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가주 레이싱이 지난 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핀란드에서 열린 '2025 섹토 랠리 핀란드'에서 1위부터 5위까지를 싹쓸이 했다. (출처:WRC)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WRC 가운데 가장 빠른 '2025 섹토 랠리 핀란드(Secto Rally Finland 2025)'에서 카를레 로반페라(토요타 가주 레이싱)가 압도적인 주행으로 포디엄 정상에 올랐다. 핀란드가 고향인 로반페라는 평균 시속 129.95km라는 WRC 역사상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로반테라의 우승으로 토요타 가주 레이싱은 35년 만에 1위부터 5위까지 모두를 싹쓸이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로반페라는 금요일 첫 스테이지에서 선두를 잡은 뒤 한 번도 그 자리를 내주지 않았고 토요일 오후 현대 쉘 모비스 월드랠리팀(현대차)에 더블펑크 악몽이 펼쳐지면서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현대차 티에리 누빌과 아드리앵 포르모는 토요일 오후 바스틸라 스테이지에서 앞바퀴 오른쪽 타이어가 동시에 터지는 이례적인 불운을 겪었다. 당시 두 사람은 로반페라를 바짝 추격하며 포디움 경쟁을 벌이고 있었지만 펑크로 인해 수십 초를 잃었고 결국 6위와 7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포르모는 마지막 날 결승선을 1km 남기고 기계 결함으로 리타이어했고 오트 타낙은 금요일 사고 손상과 스튜어드와의 접촉으로 인한 5분 페널티까지 겹쳐 10위에 그쳤다.
누빌은 토요일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챔피언십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다. 내일은 남은 포인트라도 최대한 챙기겠다”고 말했지만 일요일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도 인상적인 레이스를 벌이지 못하고 의미있는 포인트 획득에 실패했다.
현대 월드 랠리팀은 타이어 펑크로 리타이어를 하고 드라이버의 실수로 패널티를 부과 받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상위권 진출에 실패했다. (출처:WRC)
토요타의 완승 비결은 안정적인 전략과 세팅 최적화였다. 로반페라는 초반부터 리드를 잡고 무리한 공격 대신 일관된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타이어와 서스펜션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였다. 반면 현대차는 속도 경쟁에서 토요타를 따라잡기 위해 과감한 셋업을 선택했지만 타이어 내구 한계를 넘어서는 부담이 누적됐다.
결국 고속 점프와 장거리 그라벨 구간이 반복되는 핀란드 특유의 코스에서 현대차의 선택은 랠리를 이어가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현지에서는 현대차가 추격을 위해 리스크가 큰 셋업을 택한 점, 동일 부위 타이어 펑크가 발생한 것은 압력·온도 관리와 노면 대응에서 모두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타낙의 사고와 페널티로 멀티 포인트 확보 전략이 일찍 무너져 남은 드라이버들이 무리한 주행을 이어가야 했고 토요타가 핀란드 현지 데이터를 활용한 세밀한 세팅 최적화에 성공한 반면 현대차는 대응이 늦었다는 것도 패인으로 지목됐다.
로반페라는 전설적인 오우닌포야 스테이지 두 번을 완벽히 주파하며 첫 홈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2위는 타카모토 가츠타(이하 도요타 가주 레이싱), 3위는 세바스티앙 오지에, 4위는 엘핀 에반스, 5위는 사미 파야리로 모두 토요타 소속이었다.
현대차 최고 성적은 누빌의 6위였고, 종합 포인트에서는 에반스가 1위, 로반페라가 3점 차 2위, 타낙은 4위로 내려앉았다. 다음 라운드는 오는 8월 28일(현지 시간)부터 31일까지 남미 파라과이에서 첫 개최되는 랠리 델 파라과이다. 현대차가 불운과 실수를 털어내고 반격을 노려야 하는 매우 중요한 랠리가 될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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