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발생한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망 사고와 관련해 미 법원이 천문학적 배상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출처:오토헤럴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테슬라가 오토파일럿 관련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에게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연방 배심원단은 2일(현지 시간), 2019년 키 라르고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와 관련해 테슬라의 주행 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에 결함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총 2억 4300만 달러(약 3400억 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배심원단은 보통손해액 가운데 테슬라의 책임을 33%로 제한해 약 4300만 달러를 부담하도록 하고 향후 유사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금 2억 달러 전액을 테슬라가 지급하도록 평결했다. 테슬라는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고는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집으려다 전방 주의를 놓친 사이, 오토파일럿이 교차로의 정지 표지와 점멸등을 인식하지 못해 정차 중인 차량을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보행자 나이벨 베나비데스 레온(당시 22세)이 사망하고 동승자 딜런 앙굴로가 중상을 입었다.
배심원단은 “결함이 손해의 법적 원인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으며 운전자 과실 비율을 67%로 산정했다. 이번 판결에는 원고 측은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CEO가 오토파일럿 성능을 과장해 운전자의 경계를 낮췄다고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법원 역시 테슬라가 오토파일럿을 실제보다 안전하고 자율적인 시스템처럼 홍보해 운전자들이 ‘위험한 신뢰’를 갖게 만든 책임이 크다고 봤다. 또한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더라도 제조사의 결함이 사고 발생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원칙을 적용했다.
이번 평결로 오토파일럿의 안전성과 마케팅을 둘러싼 테슬라의 법적·규제 리스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2024년 조사에서 오토파일럿의 운전자 감시 수준과 기능 허용 범위 사이에 ‘치명적인 안전 격차’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테슬라는 “운전자의 전적인 책임”이라며 배심원단의 판단을 반박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2023년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된 또 다른 사망 사고 재판에서는 테슬라가 책임을 면한 바 있어 향후 유사 사건에서 어떤 평결이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테슬라는 “이번 평결은 잘못됐으며 항소할 것”이라며, “2019년 당시 어떤 차량도 해당 사고를 막을 수 없었고 차량 또는 오토파일럿의 결함 때문이 아니었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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