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enesis Magma Racing, GMR)이 2026년 FIA 세계내구선수권대회(WEC)를 목표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GMR-001 하이퍼카와 전용 V8 엔진 공개를 시작으로 팀 구성과 인재 영입을 마쳤다. GMR은 유럽 내구 레이스 실전 주행 경험을 통해 세계 정상급 제조사들과 벌일 한판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GMR-001, 하이퍼카 개발 속도전
지난 2023년 6월 시작된 전용 V8 엔진 개발은 2024년 2월 독일 알체나우에서 첫 점화에 성공했다. 7월에는 프랑스 르카스텔레에서 오레카(ORECA) 제작 섀시에 탑재돼 첫 프로토타입 완성차가 탄생했다. GMR-001은 오레카(ORECA) 섀시, 엑스트랙(Xtrac) 기어박스, 보쉬(Bosch) MGU, 윌리엄스(Williams) 배터리 팩을 결합한 내구 레이스 최상위 클래스 LMDh 사양으로, WRC에서 축적한 현대 모터스포츠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테스트와 시뮬레이션 훈련 강화
첫 번째 GMR-001은 르카스텔레의 전용 베이스에서 시운전을 마쳤고 안드레 로터러(André Lotterer)와 피포 데라니(Luís “Pipo” Derani)가 시뮬레이터와 트랙에서 세팅 작업을 진행했다. GMR-001은 앞으로 유럽 전역에서 이어질 혹독한 테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내구성과 성능을 점검하며 2026년 WEC 데뷔를 준비한다.
LMDh 클래스 선택, 전략적 접근
제네시스가 선택한 LMDh 클래스는 WEC 최상위 클래스인 하이퍼카 내에서 운영되며 비용 효율성과 빠른 개발 속도가 장점이다. LMDh 규정은 IMSA와 WEC 간 호환이 가능해 미국 시장에서 특히 유리하다. 현재 캐딜락, 포르쉐, BMW, 람보르기니, 아큐라 등이 이 규정으로 출전 중이다. 포드와 맥라렌도 2027년 합류할 예정이다.
IDEC 스포츠와 손잡고 팀 완성
제네시스는 프랑스 IDEC 스포츠와 협력해 ‘제네시스 트래젝토리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IDEC는 프랑스 기반의 전문 내구 레이스 팀으로, 제네시스가 WEC 준비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한 파트너로 ELMS(유럽 르망 시리즈, European Le Mans Series) 챔피언 경력을 갖고 있는 강팀이다. 올해는 제네시스 시그니처 컬러인 마그마 오렌지 디자인의 LMP2 머신을 운영하며 드라이버와 엔지니어들의 실전 훈련장을 제공하고 있다.
드라이버 라인업과 차세대 육성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이 2026년 WEC 출전을 위해 영입한 핵심 드라이버들도 막바지 훈련에 돌입했다. 르망 3회 우승자 안드레 로터러와 브라질 출신 피포 데라니가 주축을 이루고 여기에 제이미 채드윅(Jamie Chadwick), 마티스 조베르(Mathys Jaubert), 다니엘 준카델라(Daniel Juncadella)가 합류했다.
특히 채드윅은 ELMS LMP2 클래스에서 여성 최초 우승을 기록하며 주목을 받은 레이서다. 제네시스는 영국 다이니즈마(Dynisma)의 첨단 시뮬레이터를 도입해 실제 테스트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드라이버 훈련과 데이터 수집에 활용하고 있다.
ELMS와 르망에서 얻은 값진 경험
제네시스는 유럽 르망 시리즈(ELMS) 첫 라운드 바르셀로나에서 클래스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르카스텔레에서는 전체 우승을 기록했다. 이후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도전했으나 불운한 리타이어로 완주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쌓은 경험은 WEC 출전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팀 매니저와 엔지니어 영입으로 조직 역량도 한층 강화됐다.
ELMS에서의 성과와 르망에서의 도전은 제네시스가 WEC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제네시스는 2026년 브랜드 최초의 하이퍼카 GMR-001로 세계 최강 내구 레이싱 무대에 정식 출전한다. 수십 년간 내구 레이스를 지배해온 전통 강호들과 맞서는 이번 도전이 성공한다면 제네시스는 유수의 제조사 가운데 최단 시간 세계 모터스포츠 무대에 이름을 올리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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