칭게임
햄버거에는 펩시 아니냐?

재미있는 점은 콜라의 맛으로 한 판 붙은 게 아니라는 점이다. 식당에서 펩시와 코카콜라는 겸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국의 주요 패스트푸드점은 코카콜라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미국 3대 버거 체인점인 버거킹, 맥도날드, 웬디스는 코카콜라를 판매하고 있는데. 국제 햄버거의 날(2021년 5월 28일)에 펩시가 도발을 걸었다.
‘#BETTERWITHPEPSI’라는 광고 이미지다.

이 광고에는 버거킹과 맥도날드, 웬디스의 햄버거 포장지에 숨어있는 펩시 로고를 찾는 것이었다. 작지만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이곳 매장을 찾은 사람들로 하여금 펩시 로고 문양을 찾게 만들었다. 펩시는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말했다. “메뉴판에 펩시가 없더라도, 펩시는 늘 버거와 함께합니다.”
그리고 이 도발은 다음 페이즈로 이어진다.
언더커버 컵
콜라컵 바꿔치기 프로젝트

2024년 11월 16일 ‘국제 패스트푸드 데이’에 펩시는 버거킹, 맥도날드, 웬디스 매장 앞에 ‘펩시 에이전트’를 파견했다. 그리고 세트메뉴를 먹고 있는 고객들에게 재빨리 다가가 펩시로 교체된 음료를 제공하였다. 이름하여 ‘언더커버 컵(Undercover Cups)’ 캠페인이다.

이들의 반응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펩시의 도전자 이미지를 강화시켰다. 이를 통해 3대 버거 매장이 펩시로 바꾼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사실 버거만이 아니거든…
피자배달부와
펩시 스포츠카의 추격전

사실 햄버거 매장 앞에만 있던 게 아니다. 펩시는 아예 스포츠카를 한 대 사서 펩시 에이전트를 태웠다. 이들은 피자 배달 차량을 따라다니며 그들이 피자를 배달할 때 그곳에 펩시 한 박스를 무료로 주는 모습을 보였다.
광고 영상 속에 등장하는 피자는 ‘도미노 피자’다. 그들은 코카콜라를 판매하는 피자 체인점이다. 유유히 피자배달을 하는 도미노피자를 심각한 표정의 펩시 에이전트들이 쫓아가는 것이 영상의 포인트다.

이는 짧은 시간 내에 4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사람들에게 펩시를 기억하게 했다. 실제 판매량에는 영향이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에게는 이것이 필요했던 것 같다.
“도전자 모습의 펩시”
그리고 올해 슈퍼볼에 펩시는 코카콜라에게 제대로 된 도전장을 내민다.
50년 만에 리매치, 펩시 챌린지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2025년 2월 6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슈퍼볼 시즌에 펩시가 코카콜라에 정면대결을 선포했다. 2025년에 다시 진행되는 ‘펩시 챌린지’다. 보기엔 단순한 블라인드 시음회지만 1975년 펩시를 코카콜라에 버금가는 1.5인자의 자리까지 올렸던 전설적인 캠페인이다.

재미있는 점은 오리지널들의 대결이 아닌 ‘제로 슈거’의 대결이라는 점이다. 뉴올리언스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100만 명 이상의 대중들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콜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자와 음식이 가득하다. 1975년을 기억하는 참가자들에게는 추억을, 그 시절을 모르는 참가자들에게는 레트로한 이벤트가 된 것이다.
… 문제는 마트나 대학가 등의 길거리 느낌이 강하던 1975년과 달리, 갖춰진 팝업스토어에서 한다는 점인데. 이거 그냥 펩시를 맞춰서 경품 타가라는 소리 아닌가(아니다).
1인자보다 위대한 2인자의 길

펩시, 박명수, 홍진호, 홍진호, 베지터. 우리가 2인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것이 1인자보다 잘나서가 아니다. 언제나 1인자를 노리고 도발을 하는 모습, 실패하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이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응원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러 위기 속에서 더 빛나고 재치 있는 (하지만 위험한) 펩시의 도전. 과연 50년 만의 펩시챌린지는 성공할 수 있을까?
- 참고문헌
- Brand Wars: How Coca-Cola and PepsiCo Make Their Branding ‘Pop’, Liz Duplay, Hencove
- Pepsi launch clever campaign to win over Burger King and McDonald’s, James Herring, Famous Campaigns, 2021.4.27
- Pepsi’s Hot Pizza Pursuit, Ella Horncastle, Famous Campaigns, 2024.9.13
- Pepsi swaps out burger chain soda orders in brand’s latest video stunt, Peter Adams, Maketing dive, 2024.11. 15
- PepsiCo earnings beat estimates, but demand for drinks and snacks drops in North America, Amelia Lucas, CNBC, 2025.2.4
- PepsiCo sees North American slowdown as consumers scale back, Deena Shanker, The Edgd, 2025.2.4
- Pepsi challenges Coca-Cola to another blind taste test—this time for their zero-sugar varieties, Jon Springer, AdAge, 2025.2.5
- Pepsi Has Brought Back The Iconic Pepsi Challenge, Gavin Sheenhan, bleedingcool, 2025.2.5
<제공 :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