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좋아 줄 선다는 항저우 맛집 4곳.
绿茶食堂
Green Tea Restaurant
녹차식당
항저우 맛집 중 유명세로는 단연 1등으로, 녹차식당을 다녀오지 않았다면 항저우 음식을 맛보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항저우 향토 음식을 주력으로 선보이는데 삼삼하면서도 은은한 풍미가 특징. 흔히 중국요리라 했을 때 혀를 톡 쏘는 자극적인 맛을 상상하지만 그와는 다른 매력을 지녔다.

시내와는 약간 떨어져, 서호 서편의 차밭 사이에 녹차식당의 본점이 있다. 시내에도 몇 곳의 녹차식당 분점이 있지만 굳이 본점을 추천하는 것은,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보적인 분위기 때문.

자그마한 인공 호수 위에 건물이 떠 있는 형태로, 대부분의 좌석이 창가이기에 호수 풍경을 즐기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고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인테리어, 시간대마다 펼쳐지는 크고 작은 공연까지, 가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추천메뉴는 동파육, 당면새우, 초이삼볶음, 닭고기두부돌솥탕. 항저우에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요리 대부분을 갖추고 있으니 다양하게 먹어보고 취향을 찾아가기 좋다.
馬鴻興 川小馆
Ma Hong Xing Chuan Xiao Guan
마홍흥 천소관
최근 중국 남동부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사천요리 전문점이다. 정갈한 차림새는 물론 현대와 고전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인테리어로 트렌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천요리야 대부분 실패하지 않겠지만, 그중에서도 추천하는 요리가 있다. 우선 빙하가지. 이름이 왜 빙하인고 하니, 빙하처럼 뽀얀 색깔 때문인 듯도 하고 튀김옷이 바사삭 바스러지는 식감 때문인 듯도 하다. 두툼하게 숭덩숭덩 자른 일반 가지튀김과 달리 한입 크기로 납작하게 손질한 덕에 가지 속의 부드러움보다 표면의 바삭함이 더욱 배가된다.


화우마파두부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이름에서 화우(和牛)는 중국어로 와규를 칭하는데, 잘게 다진 와규가 들어간 마파두부다. 얼얼한 산초 풍미가 뒤통수를 치고 부들부들한 두부가 입안에서 훌훌 풀어진다.

수북한 빨간 고추 사이에서 닭날개를 찾는 재미도 나름 쏠쏠하다. 맵싸하게 입맛을 돋우는 편이라 메인보다는 서브로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양두화(酒酿豆花)는 마홍흥에서 필히 시켜야 할 디저트다. 찰랑거릴 정도로 부드러운 두부와 달콤함. 항저우를 대표하는 꽃인 계화잎을 올려 향마저 달달하다.
香芙茗楼
Xiang Fu Ming Lou
향부명루
항저우 특산물인 차를 테마로 수준 높은 요리를 선보인다. 중국 맛집 앱인 따종디엔핑(大众点评)에서 수년간 항저우에서 꼭 가봐야 할 음식점으로 꼽히는 등 다양한 수상 이력이 있는 레스토랑이다. 토속 요리를 재해석해 선보이는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편.

가장 추천하는 요리는 차향갈비. 항저우를 대표하는 용정 찻잎을 물에 불린 뒤 바삭하게 튀겨내, 마찬가지로 튀긴 갈비 위에 수북하게 얹어 내온다. 갈비는 두말할 것이 없고, 인상적인 것은 튀긴 찻잎이다. 바스러지며 쌉싸래하게 풍겨오는 차 향이 기막히다. 꼭 경험해봐야 한다. 가지튀김도 비슷한 결로 튀긴 찻잎이 같이 나온다.

그리고 홍소육을 맛봐야 한다. 짙은 초콜릿색 동파육과 달리 홍소육은 이름처럼 붉은색을 띠는데, 향부명루는 특히 청아한 붉은색이 매혹적일 정도다. 달큰한 양념이 가득 배어 계속 손을 부른다.


특이하게 초록색인 마파두부도 있다. 그린페퍼의 강한 풍미가 느껴지는데, 삼삼한 항저우 음식이 부족하게 느껴질 때 킥이 될 수 있는 요리다. 향신료를 좋아한다면 꼭 시켜봐야 할 메뉴.
大鼓米线
Da Gu Mi Xian
대고미선
항저우에서의 마지막 식사도 놓칠 수 없다면, 항저우샤오샨공항 2층에 있는 대고미선을 찾아가자.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체인 브랜드로, 간편 식사(小吃, Xiao Chi) 스타일의 식당이다. 뷔페처럼 놓인 여러 가지 요리 중 먹고 싶은 것을 골라 식판에 담으면 된다. 담은 만큼 결제한다.


채소 요리와 육류, 생선 등 선택지가 생각보다 다양하다. 배추무침이나 미역줄기 무침은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다. 동파육이나 오리고기, 돼지고기 냉채, 갈비 등 든든하게 끼니를 때우기에도 제격. 식당 컨셉처럼 가격 또한 저렴한 편이라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