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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3섬’ 여행, 슬로우아일랜드

2025.10.01. 1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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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는 달리도, 외달도, 율도를 차례대로 돌아보기로 했다. 슬로우아일랜드호의 운항시간표를 살펴보니 하루 만에 가능한 일이었다. 항차와 항차 사이의 간격이 핵심 포인트! 이름하여, ‘1일 3섬’ 여행이다. 각 섬에서 주어진 시간은 대략 3시간.

■달라질 미래, 달리도

아침 7시, 첫 항차의 슬로우아일랜드호가 달리도에 닿았다. 일꾼들 틈에 섞여 내린 여행자는 단 한 사람, 나뿐이다. 섬의 둘레는 12km, 발걸음을 재촉해야 했다.

섬은 고즈넉했던 예전의 모습과 달리 꽤 어수선했다.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현장이 세 곳이나 됐다. 달리도는 율도와는 연도교로, 외달도와는 인도교로, 그리고 해남과는 해저터널로 이어질 전망이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에는 차를 가지고 입도할 수 있는 섬이 된다.

슬로우아일랜드호를 탑승하면 뱃길에서 섬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슬로우아일랜드호를 탑승하면 뱃길에서 섬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달리도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오토캠핑장 때문이다. 어촌뉴딜 300 사업의 예산 지원으로 캠핑장이 생겨났을 때, 캠퍼들은 섬사람들의 안목과 그것이 가진 입지에 찬사를 보냈다. 해남 화원반도를 마주한 바다 길목, 목포구 협수로를 전면에 펼쳐 둔 기막힌 사이트, 마치 선택받은 이들만을 위한 듯한 널찍한 데크는 섬 캠핑의 로망이 됐다. 6년 전 기억을 소환해 보면, 여객선은 캠핑장 앞을 번갈아 지나며 만재도로, 장산도로, 안좌도로 흩어지곤 했다. 왕래가 뜸해진 저녁에는 뿌연 물안개 위로 노을이 내렸더랬다.

목포구등대와 협수로를 직관할 수 있는 뷰 맛집, 달리도캠핑장
목포구등대와 협수로를 직관할 수 있는 뷰 맛집, 달리도캠핑장

섬은 크게 동쪽의 염전지대와 서쪽의 산지로 나뉘며, 그 사이의 틈에 6개의 마을이 들어서 있다. 내로라하는 관광명소가 별로 없는 달리도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9년 목포 원도심, 외달도 등과 함께 슬로시티로 선정된 이후부터다. 가옥들은 점차 비워져 가는 추세다. 그러나 몇 년 사이 섬에 들어와 집을 짓고 사는 외지인들이 늘었다. 육지에서 가까운 데다, 다가올 변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듯했다.

비쭉굽이 벼랑길에는 풀이 많이 자랐다. 한 장의 엽서처럼 다가오던 그곳에는 다리 기둥이 섰다. 순간, 달라질 미래가 그려졌다. 그래서 이름이 ‘달리도’였으려나. 북쪽의 제방으로 들어서니 비로소 마음이 차분해졌다. 폐장된 염전과 목포 앞바다가 한 앵글 속으로 들어왔다. 짭조름한 햇살과 바람을 맞으며 선착장까지 돌아가는 길. 배를 타고 달리도를 찾아온 마지막 여행이라는 대목에서 왠지 모를 서운함이 돋아났다.

하루 네 차례 목포 인근 섬들을 투어하는 슬로우아일랜드호
하루 네 차례 목포 인근 섬들을 투어하는 슬로우아일랜드호

슬로우아일랜드호란?
슬로우아일랜드호는 목포항을 기점으로 달리도-장좌도-율도-외달도를 하루 4차례 왕복하는 여객선이다. 네 개의 섬은 모두 행정구역상 목포시에 속해 있으며 연안에서 매우 가깝다는 공통점이 있다. 섬 주민의 생활 편의와 관광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해 마련된 항로는 목포시의 슬로시티 인증과 결을 함께해 왔다.


■사랑의 섬이란 낡은 수식어보단, 외달도

달리도 다음 섬은 율도다. 그러나 일단 지나치고 먼저 외달도에 내리기로 했다. 갔다가 되돌아오는 슬로우아일랜드호의 항로 덕분이다. 외달도는 오래전부터 목포 시민의 휴양지로 명성을 떨쳐 왔다. 하트 모양의 해수 풀장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에 궁색함은 있지만, 어쨌든 ‘사랑의 섬’으로 불리게 된 까닭이다.

하늘과 바다, 곡선형 백사장이 부드럽게 다가왔던 외달도 해수욕장
하늘과 바다, 곡선형 백사장이 부드럽게 다가왔던 외달도 해수욕장

사실 외달도는 해수 풀장을 앞세우지 않아도 될 만큼 아름다운 스폿들을 가졌다. 그 첫 번째가 외달도 해수욕장이다. 비록 모래질은 거칠지만, 하늘과 바다를 분절한 크고 작은 섬들의 실루엣, 거기에 곡선형 해안선이 빚어 낸 부드러운 풍경만큼은 단연코 압권이다. 민박촌 앞 해변에서 시작되는 산책로도 빠뜨릴 수 없다. 숨겨진 데크길은 숲 터널을 넘어 등대까지 이어진다. 짧지만 조붓함과 반전까지 두루 갖춘 코스다. 여기서 또 하나, 운이 좋은 여행자라면 물 빠진 해안을 따라 해수욕장까지 걸음을 늘려 갈 수도 있다.

