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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으로 가득찬 실크로드, 프랑스 리옹

2025.05.07. 12:5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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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프랑스가 리옹이라 영광이다.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은 성모 마리아께 헌정하는 성당으로 리옹 시민들의 헌금으로 지어졌다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은 성모 마리아께 헌정하는 성당으로 리옹 시민들의 헌금으로 지어졌다

Fourvière
리옹 가장 높은 곳에서, 푸르비에르

불혹을 넘어 <어린왕자>를 집필한 생텍쥐페리의 순수함을 존경한다. 그의 출생지인 프랑스 리옹에서, 그 순수함의 근간을 찾아 헤맸다. 언제나 여행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여유롭지 않은 법.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푸르비에르 언덕’으로 향했다.

언덕을 오르는 방법으로 케이블카도 있지만, 천천히 리옹을 음미하고 싶은 마음에 두 다리를 믿었다. 경사가 다소 있어 허벅지가 조여 왔지만, 그렇다고 숨이 찰 정도는 아니다. 내려오는 사람들과 눈인사를 주고받다 보면 금방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는 ‘손강’ 너머로 보이는 알프스 몽블랑산 전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절경에 감탄만 내뱉기는 금물, 반드시 이곳에서 곱씹어야 할 대사가 있다. ‘마음으로 봐야 보인단다.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거든.’ <어린왕자> 속 한 구절이다.

푸르비에르 언덕길에 15세기에 지어진 갈로 로마 극장에서는 지금도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푸르비에르 언덕길에 15세기에 지어진 갈로 로마 극장에서는 지금도 각종 공연이 펼쳐진다

푸르비에르 언덕엔 리옹에서 빼놓을 수 없는 랜드마크,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다. ‘랜드마크’라는 단어 의미 그대로 리옹 어디서나 보인다. 이 건축물은 리옹 시민들의 헌금으로 지어진 것이라 더욱 상징적으로 느껴진다. 성당을 한눈에 보려면 정문 밖 차도까지 나가야 하니, 애초에 가까이서 즐기는 게 마음이 편하다.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식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식

사실 그럴 필요도 있다. 푸르비에르 노트르담 대성당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은 물론 유리 공예, 돌기둥 하나하나의 글자들까지 유심히 봐야 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양식으로 지어져 있어, 바로 아래로 보이는 리옹 구시가지와 좀 더 잘 어울리는 듯한 모습이다. 이제 리옹의 도시와 좀 더 가까워질 때다. 꼬불꼬불 난 내리막길은 모험하듯 코너를 돌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예스러운 풍경의 ‘갈로 로마 극장’도 보인다. 과거 15세기 로마제국 시절 지어진 원형극장으로 많이 허물어진 모습이지만 지금까지 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Cathédrale Saint-Jean
가장 오랜 리옹, 구시가지

푸르비에르 언덕을 내려오니 사람 냄새 나는 리옹 구시가지가 펼쳐진다. 구시가지의 모습은 그야말로 무역도시로 부흥하던 15세기다. 이 거리와 시대를 맞춰 보려면, 못해도 말 한 마리를 끌며 보따리라도 매야 할 판이다. 양옆으로 줄지어 늘어선 파스텔 빛깔 건물들은 세월을 비껴간 채 우두커니 서 있다. 10여 년 전 교과서로 배운 르네상스 시대, 그 모습이 그대로 리옹의 구시가지에 있었다. 이곳을 가득 메우던 무역상들이 따가운 햇빛을 피해 들어갔던 자리에는 서점, 레스토랑, 가죽공방 등이 가득 들어섰다. 그 중심부에는 ‘생장 성당(Cathédrale Saint-Jean)’이 구시가지의 상징처럼 자리하고 있다.

건물을 통과할 수 있는 비밀통로 트라불을 열고 들어서면 도로변과는 정반대 느낌의 풍경이 펼쳐진다
건물을 통과할 수 있는 비밀통로 트라불을 열고 들어서면 도로변과는 정반대 느낌의 풍경이 펼쳐진다

리옹은 아는 만큼 보인다. ‘트라불(Traboule)’ 때문이다. 트라불은 건물을 가로지를 수 있는 통로로, 주로 카뉘(Canut, 실크 직공)들이 효율적으로 실크를 운반하기 위해 이용했다. 여행객들이 자유롭게 들어가 볼 수 있는 트라불은 문 앞에 사자 머리 마크가 붙어 있는데 그 대문은 평범하기 그지없지만, 열고 들어서면 도로변과는 정반대 느낌의 풍경이 펼쳐진다. <해리포터> 속 9와 4분의 3 승강장 같은 느낌이다. 19세기, 트라불은 카뉘 노동 운동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했고,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나치군에 맞섰던 공간이다. 리옹의 역사는 여전히 트라불을 오고 간다.


