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오토파일럿 사망 사고와 관련 미국 법원으로부터 거액의 배상금 지급 명령을 받은 직후 달리는 차량에서 운전대를 놓고 게임을 하는 운전자 영상을 공유했다. (출처:X)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명백한 책임이 드러나고 천문학적 배상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반성과 자성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 플로리다주 연방 배심원단은 최근, 지난 2019년 발생한 사망사고의 책임이 오토파일럿 성능을 과장해 운전자의 경각심을 무디게 한 테슬라에 있다고 판단했다. 배상액은 2억 4300만 달러(약 3400억 원)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과 FSD(Full Self-Driving)를 ‘자율주행 시스템’처럼 홍보하며 인간 운전보다 사고 가능성이 낮다고까지 주장해왔다. 그러나 두 기능 모두 레벨 2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불과해 운전자의 지속적인 주의와 개입이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유튜브 등에는 운전대를 잡지 않은 채 주행하는 위험한 영상이 넘쳐난다. 이번 판결 역시 테슬라가 운전 보조 시스템에 불과한 기능을 완전 자율주행인 양 포장한 점을 핵심 책임으로 본 결과다.
그런데 판결 직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고속 주행 중인 사이버트럭 운전자가 운전대를 놓고 게임을 하는 영상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공유하고 “도시와 주의 규제 승인에 따라 3~6개월이면 가능할 것”이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경고 대신 기술 과시로 읽히는 대목이다.
영상 속 차량은 로보택시 같은 완전 자율주행차가 아니라 운전자 보조 시스템인 FSD 탑재 모델로 보인다.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이 아니며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명시한 차다. 그런데도 기업의 수장이 위험한 행위를 담은 영상을 홍보하고 기술을 과시하는 것이 적절한지 묻고 싶다.
모르긴 해도 아마 많은 테슬라 운전자들은 영상에 등장하는 사이버트럭 운전자가 어떻게 경고없이 운전을 이어갈 수 있었는지 '방법'을 찾아 낼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이 운전대를 놓고 달리며 게임 이상의 위험 천만한 행동을 담은 콘텐츠를 공유하는 챌리지가 시작될지도 모른다.
머스크는 2019년 사고로 숨진 보행자에 일말의 가책, 양심이 있었다면 영상에 이런 댓글을 달았어야 했다. “운전대를 놓고 게임을 하는 것은 본인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완벽한 자율주행 시스템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라고...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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