민박촌에서 시작되는 데크길은 숲 터널을 넘어 등대까지 이어진다
민박촌에서 시작되는 데크길은 숲 터널을 넘어 등대까지 이어진다

또 하나의 명소는 해수 풀장 위쪽에 자리한 유럽 정원이다. 본디 이곳은 나지막한 동산이다. 등대를 비롯해 주변 해안선이 모두 보일 만큼 전망이 좋고, 또 상부가 평탄해서 민박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캠핑 장소로도 꽤 인기가 있었다. 그러던 2009년, 목포시가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이곳에 정원을 조성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현재의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풀들이 마구 자라나 길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였고 분수대엔 고인 물이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탓이다. 작은 섬의 귀한 땅이 몇 년째 방치되고 있는 게 안타까웠다.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 왔던 외달도의 시그니처 한옥 민박
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 왔던 외달도의 시그니처 한옥 민박

외달도는 아주 작은 섬이다. 면적이 채 0.4km2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3시간 속에는 바닷가에 앉아 사색하는 시간도 담겼다. 내년이면 달리도와 475m의 해상 보행교로 연결된다. 머지않아 달리도까지 차량으로 이동, 주차한 후에 다리를 건너오는 새로운 여행이 전개될 전망이다.


■세상과 이어질 준비 율도

율도의 본래 이름은 ‘눌도’로 조선시대에는 유배지로 쓰였다. 이 섬에 귀양 온 선비들은 오랜 기간 단절된 생활을 이어 가야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 말투도 어눌해지고 행동도 굼뜰 수밖에 없었단다. 그래서 지명에는 ‘말 더듬을 눌(訥)’ 자가 쓰였다고 한다. 이는 한국지명유래집에 전해지는 설명이다. 한편, 이웃 섬 달리도의 이름에는 ‘통달할 달(達)’ 자가 들어가 있는데, 두 섬 사이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이러한 지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율도 해변에 물이 빠지면 크고 작은 풀등들이 솟아난다
율도 해변에 물이 빠지면 크고 작은 풀등들이 솟아난다

율도는 목포 앞바다 1.5km 해상에 있다. 해안을 걷다 보면 목포대교와 유달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물론 압해도와는 500m 거리에 불과하다. 압해도는 이미 연륙된 섬, 후년이면 율도 또한 국도 77호선 연장에 놓이게 된다.

최신식 피트니스 기구를 갖춘 율도 1구 마을회관 헬스 센터
최신식 피트니스 기구를 갖춘 율도 1구 마을회관 헬스 센터

섬에는 두 개의 마을이 있다. 여객선 선착장이 있는 남단의 1구와 북단의 2구다. 몇 년 전 서쪽 해안의 제방에 길이 생기면서 순환 도로가 완성됐다. 한 바퀴 돌아보는 데는 7km 정도, 서다 걷기를 반복하더라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1구에 있는 마을 정보 센터는 신선함을 지녔다.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기 요금을 자체 충당해 왔던 것. 게다가 1층에 최고급 헬스 기구를 갖춘 체력 단련실을 마련해 둔 것도 독특하다. 파견 나온 관공서 직원들과 젊은 주민들이 주 이용자란다.

야심차게 문을 열었던 율도 오토캠핑장은 현재 아쉽게도 방치된 상태다
야심차게 문을 열었던 율도 오토캠핑장은 현재 아쉽게도 방치된 상태다

섬은 여전히 아름답고 세상과 이어질 준비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비워진 공간들이 너무도 많다. 서쪽 해안의 캠핑장, 폐교된 초등학교 터, 빈티지한 공소 등이 대표적이다. 연륙이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지자체의 진정성 있는 관심과 접근 그리고 섬 주민의 의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율도에서 바라보면 유달산 목포대교가 코앞이다
율도에서 바라보면 유달산 목포대교가 코앞이다

2025년 목포시는 슬로시티 재인증을 포기했다. 머지않아 여객선의 의미가 사라지고 나면 ‘슬로우아일랜드’라는 이름도 빛을 잃을지 모른다. 섬과 섬을 잇던 느림의 철학은 그렇게 막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다. 각 섬이 품은 옛 흔적과 여전히 유효한 ‘느림의 감각’ 속에서, 또 다른 미래를 기대해 본다.

*김민수 작가의 섬여행기는 대한민국 100개 섬을 여행하는 여정입니다. 그의 여행기는 육지와 섬 사이에 그 어떤 다리보다 튼튼하고 자유로운 길을 놓아 줍니다.


글·사진 김민수(아볼타) 에디터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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