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과 노트북은 오랫동안 대학생들의 선택을 가르는 양축이었다. 강력한 성능과 확장성을 앞세운 PC, 이동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삼은 노트북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듯 보였지만, 최근 몇 년간의 기술 발전은 그 구도를 흔들어 놓았다. 고성능 노트북이 데스크톱의 자리를 위협하는가 하면, 가격 대비 성능에서 여전히 앞서는 데스크톱은 존재감을 유지하며 두 기기 간의 경계를 좁히고 있다.
가격비교서비스 다나와는 시대의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왔다. 개별 제품의 가격을 제공하는 수준 그 이상의, 어떠한 기기가 누구에게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며 사실상 시장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 것.
다나와 아카데미는 이러한 정보 제공을 현장 경험으로 확장한 프로그램이다. 온라인으로만 소비되던 정보가 오프라인 현장에서 제품 체험으로 이어지고, 학생들은 눈앞에서 최신 IT 트렌드를 확인한다. 9월 17일 숭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열린 「2025 인텔®&다나와 아카데미 페스티벌」은 시장의 변화가 어떻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됐다.
메인 스폰서인 인텔을 비롯해 굵직한 글로벌 PC·IT 브랜드의 전폭적인 참여에 힘입어 현장에는 다양한 기기가 전시됐다. 이곳을 다녀간 대학생은 직접 제품을 체험하며 강점과 한계를 비교해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향후 선택의 기준을 세워볼 기회도 누렸다. 변화하는 시장의 현주소가 숭실대 캠퍼스 한가운데에서 가감 없이 펼쳐진 셈이다.
▲ 씨게이트(오우션테크놀러지) 민예지 대리를 아카데미 현장에서 만났다.
세계 최대 저장장치 기업 씨게이트 부스도 아카데미 행사에 참여했다. 마케팅을 담당하는 민예지 대리는 “씨게이트는 하드 드라이브, SSD, 서버형 스토리지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라고 소개하며, “지난 7월에 공개한 30테라바이트 HDD를 전시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왜 30테라인가: 데이터 폭증 시대의 해법
씨게이트가 30TB라는 초대형 용량을 구현한 이유는 명확하다.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 영상·이미지 콘텐츠,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서 데이터 폭증이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 세계 데이터 생성량이 2025년까지 180제타바이트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기존 10TB, 20TB 제품으로는 부족하다.
민예지 대리는 “대학생에게는 당장 필요 없는 용량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회로 나가면 연구, 영상 제작, 기업 업무 등에서 대용량 스토리지가 필수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 과시용 전시가 아니라, 미래 저장장치 수요를 학생들에게 미리 보여주려는 전략이었다.
씨게이트의 30TB HDD는 한 장당 3TB를 기록하는 플래터 10장을 담고 있으며, HAMR(Heat-Assisted Magnetic Recording) 기술로 기록 밀도를 높였다. 업계 최초로 상용화된 기술로 동일한 물리적 크기 안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해, 데이터센터와 NAS 운영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불러온다. 즉, 씨게이트가 제시하는 30TB는 데이터 폭증 시대의 해법이자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수단측면에서 결정적이다.
HAMR 기술과 시장 주도권
저장장치 시장은 오랫동안 웨스턴디지털(WD)과 씨게이트가 양분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씨게이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HAMR 기술 덕분이다. 기존 PMR(수직 자기 기록)과 SMR(기록 밀도를 높인 변형 방식)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힌 상황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기록층을 순간적으로 가열해 더 높은 밀도로 데이터를 새기는 HAMR은 차세대 돌파구로 꼽힌다.
30TB HDD는 HAMR 상용화가 현실화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제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씨게이트가 레이저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함으로써 WD와 도시바 같은 경쟁사 대비 최소 2~3년의 기술 격차를 벌렸다고 평가한다. 대용량 제품 출시라는 단적인 의미가 아닌, 향후 50TB, 100TB로 이어질 확장 궤적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장적 의미가 있다.
대학생을 상대로 강조한 이유는 분명하다
30TB HDD는 지금의 대학생이 바로 구매해 활용할 제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씨게이트가 숭실대 현장에 제품을 내세운 이유가 있다. 대학생은 곧 사회로 진출해 기업의 IT 의사결정자·연구자·콘텐츠 생산자가 될 집단이다. 이들에게 “앞으로 데이터 환경이 이렇게 바뀐다”는 메시지를 먼저 체험하게 해 브랜드를 각인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가 있다.
또한 다양한 라인업 중에서도 고용량 HDD를 유독 강조한 배경은 현재 시장 구도와 맞닿아 있다. SSD가 속도와 휴대성으로 주목받는 시대이지만, 데이터센터·NAS·AI 학습 환경에서는 용량과 비용 효율이 절대적이다. SSD만으로는 수백 페타바이트, 엑사바이트 단위의 저장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 씨게이트가 30TB HDD를 내세운 것은 “대규모 데이터 저장의 기반은 여전히 HDD이며, 그 진화를 이끌 기술력이 우리에게 있다”는 일종의 선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씨게이트는 숭실대 현장에서 30TB HDD 라는 단일 제품의 전시 보다는 미래 고객에게 씨게이트의 정체성과 전략을 직접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라고 분석할 수 있다. 심화되어가는 데이터 폭증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에 관한 답변에서 씨게이트가 빠질 수 없음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By 김현동 에디터 Hyundong.kim@weekly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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