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의 7월 대한민국은 지구온난화의 효과를 온몸으로 받고 있는 중이다. 비가 거의 안 오고 장마가 끝났는가 하니, 별안간 호우가 쏟아진다. 뉴스를 보면 주변 국가도 마찬가지로 홍수와 혹서를 덮어쓰고 있다. 그야말로 '집 밖은 위험해' 수준이라 자칫 날이라도 잘 못 맞추면 신나서 떠난 피서가 시달리다 돌아오는 피서로 기억되기 쉽다.
그 점에서 올 여름은 집캉스가 대세라는 여론이 점점 힘을 받고 있다. 필자도 고민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베트남과 태국 같은 동남아가 저렴하다고 해도 보통 만족스럽게 여름 휴가를 보내려면 1인당 여행 평균비용이 약 130~160만원 정도 된다. 왕복 항공권과 풀장이 딸린 호텔에서 묵으며 관광지에 가서 유명한 맛집 좀 다녀오면 그 정도는 든다.
그런데 만일 발상을 전환해서 그 돈으로 집캉스를 즐긴다고 하면? 마지막 구매가 언제인지 모를 PC를 새로 들여보고 싶다. 내 마음에 쏙 드는 PC를 하나 맞추고 에어콘 켜진 시원한방에서 게임과 영상 콘텐츠를 즐기면? 더 저렴하고 편안한 여름 바캉스가 되지 않을까.
마침 고공행진 하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그나마 현실적인 수준으로 내려온 터라 가능할 것 같다. 완벽한 집캉스를 즐기기 위해 바캉스 비용 정도로 뽑아본 PC 구성! 상세한 견적을 통해 왜 이렇게 해야만 했는지에 대해 나름의 고충을 담아 지금부터 공개한다!
추천 PC1 [게이밍 70% 일상 30%]
PC조립에 가장 중요한 점은 적절한 균형이다. 어느 한 부품이라도 너무 처리속도가 느린 걸 쓰면 전체 속도가 가장 느린 그 부품에 맞춰 느려진다. 또한 요즘 PC 세팅에서는 CPU와 그래픽카드의 가격 대비 성능을 잘 조절하는 점이 중요하다. 원하는 용도와 지불할 수 있는 비용에 따라 어느쪽에 더 힘을 실어줄 지를 조절하고 나머지를 세팅하면 좋은 견적을 뽑을 수 있다.
플랜A
CPU: 인텔 코어i5-14세대 14400F(랩터레이크 리프레시) 밸류팩 정품
메인보드: ASRock H610M-HDV/M.2+ D5 대원씨티에스
메모리: 마이크론 Crucial DDR5-5600 CL46 대원씨티에스 16GB
그래픽카드: ZOTAC GAMING 지포스 RTX 5060 Twin Edge OC D7 8GB
SSD: 마이크론 Crucial T500 M.2 NVMe 대원씨티에스 1TB
HDD: Western Digital WD Blue 5400/256M 4TB, WD40EZAX
케이스: 앱코 SUITMASTER MF360 리얼우드 블랙
파워: 맥스엘리트 MAXWELL DUO 700W 80PLUS브론즈 PCIE5 플랫
가격: 약 129만원(다나와 최저가 기준)
인텔 코어i5-14세대 14400F (랩터레이크 리프레시)는 나온 지 약간 지났지만 고사양 게이밍이 아닌 엔트리급 게이밍 PC에 상당히 우수한 가성비를 지녔다. 여기에 전원부 설계가 우수한 애즈락 ASRock H610M-HDV/M.2+ D5 메인보드를 결합시켰다. 메모리로 마이크론 Crucial DDR5-5600 CL46를 16GB 용량으로 얹었다. 이 정도 구성이면 게임에서는 안정적인 성능을 뒷받침해주며 고해상도 멀티미디어 영상을 볼 때도 쾌적한 감상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그래픽카드는 조택 게이밍(ZOTAC GAMING) 지포스 RTX 5060 Twin Edge OC D7 8GB를 선정했다. 그래픽카드는 가능하면 최신 제품을 쓰는 것이 좋다. 단순한 처리속도 뿐만이 아니라 DLSS같은 최신기술, 소비 전력량까지 모든 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지포스 RTX 제품은 최신 게임 지원이 잘 되고 인공지능 관련 기능에서 호환성이 좋다.
