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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땅 '칠곡' 순례 여행

2025.05.07. 12: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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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천주교가 칠곡에 닿은 이후로 많은 이들이 흔들림 없이 순교의 길을 걸었다. 이 신성한 땅을 한 발 한 발 밟아 나가며 켜켜이 쌓인 수많은 이야기를 되돌아봤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성지 여행의 기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성 베네딕도회는 이탈리아 누르시아 출신 베네딕도 성인(St. Benedict of Nursia)이 저술한 ‘수도규칙’에 따라 수도생활에 전념하는 가톨릭교회의 수행 공동체다. 1952년 7월 설립된 왜관 수도원의 정식 명칭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 성 마오로 쁠라치도 수도원’으로, 베네딕도 성인의 두 직제자인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두 분을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2024년 5월 문을 연 성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
2024년 5월 문을 연 성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

여행자는 구성당의 멋진 외관에 눈길을 빼앗긴다. 20세기 초반 프랑스에서 온 선교사들은 붉은색과 회색 벽돌을 사용해 성당을 지었는데 구성당도 그중 하나다. 지금은 외국인들을 위한 미사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데, 내국인은 7월11일부터 13일까지 왜관 수도원 일원에서 열리는 '2025 왜관 홀리 페스티벌(천주교 문화유산과 관광을 연계한 축제)'에 방문하면 구성당 내부도 관람할 수 있다.

왜관 수도원 구성당
왜관 수도원 구성당

베네딕도회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 그들의 삶에서 기도 다음으로 중요한 건 노동이고,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도원에 있는 모든 가구는 수도사들이 직접 만들고, 이곳에서 만드는 소시지도 칠곡 기념품으로 인기가 많다.

하늘성당
하늘성당

신자와 여행자를 위한 또 다른 변화도 있었다. 지난해 5월, 수도원의 새 피정의 집인 ‘문화영성센터’가 문을 열었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조용하게 수양할 수 있는 보금자리다. 시설은 수준급이다. 승효상 건축가가 맡은 문화영성센터는 고요함의 상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차분하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머물면서 그리스도교 영성을 배우고픈 열망이 샘솟는 공간인 셈이다. 매월 1~2회씩 영성 배우기 과정이 예정돼 있으며,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센터를 이용할 수 있고, 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순례지
가실성당

가실성당을 보면 공간감이 사라진다. 유럽의 어느 작은 시골에 있는 성당처럼 보여서다. 주황빛의 성당과 정원, 교리실, 역사전시실, 피정의 집 등이 옹기종기 어우러져 있고, 성당을 빼고는 단층 건물이라 더 귀엽게 느껴진다. 계절에 맞는 옷을 입으며 여행자의 발걸음을 당기고 있는데, 최근에는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촬영지로 얼굴을 비쳐 여행객이 더 늘었다.

가실성당 전경
가실성당 전경

칠곡과 가실성당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벚꽃이 피는 4월 초봄과 배롱나무가 꽃을 피우는 7월의 여름을 기억해야 한다. 성당이 유난히 화사한 색감으로 물드는 시기라 보고만 있어도 즐겁다.

성당은 계절에 맞는 꽃으로 자연스럽게 꾸며진다
성당은 계절에 맞는 꽃으로 자연스럽게 꾸며진다

아기자기하고, 화사한 외관이 전부는 아니다. 이곳의 가치는 생각 이상으로 깊고, 크다. 가실성당은 천주교 순례지이자 경상북도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1895년 초대 주임 신부로 부임한 가밀로 파이아스(한국 이름 하경조) 신부가 다섯 칸 규모의 기와집을 본당으로 사용한 것이 시초다. 신자가 늘면서 1923년 신로마네스크 양식으로 프와넬(한국 이름 박도행) 신부가 설계하고 주임 신부였던 투르뇌(한국 이름 여동선) 신부가 현재의 자리에 지금의 성당을 지었다. 내부는 성당을 언제나 밝히는 성체등,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 등을 주제로 그려진 색유리화, 십자가의 길 14처 액자 등으로 채워져 있다. 또 주보성인인 안나와 그녀의 딸 마리아가 함께 있는 조각상이 성스러움을 더한다.

가실성당 역사전시실

가실성당은 45.6km의 순례길 ‘한티가는길’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한 발 한 발 디디며 자신을 위로하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선사하는 기특한 길이다.


신앙의 요람
신나무골 성지

한티가는길 2구간 ‘비우는 길’의 출발점이자 영남 지역 신앙의 발생지다. 깊숙한 산골은 종교적 박해를 벗어나기에 적합했고, 1815년 을해박해를 피해 숨어든 천주교인들은 이곳에서 최초의 교우촌을 이뤘다.

신나무골 성지는 한티가는길
신나무골 성지는 한티가는길 2구간의 출발점이다

특히, 김보록 신부를 비롯해 많은 선교사가 천주교의 대구 진출 전초기지로 삼았다. 시간이 흘러 신앙의 자유가 어느 정보 보장됐고, 1885년 김보록 신부는 초가 사제관을 사서 신나무골에 정착했다. 그는 이곳을 거점으로 활발한 전교 활동을 펼쳤고, 신나무골 성당은 계산(대구)본당의 시발점이 됐다.

