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여행은 사계절 낭만으로 가득하다. 봄, 여름에는 싱그러운 기운으로, 겨울에는 함박눈이 내려앉아 또 다른 분위기를 낸다. 삿포로에서 전철로 30분이면 홋카이도의 또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분명한 건 하루만 보기에는 아쉬운 목적지다. 오타루의 과거를 머금은 숙소에서 지내며 1박 2일 동안 이곳을 누볐다.

오타루는 메이지 시대(1868년 1월~1912년 7월)의 흔적이 새겨진 항구도시다. 청어잡이로 부를 축적했으며, 전성기에는 홋카이도의 금융중심지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는 고풍스러운 멋이 가득한 건축물과 운하, 스키, 유리공예, 오르골 등으로 여행자의 발길을 당기고 있다. 오타루에서 레트로 콘셉트로 1박 2일을 보내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오타루가 역사를 활용하는 방법
OMO5 오타루 by 호시노 리조트
오타루의 감성이 응축된 호텔이다. OMO5 오타루 by 호시노 리조트(OMO5 Otaru by Hoshino Resorts)는 앤티크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남관(South Building), 깔끔한 디자인의 객실이 자리한 북관(North Building)으로 구성돼 있다.

북관은 새롭게 지은 건물인데, 남관은 다르다. 1933년에 완공된 옛 상공회의소를 활용한 남관은 창문과 계단, 선반 등 일부 요소를 과거 모습 그대로 살렸다. 빈티지한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객실도 클래식한 느낌을 강조해 실용적인 느낌이 강한 남관과 차별화를 했다. 비즈니스 여행이라면 남관을, 가족여행이라면 남관 디럭스 룸을 추천한다. F&B 공간은 OMO Cafe & Bar 한 곳인데 시간대별로 다른 콘셉트로 운영된다.
OMO레인저와 함께 오타루를 돌아볼 수도 있다. 특히, 건축물 탐방, 삼각시장 투어는 오타루의 일상, 과거와 현재를 두루 알 수 있어 오타루와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또 도시 관광 호텔을 지향하는 브랜드답게 호텔 위치도 훌륭하다. 오타루역에서 호텔까지 도보 8~10분, 호텔에서 오타루 운하까지 5분, 중심가 사카이마치혼도리(Sakaimachihondori)까지 4~5분 등 주요 관광지는 모두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오타루의 중심가
사카이마치
관광과 식사를 한 번에 해결하려면 오타루의 중심 거리로 향하면 된다. 오타루는 일부 명소를 제외하고는 옹기종기 모여 있어 여행하기 편한 지역이다. 가게에서 가게로, 한 칸씩 옮겨가면 색다른 분위기의 공간들이 펼쳐진다.

오타루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는 ‘사카이마치혼도리(Sakaimachihondori)’다. 오타루역에서 출발해도 걸어서 15분이면 닿는다. 액세서리 전문점 오타루 로만칸(Otaru Romankan)을 시작으로 각종 잡화점, 식당, 카페(르타오 본점), 랜드마크인 오르골당과 증기시계 등까지 두루 만날 수 있다.

그냥 걸으면 20~30분이면 충분한데, 치즈케이크와 애플파이, 해산물 덮밥 등 오타루의 맛을 즐기고 기념품이 될 만한 오르골과 액세서리를 찾다 보면 4~5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계속해서 생각나는 맛
DANI LeTAO
르타오는 오타루의 성심당이다. 성심당이 대전 은행동을 꽉 잡고 있듯 르타오는 오타루의 중심 거리인 사카이마치혼도리(Sakaimachihondori)를 장악하고 있다. 이 거리에만 르타오 본점부터 데니 르타오(DANI LeTAO), 르타오 파토스(LeTAO PATHOS, 디저트 숍+카페+식사), 누벨 바그 르타오 쇼콜라티에(N초콜릿 전문점), 르타오 플러스(기념품+수플레+아이스크림) 총 5개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데니 르타오는 프로마쥬 데니쉬(페이스트리의 일종)를 전문으로 하는 매장으로, 메인 간식은 2개뿐이다. 프로마쥬 데니쉬와 홋카이도산 사과를 이용한 프로마쥬 애플파이다. 곁들일 음료와 소프트콘이 심심한 메뉴판을 채우고 있다.

적당한 온기가 남은 데니쉬는 바삭바삭한 식감과 진한 버터 풍미가 매력적이다. 여기에 르타오의 비법이 담긴 크림치즈 소스를 더해 ‘맛없없’ 조합을 완성했다.

특히, 애플파이에는 상큼한 사과 조각이 들어가 있어 느끼함도 없다. 버터의 고소함, 사과의 상큼함, 크림치즈의 적당한 단맛, 페이스트리의 바삭한 식감이 훌륭하게 어울린다.
복고풍 맛집 골목
데누키코지
레트로 느낌이 가득한 맛집 골목이다. 야끼니쿠, 이자카야, 오뎅 전문점 등 오타루 & 삿포로 맥주를 즐기며 식사할 수 있는 공간도 있고, 만두와 크로켓, 도넛 등 가벼운 간식도 즐길 수 있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벽화나 가게 분위기 전체적으로 복고풍이라 사진 찍는 즐거움도 있다. 또 건물 가장 꼭대기에는 자그마한 전망대도 있다. 오타루 운하와 그 일대가 한눈에 펼쳐져 나름 보는 맛이 있다. 식사 후에 산책할 겸 천천히 올라가 보길 권한다.
홋카이도의 바다가 담긴 골목
삼각시장
아침이나 점심에 가야 할 시장이 있다. 오타루역 바로 옆에 있는 시장인 ‘삼각시장(三角市場)’이다. 이름에서는 어떤 특징이 있는 곳인지 드러나지 않지만, 발을 들이자마자 알 수 있다.

홋카이도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수산물이 가득한 골목으로, 50m 정도 되는 거리에 상점과 해산물 전문 식당이 줄지어 서 있다. 적당히 사람이 있는 곳에 들어가 식사하면 중간 이상의 만족도를 경험할 수 있다.

도미, 연어알, 관자, 게살, 우니 등이 듬뿍 올라간 카이센동(해산물덮밥), 해산물 육수로 시원하게 끓여낸 미소시루(된장국), 손바닥 크기의 가리비 버터 구이 등 다채로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