Silk
실크 도시 엿보기

리옹에서 실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실크 산업의 규모는 턱없이 줄어들었지만, 리옹 곳곳에 실크 산업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심지어 몇몇 업체들은 오늘날까지 진짜 ‘실크로드’를 이어오고 있다. 4대째 실크 수공예를 고집하는 ‘브로쉬에 수아리(Brochier Soieries)’에서 실크 수공예 방식을 엿봤다.

전통적인 실크 디자인 기법 중 하나인 프레임 페인팅은 레이어를 쌓아가며 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킨다
전통적인 실크 디자인 기법 중 하나인 프레임 페인팅은 레이어를 쌓아가며 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킨다

과거 실크 기술은 의류 제작보다 캔버스만 실크로 바꾼 ‘미술’ 영역에 집중됐다.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목판에 쇠로 디자인을 그려 패턴을 찍어 내는 목판 인쇄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이점이 있지만, 무를 수 없는 물감 작업과 단판 승부기 때문에 작업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목판 인쇄는 16세기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실크 디자인 방식이다
목판 인쇄는 16세기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실크 디자인 방식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프레임 프린팅 방식이 있다. 구멍이 뚫린 프레임에 물감을 얇게 도포해 실크에 염색하는 방식이다. 프레임 작업을 통해 레이어를 쌓아가며 하나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셈. 지금의 실크 제작은 99%가 디지털 프린팅이지만, 때론 수작업의 감동이 그립기도 하다.


●Taste
리옹 미식의 중심
폴 보퀴즈 시장

리옹은 프랑스 맛의 수도다. 그리고 리옹에 위치한 시장, ‘레 알 드 리옹 폴 보퀴즈(Les Halles de Lyon Paul Bocuse)’는, 그러니까 ‘시청’쯤 되시겠다. 리옹 출신이자 프랑스 요리 황제로 불리는 폴 보퀴즈 셰프를 기리기 위해, 리노베이션을 마친 2006년부터 기존 시장 이름에 ‘폴 보퀴즈’가 추가되었다. 모네의 작품을 이해하려면 모네가 사랑한 정원을 알아야 하듯, 리옹 미식을 이해하려면 폴 보퀴즈가 사랑한 시장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레 알 드 리옹 폴 보퀴즈(Les Halles de Lyon Paul Bocuse) 시장에서 판매하는 샤퀴테리는 치즈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레 알 드 리옹 폴 보퀴즈(Les Halles de Lyon Paul Bocuse) 시장에서 판매하는 샤퀴테리는 치즈만큼 종류가 다양하다
생마르슬랭(Saint-Marcellin) 치즈는 입 안에서 맛이 은은하게 퍼지며 약간의 짭짤함이 느껴진다
생마르슬랭(Saint-Marcellin) 치즈는 입 안에서 맛이 은은하게 퍼지며 약간의 짭짤함이 느껴진다

미식 시청에 매일같이 출근하는 채소, 해산물, 육류, 치즈 등 신선한 식재료부터 캐비어, 푸아그라 등 고급 식재료, 이른바 리옹 미식 공무원들은 참 부지런도 하다. 매일 오전 7시부터 현지인들의 식탁으로 출장을 떠난다. 특히 셀 수도 없이 다양한 치즈들 가운데, 리옹 인근에서 나는 ‘생마르슬랭(Saint-Marcellin) 치즈’는 특히 주목을 받는다. 프랑스 속담에는 ‘치즈 없는 식탁은 외눈박이 미인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생마르슬랭 치즈를 올리지 않은 식탁은 정말이지 상상하고 싶지 않다.

시장 맞은편 건물에는 폴 보퀴즈(Paul Bocuse, 1926~2018년)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시장 맞은편 건물에는 폴 보퀴즈(Paul Bocuse, 1926~2018년)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재료뿐이랴, 시장에서는 갖가지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인기 시장 먹거리로는 샤퀴테리(Charcuterie)와 프랄린(Praline)이 꼽힌다. 특히 샤퀴테리는 치즈만큼 종류가 다양한데, 리옹에서는 ‘라 로제트(La Rosette), 리옹의 예수(Jésus de Lyon)’가 대표적이다.

‘라 로제트’는 돼지의 다리 부위로 만든 소시지를 바짝 말린 것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나오는 은은한 감칠맛이 포인트. 리옹의 예수 역시 돼지고기 지방으로 만든 건조 소시지다. 라 로제트와 맛은 비슷하지만 훨씬 두꺼운 것이 특징. 외형은 과일인 배를 닮았다.

