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여행의 매력은 호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서유럽과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멋진 공간을 누릴 수 있어서다. 다뉴브강을 조망하는 숙소, 현지인들의 일상과 맞닿은 곳도 있다. 또 오랜 역사를 지닌 공간이 럭셔리 호텔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부다페스트에서 찾은 매력적인 호텔 3곳을 소개한다.

상징적인 거리와 감각적인 럭셔리 호텔
W 부다페스트
부다페스트에서 도시의 감각과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경험하고 싶다면 이 호텔이 제격이다. 2023년 오픈한 W 부다페스트는 도시의 중심 거리인 안드라시 한가운데에 자리한다. 특히, 19세기 궁전을 개조한 숙소인데, 내외부 어느 한곳도 빠트림 없이 우아하다.

많은 W 브랜드 호텔이 그렇듯 이곳도 '트렌디한 럭셔리'를 콘셉트로 삼았고, 예술적인 공간을 갈구하는 여행자들을 위한 안식처로 적합하다. 총 151개의 객실이 준비돼 있으며, 기본 객실도 여유 있는 구조에 대형 창을 갖춰 개방감을 살렸다.
객실은 채도 높은 색으로 화려함을 강조했으며, 복도와 계단 등은 과거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궁전 느낌을 살렸다. 호텔 안에서 사진만 찍어도 인생샷이 될 정도로 인상적이다.

부대시설도 남다른데, AWAY 스파의 실내 풀(Pool)이 압권이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온도의 물로 채워진 풀은 편안하게 몸을 맡길 수 있다. 눈을 사로 잡는 멋진 인테리어는 덤이다. 이 밖에도 스파에는 핀란드식 사우나, 스팀룸, 실내 트리먼트 룸 등이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F&B의 경우, 식당 수가 많거나 규모가 크진 않지만 고급 호텔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낸다. 메인 레스토랑은 투숙객을 위한 조식부터, 외부인도 이용 가능한 점심, 카페, 저녁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조식은 단품(오믈렛·에그베네딕트·헝가리식 토스트 등)과 세미 뷔페(샐러드·샤퀴테리·빵·요거트·디저트·음료 등)이 결합된 형태다.

오후 테라스 좌석에서 커피를 마시며 바로 앞 국립 오페라하우스를 보는 것도 일정에 포함시킬 만하다. 저녁에는 스테이크 하우스 콘셉트로 약간의 일식을 가미했다.
이 밖에도 관광지 접근성이 좋은데, 부다성과 세체니 온천 등 주요 여행지는 대중 교통(호텔 앞에 버스 정류장·지하철역 존재)으로 10~15이면 갈 수 있고, 도보로는 성 이슈트반 대성당, 엘리자베스 광장, 안드라시 거리 등을 여행할 수 있다.
도보 여행자를 위한 숙소
풀만 부다페스트
아코르(Accor) 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풀만 부다페스트(Pullman Budapest)는 도보 여행자에게 알맞은 선택지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모던한 감성의 호텔에서의 숙박이 가능하다. 시설, 디자인, 입지 등 모든 부분에서 만족할 만하다.

가장 자랑할 건 단연 위치다. 오페라하우스와 안드라시 거리, 성 이슈트반 성당에서 도보 3~5분 거리다. 게다가 지하철역(Nyugati), 버스 정류장 등도 걸어서 금방이라 국회의사당부터 세체니 온천, 다뉴브 강변, 영웅광장까지 대부분의 주요 관광지 또는 외곽 지역으로의 이동이 간편하다.

호텔 외관은 부다페스트의 분위기에 잘 녹아든 반면 내부는 감각적이다. 객실은 총 136개로, 디럭스·슈퍼리어부터 이그제큐티브 스위트까지 다양한 타입이 마련돼 있어 커플 여행부터 비즈니스 체류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다. 레스토랑은 조식부터 브런치, 디너까지 가능하며, 로비 바도 겸하고 있다.



객실의 색감은 남색으로 포인트를 줘 세련된 인상이고, 1~2인용 소파와 테이블, 커피 메이커 등 필수적인 요소들을 빠트리지 않았다. 즉, 이곳은 깔끔하고, 효율적인 공간 이용, 훌륭한 접근성,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로컬의 일상에 스며든 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부다페스트 다뉴브
여유롭게 다뉴브강의 정취를 느끼고, 도심 속에서 휴식을 누리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부다페스트 다뉴브(Four Points by Sheraton Budapest Danube)는 다뉴브강 앞에 둥지를 튼 호텔은 대부분의 객실에서 강과 맞은편 머르기트 섬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중심가에서는 살짝 떨어져 있지만, 오히려 로컬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이다. 현지인들이 자주 가는 머르기트 섬도 도보로 5~7분이면 갈 수 있다. 바쁜 유럽 여행 속에서 평온한 감성이 깃든 공간인 셈이다.


객실은 총 100여 개 규모로, 스탠다드부터 리버뷰 발코니 객실, 이그제큐티브 타입까지 다양한 형태로 구성돼 있다. 특히 발코니 객실에서는 강변과 머르기트 섬의 초록 풍경을 동시에 눈에 담을 수 있다.

호텔 내 편의시설도 알차다. 실내에는 모던한 디자인의 레스토랑과 로비 라운지가 있고, 간단한 유럽식 조식(계란 요리·샤퀴테리·각종 치즈·빵 등)과 점심 & 저녁 다이닝이 가능하다. 또 9층 루프탑 바는 이 호텔의 숨은 명소다.

아침 식사 후 강변을 따라 산책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머르기트 섬까지 다녀오면 로컬처럼 이 지역을 즐긴 것이다. 저녁에는 호텔 근처에서 출발하는 다뉴브강 유람선이 있으니 야경 투어를 하는 것도 괜찮겠다.
부다페스트에서 하루 이틀 정도만 체류할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자유여행으로 5일 이상 자도시를 진득하게 볼 예정이라면 이곳에서 1~2박 머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근처 공원과 맛집, 카페까지 두루 다니면 딱 좋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