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높은 곳을 꿈꾼다. 더 빠른 성능, 더 강력한 스펙, 더 많은 포트, 더 화려한 RGB. 하지만 펜트하우스라고 해서 모두 같은 펜트하우스는 아니다. 고층이라는 타이틀 아래에도 조용한 위계가 존재한다.
무엇으로 무장했는지, 얼마나 감쌌는지에 따라 같은 꼭대기층이라도 다르게 보인다. 보이지 않는 서열은 IT 제품군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ASRock의 플래그십 메인보드인 타이치 시리즈만 해도 그렇다. 이름은 같지만 X870E 타이치와 타이치 라이트 사이에는 분명한 격차가 존재한다. 겉보기에는 두 모델 모두 강력한 USB 확장성을 공유하지만, 감성의 결은 각기 다르고 걷는 길도 다르다.
다른 태도지만 같은 근본, 나란히 빛나는 형제다.
# USB 포트로 빛나는 AMD X870E 타이치 시리즈
‘인생극장’이라는 예능이 있었다.순간의 선택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분기점을 보여주는 형식이었다.만약 애즈락 하이엔드 메인보드로 인생극장을 찍는다면,X870E 타이치와 X870E 타이치 라이트를 주연으로 섭외해야 할 것이다.
근본은 같지만, 화려한 루트를 택한다면 X870E 타이치.수수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원한다면 X870E 타이치 라이트.물론 같은 시간대에 존재하는 제품이므로 진짜 인생극장처럼 보긴 어렵지만,입은 옷은 극과 극이라도 얼굴을 자세히 보면 ‘붕어빵’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형제쯤으로는 볼 수 있겠다.
최신 X870E 칩셋, 24+2+1 페이즈 전원부, DDR5 8200MHz+ 메모리 오버클럭,PCIe 5.0 듀얼 슬롯, Gen5 M.2 SSD까지 핵심 구성은 모두 동일하다.붕어빵이라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하지만 선택지는 분명히 다르다.
▲ 애즈락 X870E 타이치 라이트 메인보드
X870E 타이치는 외형적으로도 번쩍인다.전원부 히트싱크는 전체 알루미늄으로 구성되어 방열 효율을 끌어올렸고,감성도, 기능도 빠지는 부분이 없다.반면 X870E 타이치 라이트는 그 화려함을 내려놓았다.빠졌다고 표현하기보다는, 불필요함을 덜어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큰 차이는 외형적인 감성이다.
굳이 말하자면, 성능에서도 일부 차이는 있다.
X870E 타이치는 히트파이프가 포함된 복합 VRM 히트싱크를 사용하지만,타이치 라이트는 일반형 아머 방열판이 적용되어 있다.VGA를 쉽게 탈거할 수 있는 EZ 릴리스 기능도 타이치에만 탑재된다.그래픽카드 탈착이 잦은 사용자라면,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타이치가 훨씬 편할 것이다.
다만 중요한 장점은 양쪽 모두 동일하게 갖췄다.대표적으로 M.2 툴리스 설계가 있다.별도 나사 없이 SSD를 쉽게 고정할 수 있어 조립 편의성이 우수하다.
애즈락 X870E 라인업은 AMD 메인보드 중 가장 흥미로운 선택지 중 하나다.단순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사양을 줄인 ‘라이트’가 아니라,같은 플랫폼 안에서 감성과 실용성 사이의 선택을 제안한 구성이다.
정리하자면,X870E 타이치는 완성형 초고성능 메인보드를,X870E 타이치 라이트는 실용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조립 환경을 제안한다.방향은 다르지만, 핵심은 뚜렷하게 공유되고 있다.
