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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벼루의 정상, 리장 아만다얀의 우아함

2025.07.04. 09: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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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익히는 과정이다. 생경한 풍경 속에 떨어져 처음 보는 신호들을 해석하는, 그리하여 비로소 보이게 되는 것들에 대한 감탄. 그 감정까지의 과정이 여행인 것이다. ‘아만’이란 브랜드는 언제나 우아한 언어로 여행자의 감탄을 돕는다. “누구에게서 비롯되어, 누구에게 전해지게 할 것인가?” 아만의 언어는 언제나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로비에서 바라본 옥룡설산 AMAN
로비에서 바라본 옥룡설산 ©AMAN

나시족은 본래 감숙(甘, 간쑤)성과 청해(海, 칭하이)성 일대에서 살아 가던 유목 민족이었다. 11세기 초, 사천성을 거쳐 운남성으로 내려온 그들은 초창기 바오산(寶山)에 석두성(石頭城, 바위에 세운 성)을 세워 놓고 살다, 이후 리장으로의 이주를 결심한다. 초창기 나시족이 리장에서 터를 잡았던 곳은 백사고진(바이샤 고성)이다. 당시 나시족은 향토 세력인 ‘목(木)씨 가문’이 이끌었는데, 이후 자신들의 중심 지역을 ‘백사(白沙)’에서 ‘다얀(大)’으로 옮긴다. ‘다얀’은 리장의 옛 구시가지의 이름이며, 현재 이 지역을 두고 ‘리장고성’이라 통칭하는 것이다.

‘다얀’은 큰 벼루를 의미하는데, 이곳의 고성이 하늘에서 보면 마치 하나의 큰 벼루 같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다얀고성의 남쪽에는 거대한 붓을 닮은 봉우리가 솟아 있고, 그 옆으로는 붓을 걸쳐 놓을 수 있는 산도 있다. 더군다나 도시 곳곳에는 먹을 갈 만한 물로 가득하니, 이를 두고 나시족 사람들은 리장의 풍경을 이렇게 묘사한다. ‘신이 벼루의 먹을 이용해 그린 한 폭의 그림’. 그래서인지, 리장에 솟은 봉우리의 이름은 대부분은 생김새에 따른다.

다얀고성의 중심에는 웅크린 사자의 모양을 한 ‘사자산’이 있다. 리장은 분지인데, 평평한 땅 가운데 봉긋하게 솟은 사자 모양의 언덕이다. 사자산에 오르면 다얀고성의 모든 방향을 조망할 수 있다. ‘아만다얀’은 사자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다. 리장고성 가득 빽빽이 들어선 지붕을 내려볼 수 있는 곳, 고성 내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아만다얀(Amandayan)이 있다.

그리 큰 고도차는 아니지만, 평지인 고성에서는 독보적인 높이라 독점하는 풍경도 있다. 바로 옥룡설산이다. 어느 지붕 사이로 엿보는 설산이 아니라, 탁 트인 하늘 한 편에 옥룡설산을 로비 곁에 두고 오롯이 볼 수 있다. 물론 날씨 운은 지극히도 개인의 것이다. 아만다얀에 머무는 동안 내내 비가 내렸다. 옥룡설산이 잠깐이라도 보일까 싶어 몇 번이나 로비 주변을 서성였지만, 그때마다 나를 반기는 건 언제나 아만다얀의 스태프뿐이었고. 결국 설산은 보지 못했다. 다만 그들과 위로 섞인 대화를 틈틈이 나눌 때마다 ‘다얀’이 머릿속에 선명해져 갔다. 지금껏 이 지면에 옮긴 ‘다얀’에 대한 모든 정보들은 리장 아만을 구성하는 이들과 나눈, 짧은 대화의 기록이다. 이것이 아만의 특별함이고.

코트야드 스위트 객실 전경
코트야드 스위트 객실 전경
아만다얀 객실
아만다얀 객실

아만다얀은 객실을 총 35개 갖췄고, 안뜰을 기준으로 사합원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객실의 구조와 층에 따라 코드야드 스위트, 딜럭스 스위트, 아만다얀 빌라로 타입을 나누었다. 호텔 내 대부분의 공간은 나시족 양식을 모티브 삼아 아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물길을 따라 마을이 만들어진 고성의 역사를 차용해 호텔 내 작은 물길을 흐르게 만든다든지, 고성의 바닥재이자 지역 특산물인 화강암으로 바닥과 벽을 단단하게 다진 것도 그렇다. 손으로 조각한 문살이나 죽간으로 만든 호텔 지도도 마찬가지. 무던히 표준적이고, 보편적이면서, 동시에 현대적인 방법으로 알 듯 말 듯 여행자의 투숙에 디테일이 묻어나게 한다. 우리가 알던 세상에서 외떨어지지 않은 채로 새로운 세상과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이것이 아만의 우아한 언어다.

아만다얀은 다채로운 다이닝 공간도 갖췄다. 차이니즈 레스토랑인 만이쉔(Man Yi Xuan)은 ‘머무는 평화’를 의미하며, 계절에 맞춰 나오는 현지의 재료들로 다채로운 운남성의 요리를 선보인다.

차이니즈 레스토랑, 만이쉔의 제철 음식
차이니즈 레스토랑, 만이쉔의 제철 음식

로비의 ‘더 라운지(The Lounge)’는 조식당을 포함한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운영한다. 로비 2층으로 올라가면 리장의 역사, 식물, 동물 등과 같이 폭넓은 주제의 책을 큐레이팅해 둔 도서관이 있다. 아만다얀 내에 자리하는 ‘원창사원’도 반드시 들러 봐야 한다. 투숙객은 24시간 내내 사원을 입장할 수 있으며, 아만다얀에서 제공하는 다채로운 액티비티 역시 이 사원 내에서 진행된다. 스파, 피트니스, 20m의 야외 수영장도 갖췄다. 고산지대인 리장의 쌀쌀함을 고려해 수영장은 온수로 운영된다.

아만다얀 수영장
아만다얀 수영장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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