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싸움은 끝났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애즈락의 2025 컴퓨텍스 부스 현장은 예전과 비슷한 듯 다르다. 구성은 비슷하다. 널찍한 배경에는 주력 메인보드가, 프론트 단에는 그래픽카드와 파워 서플라이가, 가운데는 모니터를 중심으로 한 디스플레이가 자리한 모습이다.
다만 비슷한 구성 속 애즈락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방향성은 달라졌고, 아주 뚜렷해졌다.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AI가 변화시킨 사용자의 경험에 애즈락이 부스터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가 아주 명확하다.
발빠른 ‘시대정신 반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애즈락 김성현 팀장은 “AI는 과거 석 달 열흘 걸리던 작업을 하루에 20~30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애즈락의 신제품 역시 생산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춰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메인보드의 경우 인텔은 작년 대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AMD 라인업에 새로운 시도가 엿보이는데, 눈에 띄는 모델은 ‘X870E TAICHI OCF’와 ‘X870 TAICHI CREATOR’, ‘X870 LIVEMIXER WIFI’이다. X870E OCF의 경우 이름처럼 AM5 플랫폼 최초의 OCF 오버클럭 특화 메인보드다. 사실상의 플래그십 모델인 만큼 세련되고 화려한 외관이 눈에 띄지만 역시 높은 가격 장벽을 예상할 수 있다.
애즈락의 관심은 역시 CREATOR 모델에 있다.
키워드 몇 개로 고화질 영상 몇 개를 뚝딱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오면서 고속 데이터 전송의 빠른 속도, 빠른 렌더링 속도 등 ‘스피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X870 CREATOR는 그래서 나왔다. 10기가와 5기가 네트워크를 기본 탑재했고, 고속 전송 USB를 다량 추가해 영상 제작자라는 명확한 타깃을 겨냥했다. 사실 크리에이터가 만족하는 사용자 경험이 전제된다면 일반 사용자의 만족도는 자연스럽게 연결되므로, 애즈락의 커뮤니케이션 방향은 매우 영민해 보인다.
과거의 ’전문가용‘이라는 막연한 단어가 이제는 ‘크리에이터‘로 완벽히 대체됐기 떄문이다. 함께 공개된 X870 LIVEMIXER는 스트리머 특히, 사운드 추출이 중요한 사용자라면 주목할 만하다. 23개의 USB를 제공하며, 상호 간섭이나 렉을 최소화해 최대한 노이즈 없이 사운드 추출을 비롯해 영상 구성 요소의 온전한 사용을 목표로 한다.
그래픽카드의 경우 가장 눈길이 가는 것은 역시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RX9060 XT 시리즈다. 9070 시리즈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시점에 나온 보급형 모델인 만큼 관심이 높고, 애즈락은 트리플 팬으로 구성한 ‘스틸레전드’와 듀얼 팬 모델 ‘챌린저‘ 두 가지 라인업을 소개했다.
효자 제품으로 자리한 9070 타이치의 경우 블랙 모델만 있었으나 이번에 화이트 모델을 추가하며 존재감은 키운다. 김 실장은 “9070은 블랙도 공급이 딸릴 만큼 잘 되고 있지만 고객 요구를 반영해 화이트도 추가했다”며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AI사용자 경험 업그레이드라는 콘셉트에 부합하게 만든 크리에이터 모델도 출시한 만큼 좋은 반응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애즈락 김성현 실장과의 1문1답]
Q. 메인보드나 그래픽카드나 ‘크리에이터‘에 애착이 많아 보인다.
A. 시대의 흐름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스펙 자랑하는 시대는 끝났다. 가격 대비 좋은 스펙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기본적 의무이고, 어떤 경험을 주느냐가 중요하다. AI 시대에는 몇 달씩 걸리던 영상물을 하루에 그것도 수 십개씩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 하나하나의 용량이 크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고, 크리에이터는 비교적 정답에 가까운 제품이 되어줄 것이다. 10기가 네트워크가 비싸긴 하지만 가격도 합리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다.
Q. 애즈락 파워 하면 좀 낯선 느낌도 드는데.
A. 파워 서플라이 업계가 옷가게로 비유하면 원단은 큰 차이 없이 똑같은 제품에 ‘라벨 갈이‘를 하는 업체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애즈락 파워는FSP OEM에 자체적인 독자 설계다. 무엇보다 80플러스 티타늄 인증을 받았다는 것으로 더 이상의 증명이 필요한가 반문하고 싶다. 시장에 골드나 플래티넘은 많지만 티타늄은 거의 찾기 힘들다.
Q. 티타늄 인증에 고출력이라 많이 비싸지 않을까?
A. 물론 비쌀 것이다. 티타늄 인증은 애즈락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준이 되고, 꼭 필요한 고객님들은 따로 있다. 일부 그래픽카드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500~600만원 하는 그래픽 카드에 60~70만원 하는 파워 투자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지 모른다. 애즈락의 가성비 뛰어난 플래티넘이나 골드 등의 모델도 다른 브랜드보다 더 믿음을 줄 수 있다는 바로미터로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Q.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는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 없나?
A. 개인적으로는 너무 하고 싶다. 이번에 소개한 OLED 모델도 그렇고, 모니터의 경우는 주사율을 520까지 뽑았다. 그러나 국내 시장 환경이 현실적으로 좋지 않다. 삼성과 LG 보유국이라는 것은 엄청난 국가의 자산이지만 역설적으로 외산 브랜드 제품이 아무리 잘 준비해도 인식의 벽을 넘기 어렵다. 우선은 글로벌에서 애즈락 디스플레이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By 컴퓨텍스 공동취재단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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