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는 낭만적인 여행지다. 여행자의 감성을 깨우는 포인트가 있어서 그렇다. 이번에는 MZ, 로컬, 중세 3가지 감성으로 즐긴 공간들을 소개한다.

힙하고, 감각적인 카페
Kern Collective Coffee
부다페스트 유대지구에는 감각적인 공간들이 많다. 갤러리, 레스토랑, 편집숍은 물론 카페도 그렇다. 카페 외부에서 세상 멋지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람에 이끌려 컨 콜렉티브 커피(Kern Collective Coffee)로 들어갔다.

바 좌석과 테이블 좌석이 있는 내를 아치 형태의 문 없는 입구가 구분하고 있다. 이 입구를 기준으로 성격이 달라진다. 한 카페에서 두 가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셈이다. 바 좌석에서는 왠지 모르게 푸어오버, 케멕스, 사이폰 등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싶다.
테이블 좌석이 있는 공간에는 일관적이진 않지만, 개성 강한 작품들이 벽에 걸려 있다. 힙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는 현지 젊은이들도 더러 있다.

이곳을 완성하는 건 유쾌한 직원들이다. 커피 메뉴 한 가지를 물어보면 랩을 하듯 신나게 소개해주는데, 안 마시고는 못 배긴다. 20가지 정도 되는 드립, 에스프레소 블렌드(카푸치노·라테·마키아토 등) 등 커피 외에도 컨 스페셜, 주스, 티 등 음료 종류가 많다.
현지인의 일상 감성 속으로
레헬 마켓
레헬 테르(Lehel tér)역과 맞닿은 곳에 아주 일상적인 공간 ‘레헬 마켓(Lehel Market)’이 있다. 기념품 전문점이라기보다는 로컬의 감성을 몸소 느끼게 해주는 공간이다. 식료품, 의류 등 다양한 물건을 파는 재래시장 형태이고, 유리 지붕 아래로 햇살이 쏟아지는 주말 오전에 가면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레헬 마켓에서 둘러볼 곳은 2개 층이다. 1층에서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향긋한 꿀과 치즈, 버섯과 달걀이 차곡차곡 쌓여 있고, 정육점에서는 헝가리식 훈연 소시지와 햄을 구매할 수 있다. 통로를 따라 걷다 보면 향신료와 구수한 빵의 냄새가 뒤섞여 부다페스트의 일상에 한발 더 가까이 들어간 기분이 든다.

2층에는 간이식당과 생활잡화점이 있어 천천히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하는 즐거움이 있다. 점심으로는 헝가리 전통 음식인 랑고스(Langos, 튀긴 도넛 위에 각종 토핑을 올려 먹는 음식), 굴라쉬(헝가리식 육개장)를 즐기면 좋겠다.
중세 분위기를 재현한 공간
바이더후녀드성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인 세체니 온천을 즐기고 나서 그냥 이 지역을 떠나면 섭섭하다. 공원 내에 자리한 매력적인 성이 있어서 그렇다. 2~3분만 걸으면 웅장한 바이더후녀드 성을 마주하게 된다.

성은 1896년 밀레니엄 박람회를 건축된 곳으로, 건축가 이그나츠 알파르(Ignác Alpár)가 설계했다. 성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4가지 주요 건축 양식의 특징을 잘 표현했다.
외관을 보면, 로마네스크의 둥근 아치, 고딕 첨탑, 르네상스와 바로크의 곡선 형태 등 두루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헝가리 농업박물관이 자리해 곡물과 포도, 초원의 이야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다.

또 웅장한 성문인 게이트하우스 타워의 계단을 오르면 숲과 호수, 첨탑 등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성벽 위를 걸을 수 있어 이 또한 하나의 여행이 되고, 37m 높이의 문지기 방에서는 사진 전시도 볼 수 있다.
부다페스트+
여행 Tip
토카이 와인 구매는 여기서!
부다페스트에서 간식, 기념품을 살 때는 SPAR, Lidl 2곳만 기억하면 된다. 매출 기준으로 보면 Lidl이 더 높지만, 이상하게 이번 부다페스트 여행에서는 SPAR를 훨씬 자주 만났다.

그도 그럴 것이 SPAR는 부다페스트 전역에 기본 SPAR뿐 아니라 도심형 매장인 City SPAR와 대형 INTERSPAR, 편의점형 SPAR express 등 다양한 형태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오전 7시~오후 9시까지 영업하고, 일요일에도 문 여는 곳이 많다.

기념품 과자로는 SPAR PB(자체 제작 상품)를 추천한다. 초콜릿 코팅 비스킷, 코코아 크림 웨하스, 파프리카 칩스 등이 맛도 가격도 괜찮다. 특히, 부다페스트에서 필수 기념품으로 여겨지는 토카이 와인(헝가리 토카이 지방에서 생산되는 달콤한 와인)은 이곳에서 사면 좋다.
시장이나 기념품 상점에서도 판매하는데, SPAR의 판매 가격이 가장 좋은 편이다. 면세점에서는 좀 더 고가 라인을 판매하지만, 토카이 와인을 경험한다는 의미에서 구매하고 싶다면 SPAR가 적당한 선택이다.
대중교통 이용할 땐 1일권 필수
부다페스트 자유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대중교통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24시간 트래블카드(2,750HUF, 약 1만1,300원)만 기억하면 된다. 그리고 ‘도심 무제한+공항버스 제외’ 이것만 알아두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M1–M4), 트램, 버스 등을 무제한으로 환승 가능한 게 핵심이다. 익숙하지 않은 여행지에서 때로 반대 방향으로 탑승할 때도 있는데, 무제한 패스가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 승차 요령도 간단하다. 종이 티켓은 탑승 직후 펀칭하고, 모바일 표는 BudapestGO에서 NFC 스티커에 폰을 갖다 대면 된다.

참고로 공항-도심 이동은 가성비를 고려하면 100E 공항버스(데아크 페렌츠 광장 직행)를 이용하면 되는데, 티켓 가격은 2,200HUF(약 9,000원)다. 호텔까지 편하게 가고 싶다면 승차 공유 서비스(우버·볼트 등)를 이용하면 되는데, 거리에 따라 다르겠으나 3~4만원이면 웬만한 곳은 다 갈 수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