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마쓰는 굳이 유명한 여행지를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골목마다 소박하지만 특별한 즐거움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다카마쓰를 걷다 보면 만나게 될 5곳, 그리고 호텔 1곳을 소개한다.

다카마쓰의 중심
다카마쓰 주오 상점가
다카마쓰 아케이드로도 불리는 다카마쓰에서 가장 큰 상점가다. 직선거리로만 2.7km 길이로 매우 큰 규모를 자랑하는데, 일본 내 가장 길이가 긴 아케이드로 유명하단다. 메인 거리를 중심으로 갈래길 또한 아케이드화 되어 있고, 지도상으로 보면 이 일대의 블럭이 아케이트로 이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동서남북으로 헤매며 돌아다니기 제격이다.

오래된 가게부터 신생까지 다양한 가게들이 어깨를 맞대고 붙어 있고, 음식점은 물론 잡화점과 마사지샵까지 없는 가게가 없다. 북쪽으로는 미츠코시 백화점과 돈키호테가, 남쪽으로는 잡화점 로프트(loft)나 패션 편집숍이 밀집되어 있어 쇼핑하기에 제격. 상점가 중심 로터리에는 오메가, 구찌 등 명품숍도 자리하고 있다.

다카마쓰의 유명 우동 맛집 사누키멘교 효고마치본점도 이곳 주오 상점가에 있으니 미식과 쇼핑을 한번에 즐기기 좋을 것. 돔 형태의 지붕이 있는 거리이기 때문에 날씨가 궂더라도 두손 두발 편하게 산책하기 좋다.
Miyawaki Shoten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서점
미야와키 서점 본점
미야와키 서점(宮脇書店)은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서점 체인이다. 무려 1945년에 창립되어, 현재는 다카마쓰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에 걸쳐 여러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다카마쓰 본점은 규모가 크고 다양한 장르의 책을 갖추고 있어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여행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다. 최신 베스트셀러부터 희귀 서적, 지역 출판물까지 폭넓은 도서를 취급한다. 지역 문화를 조명하는 코너에서는 가가와현과 시코쿠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책 소개를 넘어, 커뮤니티 역할도 한단다. 정기적으로 작가 초청 이벤트, 독서 모임, 사인회 등을 개최해 독자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실 일본어가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에게는 서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겠지만, 일본 서점에는 언어를 제하고 이미지나 그림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서적이 있어 들러보길 추천한다. 각종 잡지는 물론, 취미를 위한 서적이 잘 갖춰져 있다. 부록이나 샘플을 주는 책도 다수 있으니 보석을 발견할 수 있을 것.
Roots Records
다카마쓰에서 만난 음악 천국
루츠 레코드
이곳을 지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홀린 듯 가게 안으로 들어서게 될지 모른다. 귀한 것을 숨겨놓은 것 같은 비밀스러운 외관 때문이기도 하고, 새어 나오는 묘한 음악이 마음을 흔들기 때문일지도.

루츠레코드는 중고 레코드 & CD 전문점으로, 지역 내 음악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명소다. 희귀한 아날로그 LP부터 최신 CD, DVD,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폭넓게 취급하는 것이 특징. 가게 안에 쌓이 빼곡한 소장품을 보면 과연 없는 게 없을 법하다. 장르별로 정리된 LP와 CD가 빼곡히 진열되어 있으며, 일본 음악뿐만 아니라 재즈, 록, 블루스, 힙합 등 스타일별로도 구분되어 있다.

특히 일본 인디음악과 시코쿠 지역 아티스트들의 음반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일반적인 대형 체인점과는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고. LP를 직접 들어볼 수도 있어서 미리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참고로 이곳은 음악을 잘 틀기로 유명한 레코드샵이다. 플레이 리스트를 채우기 위해 방문하기 좋은 곳.
한적한 공원의 정취
다카마쓰 중앙공원
다카마쓰 주오 상점가 건너편에 위치한 작은 공원이다. 사실 다카마쓰에서는 일본식 정원의 극치를 볼 수 있다는 ‘리쓰린 정원‘이 유명하지만, 굳이 관광지를 찾지 않고 발 닿는 곳으로 걷고 싶다면 주오 상점가를 본 뒤 다카마쓰 중앙공원을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다카마쓰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공원은 넓은 잔디밭을 중심으로 산책로, 놀이시설 등이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지역주민들을 볼 수 있으며 유치부 아이들이 소풍을 나오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봄철이 되면 벚꽃이 만개하기에 지역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꽃놀이 명소라고. 가을에는 단풍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전체를 한 바퀴 도는데 약 20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자그마한 편이지만, 온화한 분위기가 가득해 상쾌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카마쓰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카가와현청
아마도 시청이나 구청을 여행지로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다카마쓰에 위치한 카가와현청은 무조건 방문해야 할 특별함이 있다. 카가와현청은 일본의 저명한 건축가인 단게 겐조(丹下健三)가 설계하고 1958년 완공됐다. 수평적 디자인과 일본 전통 건축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건물 외관은 압도적인 미학을 자랑하는데, 현청 길 건너편에서 느긋하게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반듯한 선이 반복되며 면을 형성하고 입체감을 형성하는 과정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하다.


1층 로비의 벽에는 가가와현 출신의 화가 이노쿠마 겐이치로(猪熊弦一郎)의 예술 작품이 있다. 붉은색, 푸른색 등 채도 낮은 원색 작품들은 회색빛 건물에 고전적인 무드를 불어넣음과 동시에 과거도, 현재도 아닌 다른 시간으로 건너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미술관처럼 느긋하게 이곳저곳에 앉아 공간을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본관 21층에는 전망실이 마련되어 있다. 야트막한 건물들 사이에서 상당히 높은 시야가 확보되기에, 다카마쓰 시내와 세토 내해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Editor’s Pick
뚜벅이 여행자들에게 추천하는 다카마쓰 호텔,
리가 호텔 제스트 다카마쓰
이 모든 스팟을 도보로 여행을 즐기고자 한다면 다카마쓰 주오 상점가 인근의 호텔이 제격이다. 그중 ‘리가 호텔 제스트 다카마쓰’는 주오 상점가에 접해 있어 각종 스팟으로 이동이 매우 편리한 것이 특징.

주오 상점가 인근에 저녁 시간 오픈하는 식당들이 밀집해 있기에 늦은 시간까지 일본의 밤거리를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호텔 정문에 바로 공항버스 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공항 이동으로도 상당히 편리하다. 참고로 호텔에서 무료로 자전거 대여도 가능한데, 하루정도는 시간내서 꼭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천천히 거닐다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