부팅 영역을 담당하는 SSD는 마이크론 크루셜(Crucial) T500 M.2 NVMe로 했으며 대용량을 선호하는 요즘 추세답게 1테라바이트 제품을 골랐다. HDD는 웨스턴 디지털(WD) Blue 5400/256M 4TB로 업무와 간단한 사진과 영상 편집을 위해서 넉넉한 용량을 선택했다.
케이스로 선정한 앱코 수트마스터(SUITMASTER) MF360 리얼우드 블랙은 이런 구성에 품격까지 가미해준다. 천연원목 소재로 나뭇결이 살아있는 전면 패널이 돋보이는 이 케이스는 각종 메인보드, 그래픽카드, 파워서플라이와의 호환성이 뛰어나다. 냉각팬도 충분히 장착할 수 있으며 USB 3.2 타입C 같은 다양한 입출력포트를 갖췄다. 여기에 고효율과 전압 정확도가 좋은 맥스엘리트 MAXWELL DUO 700W 80PLUS브론즈 PCIE5 플랫 파워 서플라이를 넣어 장시간 사용시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플랜B
CPU: AMD 라이젠5-5세대 7500F (라파엘) 멀티팩 정품
메인보드: ASRock B650M PG Lightning 대원씨티에스
메모리: 마이크론 Crucial DDR5-5600 CL46 대원씨티에스 16GB
그래픽카드: ZOTAC GAMING 지포스 RTX 5060 Twin Edge OC D7 8GB
SSD: 마이크론 Crucial T500 M.2 NVMe 대원씨티에스 1TB
HDD: Western Digital WD Blue 5400/256M 4TB, WD40EZAX
케이스: 앱코 SUITMASTER MF360 리얼우드 블랙
파워: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풀체인지 700W 80PLUS브론즈 ATX3.1
가격: 약 136만원(다나와 최저가 기준)
최근에 나온 AMD 라이젠5는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뭔가 아쉬운 점이 있던 예전과 달리 속도, 안정성, 발열 등 모든 면에서 인텔 동급 제품과 대등하다. 게임성능에 한정한다면 약간이나마 더 나은 점도 있다는 평가도 있어 엔트리급 게이밍 PC에 적합하다. 여기에 게이밍과 크리에이팅을 위한 ASRock B650M PG Lightning 메인보드를 고르면 만족스러운 조합이 된다.
게이밍을 메인으로 한 조합이기에 그래픽카드는 플랜A와 같게 두고 파워서플라이를 살짝 바꿔서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풀체인지 700W 80PLUS브론즈 ATX3.1로 해보았다. 우수한 냉각성능과 전압 안정성에 내구성까지 갖춘 제품으로 소음과 대기전력까지 잘 잡아 더욱 쾌적한 PC 사용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추천 pc2 [멀티미디어(사진, 영상 편집) 60% 게이밍 20% 취미(영화보기 등) 10%]
PC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기 좋은 수단은 다양하다. 게임도 좋지만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이번에는 영상 편집 같은 크리에이팅을 메인으로 하고 게이밍과 영화 감상 취미도 조금씩 즐기는 방향으로 PC견적을 내보았다.
플랜A
CPU: 인텔 코어i5-14세대 14400F (랩터레이크 리프레시) 밸류팩 정품
메인보드: ASRock B760M-HDV/M.2 D5 에즈윈
메모리: 마이크론 Crucial DDR5-5600 CL46 PRO 패키지 대원씨티에스 32GB(16Gx2)
그래픽카드: ZOTAC GAMING 지포스 RTX 5060 Twin Edge OC D7 8GB
SSD: 마이크론 Crucial P3 Plus M.2 NVMe 대원씨티에스 500GB
HDD: Western Digital WD Blue 5640/256M 8TB, WD80EAAZ
케이스: 앱코 SUITMASTER MF360 리얼우드 블랙
파워: 맥스엘리트 MAXWELL DUO 800W 80PLUS브론즈 PCIE5 플랫
가격: 약 143만원(다나와 최저가)
인텔 코어i5-14세대 14400F (랩터레이크 리프레시)를 기본으로 잡고 ASRock B760M-HDV/M.2 D5를 메인보드로 채택했다. 강력한 7+1+1 전원 페이즈 설계의 안정성으로 콘텐츠 작성 도중 멈추거나 꺼질 가능성을 없앤다. DDR5 메모리 오버클럭 기능 등 게이밍 성능 향상을 위한 기능도 충실하다.
