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조(三条, Sanjo) 지역은 교토의 꽤 중심부다. 특히, 동서 방향으로 쭉 뻗은 산조도리(三条通, 이하 산조 거리)가 여행자의 길이 돼 준다. 강을 바라보는 산조 오하시 다리(Sanjo Ohashi Bridge)에서 시작해 서쪽 방향으로 걸어가며 다양한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주요 관광지로는 가모강, 산조 오하시 다리, 산조 메이텐가이(상점가), 교토문화박물관, 신푸칸(쇼핑몰), 등이 있으며, 거리를 따라 수많은 식당과 카페, 잡화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 걸음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인 장소들이 많다.
교토를 여행한 주인공들
야지 & 기타 조각상
산조 오하시 브리지 초입을 잘 살피면 재밌는 동상을 발견할 수 있다.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두 명의 남자다. 야지상(Yaji-san)과 기타상(Kita-san)은 일본 고전 문학에서 꽤 유명한 캐릭터다.

1802년부터 연재가 시작된 <도카이도츄히자쿠리게(東海道中膝栗毛)>에 나오는 인물들로 교토, 오사카 등 일본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겪는 웃긴 사건들을 엮은 책이다.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킨 코믹 여행기로 이해하면 쉽다.
조각상의 존재 자체가 책의 인기를 방증하는 것이고, 교토 여행의 상징처럼 여겨져 일본인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는 스폿이다.
최적의 여행 동선을 위한 숙소
OMO5 교토 산조 by 호시노 리조트
교토와 산조 거리 한복판에 있는 숙소다. 문을 나선 순간 교토 여행의 중심에 다가갈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산조 거리와 가와라마치, 기온시조, 가모강 등 주요 거리와 관광지를 걸어 다닐 수 있으며, 지하철역(교토시야쿠쇼마에·교토가와라마치)도 도보 3~7분이면 충분하다.

2021년 4월 문을 연 곳이라 객실을 포함한 전체 시설이 깔끔한 인상이다. 1~4인 등 대부분의 여행 형태를 맞출 수 있는 객실, 로비 겸 카페인 OMO 카페, 각종 어메니티와 간식(사탕·일본 차) 등 편안한 투숙을 위한 것들을 골고루 갖췄다.

객실은 1~2인 여행을 위한 퀸 베드룸과 트윈 베드, 3~4인 가족과 우정 여행을 위한 슈페리어 룸(침대 3개), 쿼드 룸(침대 4개+별도의 테이블과 소파)이 준비돼 있다. 인원에 맞는 적당한 크기라 부족함 없이 머물 수 있다. 또 모든 객실에 욕조가 있어 따뜻한 물로 하루의 피로를 풀 수도 있다.

OMO 카페도 매력적이다. 디저트 플레이트 핫슨(八寸)과 고소한 커피로 여유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고, 아침에는 일본 육수(다시)를 활용한 5가지 리소토, 피자 토스트, 5가지 빵 플레이트 중 하나를 선택해 식사하면 된다.
OMO5의 직원들의 감성이 담긴 투어와 지도를 활용하면, 교토 역사와 로컬 문화를 아우르는 여행도 가능하다. 특히, OMO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고킨조지도(Go-KINJO Map)는 직원들이 추천하는 로컬 식당과 카페들로 채워져 있고, OMO레인저와 함께 산조 전통 상점 투어 등이 가능하다. 교토 여행 초심자부터 여러 번 교토를 방문한 여행자까지 두루 만족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인 셈이다.
역사와 전통의 상점들
산조 메이텐가이 & 미스야바리 & 오니시 교센도
교토를 걸으며 여행하다 보면 한 번쯤 지나가게 되는 곳이 산조 메이텐가이다. 상점가 이름(名店街)처럼 ‘이름난 가게들이 모인 거리’라는 의미로 다양한 전통 상점과 모던한 가게들이 공존한다. 일본의 여느 상점가처럼 지붕이 설치돼 있어 언제나 편하게 쇼핑할 수 있다.
전통 일본 과자점, 양복점, 화장품 가게, 드럭스토어, 카페, 식당, 잡화점, 생활용품점, 식기 전문점 등 다양한 가게들이 있는데, 오래된 가게들도 여럿 있다. 400년 전통의 바느질 도구점, 200년 역사의 수제 부채 전문점 등이 눈에 띈다.

미스야바리(바느질 도구 전문점)는 빌딩을 통과해야 한다. 가게가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 공간에 일본식 정원과 함께 작은 공방이 있다. 각양각색의 바늘, 아기자기한 자수바늘, 형형색색의 실, 섬세한 칼날의 가위 등이 매대를 채우고 있다.

오니시 교센도는 1830년 문을 연 수제 부채 전문점이다. 일상적인 부채부터 고가의 부채까지 다양한 수제 부채를 판매하고 있는데, 디자이너와 협업한 부채, 교토 명소가 담긴 부채, 여성용, 남성용 등 카테고리가 넓다. 또 부채를 만들고 있는 장인도 볼 수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교토에서 만난 화끈한 마파두부
Xuemeihua Saikontan
산조 거리에서 아주 조금(약 250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중식 전문점이다. 분위기부터 압도적이다. 오래된 주택을 식당으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는데, 나무의 은은한 향이 식당 전체를 감싸고 있다. 여기에 중국 차, 음식의 냄새도 더해진다.

메뉴판을 읽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만큼 메뉴가 많고, 요리의 폭도 넓다. 다양한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코스 요리(6,000~1만2,000엔)를, 인상적인 단품 요리를 원한다면 훠궈, 마파두부 & 볶음밥, 채소, 만두, 튀김 중에서 고르면 된다.


특히,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마파두부는 본토에서 즐기는 것만큼 화끈하게 맵고, 산초 향이 강렬하게 코를 찌른다. 고슬고슬한 볶음밥(계란+양배추 등)에 비벼 먹으면 만족도 높은 한 그릇의 식사가 된다.

이 밖에도 산조 거리와 인근에서 경험할 만한 맛집으로는 이노다커피 본점(1940년 창업한 교토 로컬 카페), 미시마테이 본점(스키야키), 우메조노(화과자 & 일본 디저트 전문점), 시즈야(교토 로컬 베이커리) 위켄더스 커피가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