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서부 윈난성의 성도, 쿤밍(Kunming)은 연중 온화한 날씨로 ‘봄의 도시’라 불리는 여행지다. 해발 약 1,900m 고지대에 자리한 이 도시는 사계절 쾌적한 기후와 맑은 공기를 자랑하며, 관광보다는 휴식에 초점을 맞춘 여행에 적합하다. 쿤밍에서는 수준 높은 골프 라운드와 더불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대규모 석회암 동굴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일정이 가능하다.

아시아 고산 골프의 기준, 춘성 골프 리조트
쿤밍의 대표적인 골프 여행지인 춘성 골프&레이크 리조트(Spring City Golf & Lake Resort)는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고산 골프장이다. 고요한 양종해(陽宗海) 호수를 끼고 있으며, 잭 니클라우스와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가 설계한 36홀의 마운틴코스와 레이크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전략적 코스 구성과 세심한 그린 관리, 사계절 플레이가 가능한 기후까지 더해져 골퍼들에게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레이크 코스는 대부분의 홀이 호수를 조망하며 조성돼 시각적 만족도가 높고, 정교한 코스 공략이 요구된다. 전장 7,204야드로 언뜻 짧아 보이지만, 수면과 맞닿은 페어웨이, 벙커, 개울, 고저차로 긴장감 있는 플레이가 이어진다.

마운틴 코스는 해발 고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코스로, 고원 특유의 강한 바람과 언듈레이션이 변수로 작용한다. 시야가 탁 트인 산악 지형에서의 라운드는 자연과 일체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지훈련 목적에도 적합한 수준의 연습장과 숙박 시설도 갖추고 있다. 리조트 내 빌라형 숙소는 전 객실이 양종해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으며, 야외 테라스와 글램핑 존, 스파 등 휴양 기능도 강화돼 있다.
한국 프로 골퍼들의 평가 역시 인상적이다.
김형성 프로: “36홀 모두 기후, 공기, 코스, 숙소, 서비스까지 완벽해 토너먼트를 바로 열어도 될 정도”
황아름 프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코스 배경이 마음까지 치유해주는 여행이었다”
임은빈 프로: “프로 수준의 코스를 아마추어도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석림(石林)
춘성 리조트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30분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석림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명소다. 약 2억7천만 년 전 바다였던 지형이 융기하면서 형성된 이 지역은, 석회암이 침식과 풍화로 깎여 생긴 거대한 석회암 기둥들이 숲처럼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돌의 숲(Stone Forest)’이라는 이름처럼, 방문객은 바위 사이를 걷는 동안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선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탐방로는 잘 정비되어 있으며, 유명한 아시마 바위 등 주요 지점은 포토 스폿으로도 인기다. 중국 영화 ‘서유기’를 비롯해 수많은 영상물의 촬영지로도 사용됐다.
지질학적으로도 세계적인 연구 가치가 인정되며, 자연의 조형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 지형으로 꼽힌다.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 좋으며, 오전 이른 시간대 방문 시 한적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지하 대자연의 압도적 규모
구향동굴(九鄕洞)
석림과 함께 둘러보면 좋은 또 다른 대표 명소는 구향동굴(Old Xiang Cave)이다. 중국 최대의 카르스트 석회암 동굴군으로, 총 연장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복합적인 지하 공간이 인상적이다.

이 동굴은 단순한 동굴 탐방을 넘어, 지하 폭포, 강, 협곡, 호수가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으며, 일부 구간은 보트를 타고 이동한다. 조명이 설치된 내부는 매우 웅장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자연이 만든 광대한 동굴 공간은 공연장으로도 활용될 정도다. 출구 인근에는 상업시설도 운영 중이며, 중국 영화 ‘신화’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이곳은 단순한 자연 명소를 넘어 체험과 시각적 즐거움, 그리고 압도적 스케일이 어우러진 복합형 관광지다. 석림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구성하면, 쿤밍 자연 탐방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로맨틱이 피어나는 곳
쿤밍 양종해 ‘장미의 집’
쿤밍 도심에서 차로 약 1시간, 양종해 동안 호숫가에 자리한 ‘장미의 집(玫瑰之家)’은 3,000여 종의 장미가 계절마다 피어나는 대형 플라워 파크다. 깎아지른 듯한 수변 절벽 위에 조성된 정원은 탁 트인 양종해 전망과 어우러져 마치 유럽풍의 영화 세트장을 연상시킨다.


장미 터널과 아치형 문, 유럽풍 석조 조형물 등 감성적인 포토존이 가득해 현지인과 여행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명소다. 특히 봄철 개화 시기에는 다양한 장미 품종이 한데 어우러지며, 각종 문화 이벤트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열려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이족의 맛과 멋이 살아있는 곳
석림 ‘이미수향(彝米水乡)’
세계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유명한 윈난 석림(石林) 풍경구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 산자촌 입구에 자리한 ‘이미수향(彝米水乡)’은 이족(彝族)의 전통 음식과 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대형 식당이다.

수백 개의 옹기 항아리와 물레 장식으로 꾸며진 입구부터 이족 특유의 흙돌 건축, 전통 무늬 장식까지 민속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대표 메뉴는 이족 방식으로 찐 ‘증기솥 닭(汽锅鸡)’과 향신료를 더한 양고기 요리, 메밀전병 등으로, 깊은 풍미와 특색 있는 조리법의 음식을 만날 수 있어 석림을 관광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다만 특유의 향이 있어 음식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여행 팁
ㆍ대기 밀도가 낮고 태양에 더 가까운 고산지대다 보니 자외선 지수도 높다.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선크림을 충분히 발라야 한다.
ㆍ아침, 저녁은 물론 양지와 음지의 온도 차이도 크다. 가벼운 바람막이를 챙기는 것이 좋다.
ㆍ한국에서는 대한항공과 중국동방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 한국과의 시차는 1시간이다.
글·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