항목 | X870E Taichi | X870E Taichi Lite |
---|---|---|
칩셋 | AMD X870E | AMD X870E |
전원부 구성 | 24+2+1 SPS (110A) | 24+2+1 SPS (110A) |
메모리 지원 | DDR5 최대 8200+ (OC), EXPO 지원 | DDR5 최대 8200+ (OC), EXPO 지원 |
PCIe 슬롯 | 1× PCIe 5.0 x16, 1× PCIe 4.0 x16 | 1× PCIe 5.0 x16, 1× PCIe 4.0 x16 |
M.2 슬롯 수 | 총 4개 (1× Gen5, 3× Gen4) | 총 4개 (1× Gen5, 3× Gen4) |
M.2 확장 카드 | 미제공 | 미제공 |
쿨링 구성 | 히트파이프 포함 복합 VRM 히트싱크 + IO 방열판 알루미늄 풀 아머 + EZ릴리스 지원 |
일반형 아머 알루미늄 히트싱크 (히트파이프 없음) EZ릴리스 미지원 |
오디오 | Realtek ALC4082 + ESS SABRE9218 DAC + Nahimic Audio | Realtek ALC4082 + ESS SABRE9218 DAC + Nahimic Audio |
네트워크 | 5G LAN (Marvell AQC113CS) + 2.5G LAN (Intel) + Wi-Fi 7 + Bluetooth | 5G LAN (Marvell AQC113CS) + 2.5G LAN (Intel) + Wi-Fi 7 + Bluetooth |
USB 포트 | 후면: USB4 Type-C×2, USB 3.2 Gen2×4 전면: USB 3.2 Gen2x2 Type-C (20Gbps) |
후면: USB4 Type-C×2, USB 3.2 Gen2×4 전면: USB 3.2 Gen2x2 Type-C (20Gbps) |
# 모든 USB 포트는 빛날 자격이 있다
AMD 계열 메인보드가 인텔 계열 메인보드와 비교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바로 USB 기능이었다.인텔은 고성능 메인보드의 경우 썬더볼트 4를 기본 지원하는 반면,AMD는 그에 상응하는 기능이 없어 한계로 지적돼 왔다.무엇보다도 대역폭이 항상 아쉬웠다. 썬더볼트 4는 최대 40Gbps에 이르니까.
▲ 애즈락 X870E 타이치 메인보드
그러나 ASRock X870E 타이치와 타이치 라이트는 이 아쉬움을 해소했다.두 제품 모두 후면에 USB4 Type-C 포트를 두 개씩 탑재해 최대 40Gbps의 초고속 전송 속도를 지원하며,디스플레이 출력, 고속 충전, 썬더볼트와의 호환성까지 폭넓게 제공한다.
여기에 후면 USB 3.2 Gen2 포트 4개와 전면 USB 3.2 Gen2x2 Type-C 헤더까지 더해져외장 SSD, 고해상도 캡처 카드, DAC, 다양한 게이밍 장비를 동시에 연결해도 확장성에 부족함이 없다.플래그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USB 구성이다.
‘모든 USB 포트는 빛날 자격이 있다’고 애즈락이 언급한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성능의 뼈대가 되는 전원부 역시 동일한 구성이다.24+2+1 페이즈 구성에 SPS(Smart Power Stage) 기반의 110A Dr.MOS를 채택해최신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전력 요구를 완벽히 수용한다.방열 설계 또한 강화되어 고클럭 부하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메모리는 DDR5 8200MHz 이상의 고클럭 오버클럭을 지원하며,Intel XMP와 AMD EXPO를 모두 호환해 폭넓은 선택지가 주어진다.고급 8레이어 서버급 PCB를 기반으로 신호 간섭을 최소화하고, 발열 제어에도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실질적인 메모리 성능과 안정성을 모두 확보한 설계다.
M.2 슬롯은 총 6개로 구성되어 있으며,이 중 하나는 PCIe 5.0 x4를 지원하는 ‘Blazing M.2’ 슬롯으로 초고속 NVMe SSD 사용이 가능하다.대역폭은 최대 128Gbps에 달해 고해상도 영상 편집이나 대용량 게임에서도 병목 없이 대응한다.M.2 슬롯 대부분은 히트싱크가 기본 제공되며, 퀵 릴리스 방식으로 조립 편의성도 높다.
네트워크 구성도 타협이 없다.5Gbps 및 2.5Gbps 듀얼 유선 LAN 포트를 기본 탑재하고,무선은 Wi-Fi 7(802.11be)을 지원해 고속성과 저지연 연결을 모두 만족시킨다.온라인 게이밍은 물론, 4K 화상회의나 재택근무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연결이 가능하다.
오디오는 ESS SABRE9219 DAC와 WIMA 오디오 커패시터, Nahimic Audio의 조합으로수준 높은 사운드를 제공한다.외장 사운드카드 없이도 몰입감 있는 게임 플레이와 고해상도 음악 감상이 가능하며,방송용 마이크와 함께 사용할 경우에도 충분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음질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특히 만족할 만한 구성이다.
이처럼 ASRock X870E 타이치와 타이치 라이트는 기존 AMD 계열 메인보드에서 아쉬웠던USB 확장성과 속도를 대폭 개선했으며,그 외의 주요 사양 역시 플래그십 제품다운 균형을 갖췄다.어떤 제품을 선택하든, 사용자 입장에서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는 설계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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