쾌적한 영상편집을 위해 메모리는 빠른 속도와 넓은 대역폭의 마이크론 Crucial DDR5-5600 CL46를 32GB로 매우 넓게 확보해 편집과 인코딩에 드는 시간도 단축했다.
150만원 안쪽으로 조립하기 위해서 그래픽카드는 추천PC1과 같은 ZOTAC GAMING 지포스 RTX 5060 Twin Edge OC D7 8GB를 골랐다. 무리하면 RTX 5060Ti로 갈 수도 있지만 그만큼 모자라는 전체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메인메모리, 하드디스크 용량에 들일 돈이 줄어들면 결국 전체 시스템 속도가 더 느려질 수도 있다.
영상 편집 용도이기에 부팅과 게임에 꼭 필요한 SSD의 용량은 512GB로 줄인 대신 고화질 영상 저장을 위한 HDD의 용량을 8TB로 크게 늘렸다. 또한 더 안정성 있는 전원공급을 위해 파워서플라이는 더 고출력인 맥스엘리트 MAXWELL DUO 800W 80PLUS브론즈 PCIE5 플랫으로 골랐다.
플랜B
CPU: AMD 라이젠5-5세대 7500F (라파엘) (멀티팩 정품)
메인보드: ASRock B650M Pro X3D 에즈윈
메모리: 마이크론 Crucial DDR5-5600 CL46 PRO 패키지 대원씨티에스 32GB(16Gx2)
그래픽카드: ZOTAC GAMING 지포스 RTX 5060 Twin Edge OC D7 8GB
SSD: 마이크론 Crucial P3 Plus M.2 NVMe 대원씨티에스 (1TB)
HDD: Western Digital WD Blue 5400/256M (4TB, WD40EZAX)
케이스: 앱코 SUITMASTER MF360 리얼우드 블랙
파워: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풀체인지 800W 80PLUS브론즈 ATX3.1
가격: 약 145만원(다나와 최저가)
최신형이고 가성비 우수한 AMD 라이젠5-5세대 7500F를 ASRock B650M Pro X3D 메인보드에 얹었 다. X3D CPU에 특화되고 PCIe 5.0을 지원하기에 성능 면에서 더 큰 효용감을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8+2+1 전원 페이즈 설계에 방열판 배치도 잘되어 콘텐츠 제작자가 요구하는 안정성을 확실히 보장한다. 영상편집 작업의 속도를 위해 DDR5 메모리는 32GB로 넉넉하게 확보했다.
그래픽카드는 게임과 콘텐츠 제작 양쪽으로 무난하고 가성비가 높은 ZOTAC GAMING 지포스 RTX 5060 Twin Edge OC D7 8GB로 고정했다. 가벼운 콘텐츠 위주로 제작하고 게임 편의성을 더 생각하는 사용자도 있을 수 있으므로 SSD의 용량을 1TB로 놓고 줄인 대신 고화질 영상 저장을 위한 HDD의 용량을 4TB로 줄였다. 전원공급을 위한 파워서플라이는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풀체인지 800W 80PLUS브론즈 ATX3.1로 골랐다. 이후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해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짜놓은 구성이다.
이렇게 다양한 사용자 취향을 위해 비슷한 비용의 두가지 플랜을 마련해 보았다. 그런데 어쩐지 돈이 남지 않냐고? 최대 150만원까지 쓸 수 있는데 돈이 남아서 고민이라면. 걱정 말고 제목을 다시 확인하자.
단순한 PC본체가 아니라 ‘게임룸’ 구축이 목표니까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쓸 만한 보급형 게이밍 모니터 15만원과 저렴한 키보드/마우스 5만원을 구입하자. 이걸 내 방에 잘 설치하면 이제 게임룸이 완성됐다.
기분을 더 내고 싶다! 그럼 배달 치킨 한 마리(3만원) 더 추가하자! 이렇게 23만원 추가하면 150만원~160만원 대의 가격이 총 비용이 된다. 어떤가? 이 정도면 딱 평균여행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집캉스 게임룸이 완성되지 않는가!
By 안병도 에디터 Byeongdo.An@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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