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에 다녀온 타이베이 여행 후기. 비행기는 좀 더 편한 것을 추구했고, 관광지와 맛집은 한국인이 비교적 없는 곳을 찾아다녔다. 결과는? 타이베이는 대만족이다.
30분만 이겨내세요
샹산 뷰포인트
지하철 레드라인은 타이베이 주요 관광지를 모두 훑는다. 타이베이에서 가장 높은 509m 높이의 마천루 타이베이 101(89층 전망대, 쇼핑, 맛집)에 가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이번 목적지는 한 정거장 더 이동하면 나오는 샹산역(Xiangshan)이다. 샹산에 있는 무료 전망대를 향하기 위함이다.

멋진 풍경과 사진이 목적이라면 타이베이 101에 있는 전망대보다 낫다. 산 모양이 코끼리를 닮은 샹산(Xiangshan, 象山)으로 향했고, 그리 높지 않은 동네 뒷산(해발 184m)이라 20~30분만 투자하면 된다. 그렇다고 너무 만만하게 볼 순 없는데, 올라가는 길이 꽤 가파르다.
‘쉬엄쉬엄 가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20~30분 정도 오르면, 첫 번째 전망 포인트에 닿는다. 편하게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의자가 있고, 전망대 형식의 데크 환경도 조성돼 있다. 그렇지만 고도가 살짝 낮아 완벽하진 않다.
5~10분만 더 힘을 내자. 타이베이 101과 도심이 어우러진 풍경이 제대로 펼쳐진다. 파란 하늘이 있는 정오 전이나 일몰에 가는 걸 추천한다.

여행 Tip
깨끗하게 돌아온 레인보우 도로
대만 시먼딩에 있는 무지개 도로가 새단장을 마쳤다. 지난달 24일, 깨끗한 모습으로 여행자 곁으로 돌아온 무지개 도로에서 대만 여행 기념 사진을 꼭 남겨보자.
대만의 KFC
T.K.K 프라이드치킨
1974년 시먼딩에서 시작한 대만 최초의 프라이드치킨 프랜차이즈다. 72시간 이내 신선한 닭고기를 사용하고, 부위별 맞춤 양념, 대만산 식재료 사용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대만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본토 등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 종류와 부위가 다양한데, 맛은 오리지널과 크리스피 마일드, 크리스피 스파이시 세 종류다. 한국인이라면 크리스피 마일드이나 스파이시가 적당하다. 기본적으로 치킨은 염도가 조금 있어 짭짤한 편이다. 그냥 먹는 것보다 맥주 안주로 적합하다.

식사도 괜찮고, 닭다리 1~2개와 편의점 샐러드를 활용하면 가성비 좋은 야식이 완성된다. 비스킷, 컬리 프라이(감자튀김), 코울슬로, 고구마튀김 등을 곁들여도 좋다.
대만의 여름 간식
롱메이슈관
한국이 빙수라면 대만은 또우화다. 쉽게 말해 달콤한 연두부 푸딩인데, 시원한 설탕물과 각종 토핑을 곁들여 먹는다. 대만 현지인들이 가장 흔하게 먹는 간식이란다.

타이베이 또우화 맛집으로는 롱메이슈관(榕美樹館)이 꼽힌다. 우아한 찻집처럼 보이는데, 안에는 온통 또우화로 채웠다. 취향에 따라 각종 재료를 또우화에 더하면 되는데, 타로볼과 고구마볼, 단팥, 과일, 타피오카펄이 인기다. 새콤달콤 시원하게 먹으면 끝.
연두부의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하게 퍼지는 두부 특유의 고소함이 매력이다. 오리지널, 토핑 2~3종 등 올라가는 부재료에 따라 가격은 달라지는데, 대체로 3,500~5,200원 수준이다.
감각적인 공간과 맛
Miss V Bakery Cafe
중산 카페거리 초입의 Miss V Bakery Cafe는 2015년 문을 열어 벌써 10년을 영업한 카페 겸 베이커리다. 앙증맞은 공간과 알찬 메뉴로 타이베이 MZ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송산구에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베이커리는 시나몬롤이 특히 유명하다.

브런치 카페로 활용할 수도 있다. 1~2만원 가격대로 아침부터 점심까지 해결할 수 있다. 허니 & 리코타 플레이트와 올리브 오일 & 리코타 플레이트가 시그니처이며, 각종 샐러드(MISS V 시그니처·치킨 퀴노아·연어 퀴노아 등), 아보카도 베이글, 샥슈카 등도 있다.

유럽풍으로 꾸민 내부도 매력 포인트.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커뮤널 테이블이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4인씩 앉을 수 있는 테이블도 갖추고 있다.
보보상점
卜卜商店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일본 분위기의 카페다. 사진 촬영에 적합한 테라스 좌석과 아기자기한 메뉴들이 특징이다. 다락방 느낌이 나는 공간도 있다. 감성을 자극할 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있는 셈이다.


메뉴도 식사, 디저트, 음료 골고루 있다. 커리와 대만식 매운 고기볶음 도시락, 오니리기 등의 식사와 베이커리(와플·케이크·구움과자 등), 다양한 음료(커피·밀크티·차 등)가 준비돼 있다. 앙증맞은 담음새라 사진으로 남기기 좋다.

테라스 좌석의 화분이 싱그러운 배경이 돼 준다. 도시락이나 디저트를 활용해 촬영하면 타이베이 감성 여행 사진으로 제격이다.

보보상점 바로 아래층 가게도 구경해도 괜찮겠는데, 내부에서 사진 촬영은 불가다. 기념품으로 구매할 만한 소품과 아이템들을 판매하고 있다.
Airline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스위트 2.0 & 중화항공 라운지
대만까지 가는 비행시간이 그리 길지 않지만, 직장인은 체력이 부족하다. 3시간 이동의 피로를 10분 정도로 체감할 수 있는 게 프레스티지(비즈니스 클래스) 탑승이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타이베이 노선을 매일 2편 운항하고 있으며, 기종은 그때그때 다르다.

운 좋게 최신 기종인 B787-10의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을 경험했다. 고급스럽고 차분한 느낌의 색상을 선택했다. 지금껏 봐왔던 치과 의자는 잊게 하는 세련된 스타일이다. 좌석도 독립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무척 편하다.

기내식은 중화풍보다는 한식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중화풍은 한국과 대만 그 중간에 걸쳐 있는데, 맛이 애매하다. 기내식보다는 타이베이->인천 노선에서 이용할 수 있는 중화항공 라운지에서 마음껏 식사하길 추천한다. 우육면 맛집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