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이 운전자의 손발 감각과 인지 능력을 저하시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GEM Motoring Assist)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당뇨병이 도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도로안전 및 긴급출동 전문기관인 GEM 모터링 어시스트(GEM Motoring Assist)는 고령 운전자들의 당뇨병 관련 운전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을 위한 정보를 공개했다.
GEM은 특히 2형 당뇨병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당뇨병과 운전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GEM은 발표문에서 “영국 내 16세 이상 인구의 약 8%인 360만 명이 2형 당뇨병을 진단받았으며 100만 명 이상이 진단되지 않은 상태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특히 1000명의 운전자 중 매달 2~6건의 심각한 저혈당(hypoglycaemia)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졸도나 반응 저하가 안전 운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GEM 도로안전 총괄 제임스 럭허스트(James Luckhurst)는 “당뇨병을 앓는 고령 운전자라도 미리 위험을 인지하고, 철저히 건강을 관리하면 안전한 운전이 가능하다”라며 “운전 전 충분한 경로 계획과 휴식 시간 확보, 신체 상태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했다.
당뇨병은 유형별로 안전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증상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당뇨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인 말초신경병증은 손발의 감각 저하, 통증, 위치 인지 상실 등이 발생해 운전 시 페달 조작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영국 운전면허청(DVLA)은 인슐린 치료 중인 1형 또는 2형 당뇨병 환자는 DVLA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고 혈당 체크 주기(운전 전후 및 운전 중 2시간마다)를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GEM은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저혈당이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DVLA에 즉시 보고하고 1년 내 두 번 이상 발생하면 운전을 중단해야 하며 운전 전후 혈당 체크, 규칙적인 식사 및 약 복용, 감각 이상이나 시야 이상이 있을 경우 운전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 운전자에게는 발의 감각 상실이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발 검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EM은 “운전 중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도 지키기 위해,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운전을 포기하기보다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급발진, 급가속 주장 사고의 대부분이 고령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에 따른 휴먼 에러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당뇨병과의 연관 가능성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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