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준혁 교수(홍익대 모빌리티 디자. 사진 왼쪽)과 김숙연 교수.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세계 최고의 장인 정신으로 완성되는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가 한국 대학생들과 함께 미래를 상상했다. 벤틀리 코리아와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 전공 학생들이 함께한 PBL(Project-Based Learning) 기반 협업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14일 서울에서 공개됐다.
행사는 서울 청담동 벤틀리 타워 내 ‘마크 V 헤리티지 개러지’에서 열렸으며, 총 12명의 학생이 15주간 구상하고 프로토타이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벤틀리-홍익대 PBL에 참여한 학생들과 지도 교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프로젝트를 이끈 어준혁 교수(홍익대 모빌리티 디자인)는 “럭셔리 디자인은 더 이상 물질적 가치에만 국한되지 않고, 고객의 감각과 감성을 일깨우는 경험과 서비스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적 감성을 기반으로 미래 럭셔리를 제안해 본 의미 있는 시도”라고 말했다.
함께 참여한 김숙연 교수는“MZ세대의 창의적 감각을 대표하는 학생들이 모여 새로운 디자인 방향을 탐색했다”며 “벤틀리의 미래를 함께 상상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자아 실현의 비스포크 여정 – ‘옵스큐라(OBSCURA)’
‘옵스큐라’는 고객 개개인의 감성과 정체성을 시각화해 맞춤형 디자인으로 연결하는 몰입형 비스포크 경험 플랫폼이다. 고객은 형용사와 이미지를 선택해 자신의 감정과 취향을 표현하고, 전문가와 함께 이를 제품에 구현한다. 이 과정은 물리적 제품 디자인을 넘어, 정서적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과정으로 설계됐다.
이 프로젝트는 과거 귀족들이 자신의 형상을 캔버스에 투사해 그리던 카메라 옵스큐라에서 영감을 받아,“내면의 이미지를 시각화하고 현실로 실현하는 장치”로 재해석됐다.
프로젝트를 진행한 옵스큐라 팀은 "비스포크 프로세스는 원하는 결과물을 상상하는 것이 어렵다"라며 "옵스큐라는 고객이 정말 어떤 것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 자아가 어떻게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지를 상상해 보고 또 만나볼 수 있게 한다"라고 했다.
물 위에서 펼쳐지는 럭셔리 – ‘리에라(LIERA)’
‘리에라’는 한강을 배경으로 한 수상 모빌리티 기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다. 이름은 ‘River(강)’와 ‘Era(시대)’를 결합한 것으로, 요트와 자동차의 특성을 융합해 새로운 수상 이동 수단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외관은 벤틀리 특유의 속도감 있는 곡선과 함께,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왕립공군(RAF)의 상징인 ‘스피파이어(Spitfire)’ 전투기의 동체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 실내는 통유리 바닥 아래에 디지털 나침반 UI를 배치하고, 감성 중심의 디스플레이와 수납 공간을 조화롭게 구성했다.
이와 함께 사용자들이 교류하고 커스터마이징을 지원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 ‘벤틀리 허브’도 설계되었으며, 친환경 에너지 공급을 위한 소수력 발전 시스템도 도입됐다.
내면의 평온을 위한 개인화 공간 – ‘퓨리움(PURI:um)’
‘퓨리움’은 심리 상태에 따라 휴식 공간이 실시간으로 조정되는 프라이빗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수집하는 ‘퓨리얼(FURIal)’ 디바이스와, 공간의 감성 요소를 조정하는 ‘퓨리 오브제(FURI Object)’가 핵심 요소다.
제공되는 휴식 모드는 두 가지다. ‘아타락시아’는 부드러운 컬러와 감각 자극으로 심신 안정을 유도하며, ‘케렌시아’는 어둠과 정적 속에서 몰입 명상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디자인은 아날로그 시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으며,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해 한 디바이스에서 상반된 감각 경험을 제공한다.
라이트와 그릴과 같은 그래픽적 요소보다는 전체적인 실루엣을 강조한 외관은 1939년 제작된 전설적 콘셉트카 벤틀리 ‘코르니슈(Corniche)’에서 영감을 받아, 부드럽게 감싸는 듯한 실루엣과 고전적 우아함을 반영했다.
조선 선비의 풍류를 하늘 위에서 – ‘풍류 UAM’
‘풍류’는 조선 선비들의 여유와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콘셉트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원도 관동팔경을 유람하는 공중 여정을 설계했으며, 내부는 전통 한옥 구조와 병풍, 창호에서 착안한 공간 구성을 적용했다.
모빌리티 내부는 명상, 창작, 소셜라이징을 위한 모듈형 공간으로 설계됐으며, 디지털 인터페이스에는 한국 전통 문양과 벤틀리의 디자인 언어가 통합되었다. 외관은 벤틀리 고유의 플라잉 B 조형과 함께, 넓은 창면, 낮은 소음, 고요한 비행감을 구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또한 기존 항공 모빌리티와는 차원이 다른 개방감, 또 고요함과 안전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치된 모터의 구조와 배치 그리고 관동 팔경을 둘러보는 우아한 비행에 필요한 날개, 벤트리의 디자인 랭귀지를 채택한 스타일링으로 주목을 받았다.
크리스티안 슐릭 벤틀리모터스코리아 총괄상무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이날 크리스티안 슐릭 벤틀리모터스코리아 총괄상무는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통해 기능성과 심미성을 정교하게 융합함과 동시에 벤틀리 고객들의 니즈를 세심하게 반영한 점에 놀랐다"라며 "벤틀리는 전동화와 지속 가능성, 나아가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으며 재능있는 한국의 학생들과 동등한 파트너십을 통해 2030년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함께 고민한 기회였다"라고 했다.
한편 벤틀리와 홍익대 PBL은 단순한 학생 작품 발표를 넘어, 럭셔리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과 고객 경험 디자인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벤틀리는 앞으로도 한국의 감성과 창의성을 반영한 글로벌 디자인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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