십자가 모양의 성당

현재 신나무골 성지에는 옛 사제관, 김보록 신부 흉상, 십자가형 한옥성당, 순례자를 위한 카페 등이 있다. 한옥성당은 대구본당을 재현한 것인데, 상공에서 보면 지붕 모양이 십자가인 게 특징이다. 또 순교자 이선이 엘리사벳의 유해가 성당 옆에 묻혀 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신나무골로 피난 왔다가 다시 한티로 피신했지만, 포졸들에게 체포돼 아들 배도령 스테파노와 함께 순교했다. 1984년 한국천주교회 창립 200주년 행사때 이선이 엘리사벳의 유해를 신나무골 성지로 이장했다. 위치가 외진 곳이라 그럴까. 무덤 주변으로 영험한 기운이 흐르고, 마치 '죽어서도 천주교를 믿겠다'라는 의지가 보이는 것 같았다.


가장 성스러운 길
한티가는길

19세기 천주교 박해 시기에 한티교우촌으로 향하던 순례자의 길을 모티브로 삼은 순례길이다. 총 5개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칠곡의 주요 순례지인 가실성당, 신나무골 성지를 거쳐 한티순교성지로 이어진다. 신앙심을 바탕으로 걸어도 되고, 순전히 칠곡의 멋진 풍광을 감상하며 여행자로서 걸어도 된다. 단순히 걷는 즐거움을 목적으로 시작했어도 한 발씩 나아가면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창평지부터 금낙정까지 이르는 길이 한티가는길 중에서가장 힘들다
창평지부터 금낙정까지 이르는 길이 한티가는길 중에서 가장 힘들다 ©칠곡군(문화관광과)

이 길을 무려 40회나 완주한 이도 있다. 성취감을 더하기 위해 20개의 스탬프 인증장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도장을 다 찍은 후 종착지인 한티순교성지에 다다르면 소정의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한티가는길 3구간 ‘뉘우치는 길’에서 만난 금낙정
한티가는길 3구간 ‘뉘우치는 길’에서 만난 금낙정

한티가는길 팁 2가지. 코스마다 잠을 청할 수 있는 순례자의 집이 있는데, 먹을거리는 부족하다. 전체든 일부든 길게 걸을 생각이라면 식량을 넉넉하게 준비해야 한다. 또 코스 곳곳에 의미 있는 공간이 있어 어느 길이 가장 좋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가장 힘든 구간은 명확하다. 고요한 창평지에서 시작하는 3구간 ‘뉘우치는 길’이다. 열두굽이길을 지나 금낙정까지 이르는 오르막 구간에서 숨이 헐떡인다. 다행인 건 고생 끝에 금낙정에 다다르면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고목 아래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를 식히면 된다.

한티가는길
①돌아보는 길 10.5km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 보며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길
②비우는 길 9.5km
자신의 내면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욕심과 잡념을 비우고 가치있는 것을 채우기 위한 준비의 길
③뉘우치는 길 9km
현재까지의 잘못을 되새기며 도덕적 결심을 하고, 과거의 행동을 반성하며 뉘우치는 길
④용서의 길 8.5km
용서하지 못할 때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자신이라는 것을 일깨워 세상을 향해 자신을 용서하고 독려하는 길
⑤사랑의 길 8.1km
순교자들의 삶을 묵상하며 비우고 뉘우치고 용서하며 함께 걸어왔던 이들과 사랑의 의미를 알아가고, 진정한 나를 찾는 길


순교자들을 기리는 마음
한티순교성지

한티가는길의 마지막은 엄숙한 분위기가 감돈다. 순교자들이 살고, 죽고, 묻힌 한티순교성지에서 긴 여정을 마친다. 이 성지의 시작은 2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매년 가을이면 한티순교성지는 억새의 축복이 내린다

신자들에게 해발 600m 산 중턱은 박해를 피하기에 적합한 위치였고, 1815년 한티 교우촌을 마련해 50년간 함께 지냈다. 하지만 1868년 대원군의 아버지 남연군묘 도굴사건으로 천주교 박해가 더욱 심해졌고, 한티 교우촌을 급습한 군졸들로 인해 수많은 신자가 처형당하고, 마을도 불태워졌다.

억새마을의 봄 칠곡군(문화관광과)
억새마을의 봄 ©칠곡군(문화관광과)

당시 모든 신자가 순교했고, 다시 한티 교우촌으로 돌아온 다른 신자들에 의해 순교자의 유해가 수습됐다. 그들은 양지바른 곳에 묻혔고, 현재까지 확인된 순교자 묘는 37기에 이른다. 산속 곳곳에 십자가 비석이 세워져 있고, 순례자들은 십자가를 표지판 삼아 조금씩 과거와 마주한다. 특히, 순교자 묘역 내 14m 높이의 대형 십자가상 우측에 있는 ‘한티마을사람’ 입석을 보면 날카로운 유리에 찔린 것처럼 마음이 아리고, 쓰리다. 크고 작은 입석들은 한티에 살았던 천주교인들을 상징하는데, 바닥의 둥근 돌은 칼날에 떨어진 순교자의 머리를 의미한다.

순교자 묘에 세워진 십자가 비석
순교자 묘에 세워진 십자가 비석

그렇다고 과거에 머무르기만 하는 건 아니다. 한티순교성지는 그들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이 값진 땅을 가꿔 나가고 있다. 순교자의 신앙과 삶을 따르는 이들을 위해 순례길을 잘 가꾸고, 한티피정의 집 앞에 있는 억새마을도 잘 보살피고 있다. 10~11월 가을의 시간이 깊어지면 억새마을의 수많은 억새가 성지를 빛나게 한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칠곡군(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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