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바다는 언제나 반갑다. 그러나 북적이는 피서지 대신, 우리만의 바다를 고요히 누리고 싶은 마음. 한적해서 좋은 대한민국 여름 섬 해변 10곳을 꼽았다.

1. 인천 옹진군
단조로움의 묘미
덕적도 작은이마해변
덕적도는 서포리, 밧지름 등 유명 해수욕장이 많은 섬이다. 그런데 곳곳에 작고 오붓한 해변이 숨겨져 있는 사실은 대부분 모른다. 작은이마해변은 어린아이의 이마처럼 작고 맑은 해변이다.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가야 하는 이곳엔 백사장과 바다밖에는 없다. 그러나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그 단조로움의 묘미를 깨닫게 된다.

2. 충남 보령시
서해의 편한 바다
대난지도 난지도해변
난지도해변은 서해에서 드물게 ‘편한 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길이 700m의 수려한 백사장 뒤편으로 난지도국민여가캠핑장이 조성돼 있고, 주변엔 마트와 식당 등의 상가도 몰려 있어 편의성이 높다. 바다는 맑고 수심이 완만해 즐길 수 있는 해양 액티비티도 다양하다. 해 질 무렵, 수평선을 오가는 선박들과 낚싯대를 던지는 강태공들의 모습은 또 어찌나 찬란한지.

3. 전남 영광군
떠오르는 섬 차박지
낙월도 갈마골해변
낙월도가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데는 뭐니 뭐니 해도 갈마골해변의 공이 크다. 전면에 백사장과 바다를 펼쳐둔 널찍한 갈마골의 잔디밭은 섬 해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광을 자랑한다. 선착장에서 해변까지는 불과 500m 정도의 거리지만, 차량으로 이동할 수가 있어 최근에는 최고의 섬 차박지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4. 전남 신안군
야영장의 인프라를 품은
도초도 시목해변
시목해변의 가장 큰 강점은 국립공원 야영장의 인프라를 동시에 품고 있다는 점이다. 야영장은 정갈한 데크 사이트에 편의시설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게다가 오토캠핑까지 가능해 가족 단위 캠퍼들에게 특히 권할 만하다. 1.5km 길이의 해변은 번잡함과는 거리가 멀다. 수수하지만, 때때로 풀등이 솟아나 근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해변 뒤편의 산책하기 좋은 해송 숲길은 또 다른 장점이다.

5. 전남 신안군 도초면
어느 남국의 휴양지처럼
우이도 성촌해변
풍성사구에서 흘러내린 모래가 해변 끝까지 이어진 듯하다. 그만큼 성촌해변의 풍광은 특별하다. 백사장은 남국의 휴양지에 견줘도 손색없을 만큼 넓고 단단하다. 투명한 물길이 오가는 자리마다 바위와 해초가 섬세한 텍스처를 만들어 낸다. 해변 뒤편 마을엔 민박집과 식당이 있어 머무는 여행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6. 전남 신안군
해변을 독차지할 여유
하의 신도 신도해변
신도해변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해수욕장 15선’에 뽑힐 만큼 탁월한 뷰를 자랑한다. 입자가 곱고 단단한 모래로 이뤄진 백사장은 밀물 때도 위축되지 않을 만큼 광활하다. 해변 뒤편으로 이어진 신우대 숲, 하루가 저물 때면 소우이도에서 발원, 백사장까지 밀려드는 붉은 기운 역시 감동적이다. 하의도에서 배를 한 번 갈아타야 하지만, 한여름 휴가철에도 온 해변을 독차지할 만큼의 여유로움이 그 불편함을 넘치도록 보상한다.

7. 전남 진도군
숨겨진 반달형 해변
대마도 시아시 해변
조도권 외곽, 대마도 대막마을 뒤편으로 꼭꼭 숨겨진 반달형 해변이다. 파도가 거의 없는 잔잔한 수면과 송림으로 둘러싸인 포근한 해안선이 이곳의 첫인상이다. 해변의 정취는 처음부터 끝까지 평화로움이다. 좌측으로는 하조도, 우측으로는 관매도가 조망되며 백사장의 폭이 넓어 거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8. 전남 여수시
돌담길 끝에서 만나는 바다
낭도 장사금해변
갯바위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나뉜 두 해변은 아담하지만 풍광이 빼어나다. 비교적 잘 알려진 낭도해변에 비해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분위기가 강하다. 게다가 진입로엔 돌담길이 놓여 있어 감성적 요소까지 플러스 된다. 파도조차 부드럽게 다독이는 U자형 해변.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5분 거리에 낭도 캠핑장이 있고 마을과도 가까워 불편함이 거의 없다.

9. 전남 완도군
섬마을의 정서
생일도 금곡해변
생일도의 서남쪽에 있는 폭 100m, 길이 1.2km의 해수욕장으로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해변의 모래는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쌓인 것이다. 입자가 굵어서 바람에 쉽게 날리지 않으며 몸에 묻어도 털어 내기가 쉽다. 금곡해변에는 육지 해수욕장과 다른 섬마을의 정서가 있다. 때때로 낚시 배가 에어보트를 끌거나 방목 염소들이 바닷가를 노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10. 경남 통영시
푸른 남해의 색감
비진도 비진도해변
비진도해변은 해수욕장으로는 폭이 좁고 모래질도 썩 좋은 편이 아니지만 그 모든 단점을 물빛이 압도한다. 투명하고 푸른 남해의 색감이 해변 전체를 감싼다. 양면해변이라는 구조도 독특하다. 한쪽은 몽돌 해변, 다른 한쪽은 부드러운 백사장. 이질적인 두 풍경이 한 걸음 사이로 이어지는 장면이다. 위치적 특성 덕분에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김민수 작가의 섬여행기는 대한민국 100개 섬을 여행하는 여정입니다. 그의 여행기는 육지와 섬 사이에 그 어떤 다리보다 튼튼하고 자유로운 길을 놓아 줍니다.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에디터 곽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