먹는 이야기에 리옹의 전통 디저트인 ‘프랄린(Praline)’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랄린은 아몬드, 혹은 헤이즐넛 같은 견과류를 분홍색으로 색을 낸 설탕에 졸인 디저트다. 붉은빛의 외형이 산미 가득한 베리류를 연상시키지만 순수한 단맛만을 지닌 식재료다. 시장 곳곳에서 프랄린을 활용한 타르트와 빵을 만나 볼 수 있다. 리옹에서 프랄린만 알면 당 떨어질 일은 없다.


Bouchon
리옹 산업의 결합, 부숑

리옹은 미식과 실크 산업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두 산업이 하나의 문화로 결합되어 ‘부숑(Bouchon)’이 탄생했다. 부숑은 카뉘(Canut, 리옹의 견직물 공장의 직공)들의 고단함을 덜어 주던 푸짐한 가정식 식사다. 부숑 종업원들은 여타 레스토랑 종업원보다 밝고, 장난기 가득해 고단한 하루 끝에도 미소를 남길 수 있게 해 준다. 맛있는 메뉴를 추천해 달라 하면, 자기 배를 두들겨 보이면서 ‘다 맛있다’라고 답한다. 마치 어린 남동생의 애교를 보는 듯하다. 부숑 식당들은 푸짐하지만 낭비하지 않는다. 저렴한 식재료를 사용하기도 하며, 프랑스 식사라기에는 짧은 코스로 나온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지만 미쉐린 스타의 입맛까지도 사로잡는, 그야말로 허기와 맛을 동시에 충족시켜 주는 요리들이다.

부숑 요리로 미쉐린 스타를 획득한 다니엘 에 드니즈
부숑 요리로 미쉐린 스타를 획득한 다니엘 에 드니즈
다니엘 에 드니즈의 닭 요리. 부숑 식당에서는 주로 닭 대신 수율이 좋아 더 저렴하게 푸짐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호로새(뿔닭)를 이용한다
다니엘 에 드니즈의 닭 요리. 부숑 식당에서는 주로 닭 대신 수율이 좋아 더 저렴하게 푸짐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호로새(뿔닭)를 이용한다

벨트를 풀고 부숑 레스토랑을 찾아가 보자. 추천하는 곳은 ‘다니엘 에 드니즈(Daniel & Denise)’. 정문을 가득 채운 미쉐린 딱지가 ‘맛집’임을 암시한다. 문을 열면 보이는 앤티크한 가구와 노란 조명이 인상적이다. 음식점에 들어왔다기보다는 친구 집에 놀러 온 기분이 물씬 느껴진다. 음식은 정겹다. 리옹에서 처음으로 튀기듯 조리한 음식을 맛봤다. 높은 열량만큼 고소하고 맛있다. 부숑의 음식들은 특히 간이 강한 편이어서 프랑스에서 미각 도파민을 잃어 가는 한국인 입맛을 저격한다.


Maurice Bernachon
초콜릿 A to Z, 베르나숑

리옹을 사흘간 여행하며 명확하게 깨달았다. 음식점에 노인의 사진이 붙어있으면 고민하지 말고 들어가면 된다. 천안 호두과자 할머니와 같은 증표다. 어느 골목을 배회하다, 간판 속 어느 노인의 얼굴만 보고 디저트 가게에 들어섰다. 들어가서야 알았다. 사진 속 인물이 수제 초콜릿 명장, ‘모리스 베르나숑(Maurice Bernachon)’인 것을. 모리스 베르나숑은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70여 년을 초콜릿에 몰두해 왔다. 카카오 원두 선별부터 로스팅과 블렌딩, 초콜릿 제작까지 모든 과정을 고집한다.

 리옹 초콜릿 매장 베르나숑은 전 세계 10가지 카카오 원두로 초콜릿을 만든다
리옹 초콜릿 매장 베르나숑은 전 세계 10가지 카카오 원두로 초콜릿을 만든다
 베르나숑의 가나슈 케이크
베르나숑의 가나슈 케이크

생산 과정을 하나하나 둘러보니 일본 만화 <실연 쇼콜라티에> 속, 프랑스로 초콜릿을 배우러 떠난 남자 주인공이 된 느낌마저 든다. 베르나숑에는 도전적인 초콜릿들이 많았다. 모형 틀로 독특한 초콜릿을 만드는 것은 물론, 오렌지 껍질에 초콜릿으로 필링하거나 견과류, 초코볼, 젤리 등을 넣어서도 초콜릿을 만든다. 내용물을 직접 넣어 볼 수 있는데, 전 세계 원두 10가지를 이용해 만든 초콜릿 베이스 덕분에 뭘 넣어도 그럴싸한 나만의 메뉴가 된다. 끝까지 달콤한 리옹이다.


글·사진 송요셉 기자 에디터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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