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도 빌보드 차트가 있다
음악과 맥주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일단 둘 다 즐겁고, 주관적인 취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취향은 존중하지만 가치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나 많이 팔리는지, 또 사람들이 어떻게 이걸 인식하는지 등을 말이다.
세계적인 브랜드 전투력 측정기인 칸타 브랜드Z(Kantar BrandZ)에서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맥주브랜드 TOP10을 모아봤다. 일단 1등이 누구냐면…
1위. 코로나(Corona)

병 입구에 라임이나 레몬조각을 꽂아 마시면 맛있는 맥주 ‘코로나’가 2025년 최고의 맥주 브랜드가 되었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맥주지만 동시에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맥주이기도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고생을 했던 이 맥주가 세계 1위의 자리에 오르다니. 대단하다 코로나. 아니. 코로나 맞지.
2위. 버드와이저(Budweiser)

미국을 상징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버드와이저’가 2위를 차지했다. ‘맥주의 왕’이라는 별명처럼 여전히 언제 어디에서나 버드와이저를 즐기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문제가 있다면 맛으로 왕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가리고 마시면 이게 카스야 버드와이저야…
3위. 하이네켄(Heineken)

돌고 돌아 하이네켄. 네덜란드의 ‘하이네켄’은 3번째의 자리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다른 맥주회사들이 따라잡지 못하는 센스로 마케팅을 잘하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마케팅만으로 승부하는 맥주판에서 정석이란 무엇인가를 말하는 맥주가 되었다. 그게 하이네켄이 정말 깊어진 것인지, 요즘 맥주 컨셉이 괴인이 되서인지 모르겠지만.
4위. 모델로(Modelo)

지난 몇 년간의 미국맥주 시장의 떠오르는 루키다. 모델로는 멕시코의 자부심이라고 말해도 좋을 국민맥주다. 그런데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냥 인기가 아니라 2023년에는 버드라이트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맥주가 되었다.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 다른 맥주들은 조금 아빠나 삼촌이 마시는 것 같다나? 그런데 말이지. 이 모델로는 무려 1925년부터 나온 맥주다. 안티에이징 최고.
5위.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

이번 맥주순위에서 가장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제품이다. 2002년에 출시된 미켈롭 울트라의 특징은 무려 ‘건강’이다. 일찍이 저칼로리, 저탄수화물을 특징으로 낸 가벼운 맥주로 골프장 등에서 인기가 있었다. 다이어트에 대한 열풍이 불어도 맥주는 포기할 수 없으니까.
6위. 브라마(Brahma)

브라질 사람은 세 가지를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축구와 삼바, 그리고 맥주다. 브라질은 맥주 생산량으로 따지면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일 정도로 맥주에 진심인 나라다. 이 나라의 갈증을 해소하는 대표적인 맥주는 ‘브라마’다. 그러나 문제는 1위를 다른 맥주에게 빼앗겼다는 것.
7위. 버드 라이트(Bud Light)

버드와이저가 전통이라면, 버드 라이트는 젊음이었다. 파란색의 버드라이트는 20년 동안 미국 맥주시장의 절대강자였다. 버드와이저보다 판매량이 높았으니 말을 다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버드라이트는 마케팅과 정치적인 갈등을 겪었다. 그리고… 멕시코에서 온 모델로에게 1위를 내주고 말았다.
8위. 스콜(Skol)

브라질의 국민맥주 브라마를 제치고 브라질 시장에서 제일 잘 팔리는 맥주다. 재미있는 것은 브라질 출신이 아니라는 점. 오히려 여러 나라를 거쳐간 세계여행 맥주다. 시작은 스코틀랜드이고, 나중에는 영국과 캐나다, 스웨덴 벨기에의 합작회사로 갔다가, 네덜란드, 덴마크까지… 그러다 유럽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맥주가 되었고 브라질에 정착하였다. 집에서 쫓겨났지만 브라질의 왕이 된 타향살이의 성공사례.
9위. 기네스(Guinness)

순위권에 오른 맥주들의 특징은 마시기에 가볍고, 청량하고, 황금빛의 투명한 맥주다. 이 녀석 빼고. 바로 세계 최고의 흑맥주 ‘기네스’다.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맥주이지만, 최근에는 틱톡 등의 소셜미디어를 타고 영국, 미국에서 MZ들이 마시는 스타일리시한 맥주로 자리 잡았다. 세계가 환호하는데 왜 한국에는 기네스붐이 아직 오지 않는가! 한약 아니라고! 컵에 따라 마셔야 한다고!
10위.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

전용잔이 가장 예쁜 맥주. 스텔라 아르투아가 마지막 순위를 차지했다. 맥주 잘 만들기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벨기에의 맥주로 맛 또한 대단하다. 원래는 크리스마스 특별판으로 낸 맥주였는데, 너무 많은 인기 때문에 상시판매는 물론 유럽, 아시아, 미국 등에서 인기 있는 맥주가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전용잔이 없으면 뭔가 공허한 맛이 난다. 잔을 꼭 구비하도록 하자.
언젠가 한국도 들어갈 수 있을까?

매일 편의점에서 보는 녀석들이 세계 어디에서나 이름을 알리고 가치를 인정받는 맥주였다는 사실이 새롭게 다가온다. 물론 이것은 브랜드의 가치로 평가했을 뿐, 세상에 맛있고 역사가 깊은 맥주는 이보다 많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맥주는 무엇일까? 댓글을 남겨주면 감사하겠다.
번외 : 사실은 이 녀석들…

나라로 따지면 생각보다 고르게 나눠졌고 치열하다. 하지만 상위 10개의 맥주 중 8개가 하나의 회사 Ab Inbev소속이다. 한국의 카스도 따지자면 이 지붕 안에 있다. Ab Inbev의 천하통일을 막을 수 있는 맥주회사가 과연 생겨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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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마시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