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계에서 판매되지 않은 신차를 보험 가입 후 실적으로 잡는 편법이 만연한 가운데 폭스바겐, 도요타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이 같은 편법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출처:오토헤럴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판매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사용한 편법이 폭스바겐, 도요타, GM 등 현지 합작 브랜드에서도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네타(Neta)와 지커(Zeekr) 등 중국 업체들이 딜러에 도착한 신차를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았음에도 먼저 보험에 가입시켜 판매된 것처럼 집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러한 차량들이 중고차 시장에서 '제로 마일리지'로 유통되자 중국 정부는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는 중국의 대표적인 소비자 불만 접수 사이트 세 곳에 게시된 97건의 불만 사례를 분석한 결과, 네타와 지커뿐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 이 같은 보험 편법이 관행적으로 사용돼 왔다고 보도했다.
그 결과, 도요타·폭스바겐·뷰익 등 외국 브랜드에서도 보험 가입만으로 판매 실적을 잡은 정황이 드러났다. 일부 소비자들은 신차를 구매한 직후 차량이 이미 타인 명의로 보험에 가입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보험 가입 시점이 구매 이전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항의한 소비자들에게 딜러는 "판매 목표 조기 달성을 위한 조치"였다는 설명을 내놨다고 한다. 이러한 소비자 불만은 BYD, 도요타, 폭스바겐, 닛산, 혼다 등 중국 토종 브랜드와 외국계 합작 브랜드 대부분에서 확인됐다.
한편, 이 명단에 현대차와 기아는 포함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제로 마일리지' 차량 판매 관행이 소비자 신뢰를 저해하고, 자동차 통계 왜곡은 물론 산업 전반의 건전한 경쟁 질서를 무너뜨린다고 보고 있다.
특히 판매량을 과장해 시장 수요를 오판하게 만드는 구조는 과잉 생산을 부추기고, 이는 결국 공급 과잉과 가격 전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신차 보험 등록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사전 보험 가입 차량의 유통을 제한하는 등 고강도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판매 통계의 신뢰성과 유통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구조조정과 유통 시스템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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