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사람들은 무엇을 향유하고 있을까?

杭州工艺美术博物馆
Hangzhou Arts and Crafts Museum
항저우공예미술박물관
공예에 관심이 많다면, 항저우공예미술박물관은 꼭 둘러봐야 한다. 미술, 도예, 자수, 목공예 등 총 6가지 공예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여러 분야를 다루면서도 전시 품목이 매우 풍부한 것이 특징. 각 분야별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컬렉션이 다채롭고, 그 발전상을 살펴보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어느 분야든 극도의 화려함과 집요한 섬세함을 찾아볼 수 있는데, 중국 예술의 지향점을 직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박물관을 빠져나오면 각 분야에 정통한 현지 작가들의 작업실도 볼 수 있다. 그림을 그리거나 수를 놓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으며, 일부는 작품을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浙江美术馆
Zhejiang Art Museum
저장미술관
항저우가 위치한 저장성의 예술을 경험하고 싶다면 저장미술관이 제격이다. 총 14개의 전시실을 갖춘 대형 미술관으로, 내부에 들어서면 유리 천장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이 흩어져 편안하고 온화한 느낌이 전해진다. 주기적으로 다양한 기획전시를 진행하며, 전시 수준이 매우 높다고 평가받는다.

기획전시 : 상외대천
기획전시 일부로 지난 1월 경에는 20세기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인 ‘장대천’의 작품 전시가 있었다. 장대천은 중국 전통 회화를 기반으로 추상주의를 도입한 것으로 명성을 날렸으며, 실제로 살아 생전 피카소와도 교류하며 중국 예술의 저변을 넓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장대천의 후기 작품들을 보면 전통적인 동양 회화에서 볼 수 없는, 물감이 가득 번진듯한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기획전시 : 저장미술관 소장전
저장미술관은 단순히 전시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 내 작가를 발굴하고 우수한 작품을 수집하여 지역예술을 후원한다. 하여 소장전 또한 매우 풍부한 컬렉션을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 각각의 의도와 화풍이 지루할 틈 없이 쏟아진다. 더없이 동양적인 작품이나 혹은 여러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게 분명한 작품들까지, 중국 미술의 현재를 보고 싶다면 지역 미술관 소장전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한민국임시정부 항주유적지기념관
항저우에도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다. 1932년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 공원 의거 이후 상하이에서 더 이상 활동이 어려워지자 상하이 인근인 항저우로 옮겨왔다. 1932년부터 1935년까지 운영되었다가 중국 자싱 등 내륙으로 옮겨갔다. 기념관은 내부 복구 후 지난 2007년 오픈했다.


기념관 내부는 그 시절의 형편만큼이나 자그마하고 소박하다. 삐걱거리는 마루 바닥부터 소탈한 세간살이까지. 이곳에서 대의를 위해 고심한 의인들의 얼굴들이 곳곳에 남아 있고, 당시 조력했던 한국과 중국의 관계도 다루고 있다. 관광지 중심에 위치해 있어 여행 중에 들리기에도 부담이 적을 것. 서호 옆 번화가 인근에 예스러운 건물이라, 중국인들에게는 컨셉 촬영을 하는 장소로 인기라고.

글·사진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