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속, 샘 흐르는 길을 따라 자리한 마을, 매깜퐁. 작은 마을이지만 자연과 삶이 어우러진 모습이 매력적이다. 현지인은 도심 속 번잡함을 벗어나 쉬어갈 수 있어서, 관광객은 치앙마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많이 찾는 곳. 근처에는 가 볼 만한 특색 있는 여행지들도 여럿 있다.

개울가 따라
매깜퐁 마을
해발 고도 1,300m에 자리한 산골짜기 마을이다. 100년 전, 도이 사켓 지역의 농부들이 이곳에 처음 정착했고 현재는 120가구 5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마을은 홈스테이, 차와 커피 생산으로 유명하다.

마을 이름은 매깜퐁. 태국어로 매(Mae)는 마을을 가로지르는 개울의 이름을 뜻하며, 깜퐁(Kampong)은 노란 꽃의 이름이다. 이름하여 꽃이 피어난 개울가 마을이다. 이 개울은 마을 끝자락에 있는 매깜퐁 폭포에서 시작된다.

폭포에서 내려온 물이 마을 중심을 졸졸 흐르고, 깊은 산 속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치앙마이 시내보다 훨씬 시원하다. 시내에서는 차로 약 1시간 거리라 가는 게 쉽지만은 않은데, 특유의 자연 분위기와 매력적인 상점들로 이미 현지인과 관광객 사이 유명한 관광지다.

울창한 숲 아래, 동화 속 풍경처럼 옹기종기 모여 있는 태국 전통 목조 주택에서 머물며 맑은 공기와 물소리를 들어 보고 싶다면 향해 봐도 좋을 것.

머무는 동안에는 꼭 이곳에서 재배되는 커피나 도로를 따라 줄지어 있는 상점에서 판매하는 길거리 음식을 먹어 보자. 특히 쌀과자 까오탠(Kaothan)은 매깜퐁의 별미다. 누룽지와 비슷한 식감에 달콤함이 더해진 달짝지근하고도 바삭바삭한 누룽지 과자다
발아래 치앙마이
끼우핀 전망대
매깜퐁 마을에서 차로 15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전망대다. 치앙마이와 람팡 지역의 경계에 위치해 치앙마이와 람팡의 전망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해발 약 1,500m의 고지대라 발아래로 풍경이 한 눈에 담기고, 일출이 아름다워 새벽부터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다만 대체로 한적한 편이라 혼자 가지 않는 편이 좋으며, 만약 이른 시간에 간다면 겉옷과 우비를 챙겨 가는 걸 추천한다. 안개가 짙게 낄 때가 많고 굉장히 서늘한 편이다.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가거나 차로도 올라갈 수는 있지만, 두 방법 모두 만만치 않다. 길이 험해 로드트립을 각오해야 한다. 혹시 차가 없다면 매깜퐁 마을에서 썽태우(สองแถว, 트럭을 개조한 미니 버스)나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올라가기도 한다. 가까운 거리에 매깜퐁 폭포도 있어 겸해 들르기 좋다.
마을 사람들의 소망
왓 칸타 푸엑사
매깜퐁 마을 안에 있는 유일한 사원으로, 숲 속 개울가 주변에 작은 규모로 있어 평화롭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도드라진다. 다른 매깜퐁 마을 주택들과 비슷하게 목재로 지어졌다.

사원의 건축 자재는 티크(Teak,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인 열대 낙엽수) 목재로, 그 위 정교한 태국 전통 문양이 새겨져 있다. 이는 고대 란나 왕국의 건축 양식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왓 칸타 푸엑사는 원래 처음에는 마을 밖 언덕 기슭에 암자 형태로 있었는데, 1925년에 마을 한가운데의 개울 옆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원으로 기능을 바꾸게 되었다.


사원 내 주요 건물로는 개울 위에 자리한 예배당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이는 태국 북부 지역에서 보기 드문 형식으로 치앙마이 지역에 이런 형태를 가진 곳은 단 두곳 뿐이다. 법당 안 불상들이 굉장히 자유롭게 놓여 있는 점이 인상적인 사원이다.
250년 된 나무 옆
더 자이언트
매깜퐁 마을에서 30여 분간 구불구불한 산간 도로를 달리면 ‘이런 곳에 카페가 있긴 할까?’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풍경으로 압도해 버리는 카페가 어느덧 등장할 것. 250살이라는 삼나무의 거대한 그늘에 앉아 끝없이 이어진 산맥 전망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 ‘더 자이언트’가 그 주인공이다.

카페를 본격 이용하기 위해선 입구에서 테이블이 있는 곳까지 이어진 미니 출렁다리를 건너가야 하는데 스릴이 넘친다. 한 번에 건너갈 수 있는 인원도 1명으로 제한되어 있다. 혹시 다리가 끊어질까 겁이 난다면 다행히도 가장자리에 있는 계단을 통해서 가는 방법도 있다.


이름은 카페이지만 식사 메뉴도 가능해 자연 풍광을 오랫동안 즐기며 식사하고 커피를 마셔도 좋다. 음식보다는 풍경 맛집이긴 하지만. 원한다면 며칠 머물러 보는 선택도 가능하다. 호텔 운영도 함께하고 있어 투숙도 가능하다.

글·사진 남현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