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광고를 하나의 팝컬처 콘텐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기아 쏘울(Soul) 햄스터(Hamstars) 캐릭터. (기아)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EDM의 경쾌한 사운드에 맞춰 춤을 추는 귀여운 햄스터(Hamstars) 광고로 자동차 광고를 하나의 팝컬처 콘텐츠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기아 쏘울(Soul)이 16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국내에서는 이미 단종된 쏘울은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미국에서도 판매를 중단한다.
미국 시장에 2009년 등장한 쏘울은 단순한 소형 해치백이 아니었다. 박스형 디자인과 독특한 개성을 무기로 등장한 쏘울은 'A New Way to Roll(새로운 방식으로 달리자)'이라는 슬로건 아래 음악과 춤, 유머를 결합한 광고 캠페인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햄스터로 불린 음악과 캐릭터들이 등장한 광고는 미국 광고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광고 속 햄스터들이 도심 속을 달리며 보여준 유쾌한 퍼포먼스는 소비자들의 호감을 불러일으켰고 기아 쏘울은 곧 ‘음악과 유머, 자유로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블랙 쉽의 ‘더 초이스 이즈 유어스(The Choice Is Yours)’, LMFAO의 ‘파티 록 앤섬(Party Rock Anthem)’, 모터헤드의 ‘에이스 오브 스페이드(Ace of Spades)’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함께 등장한 이 광고는 젊은 세대는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기아 쏘울은 독특한 캐릭터와 햄스터 광고로 미국의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기를 누리며 150만대 이상 팔렸다. (기아)
햄스터 광고는 매디슨 애비뉴 광고 명예의 거리(Madison Avenue Advertising Walk of Fame)에서 ‘올해의 루키(Rookie of the Year)’로 선정되며 기아 브랜드의 미국 내 인지도 상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아 아메리카의 에릭 왓슨(Eric Watson) 영업부문 부사장은 “쏘울은 기아가 미국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이 독창적인 차량과 마케팅이 없었다면 지금의 기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쏘울의 디자인은 기아 미국 디자인센터에서 출발했다. 디자이너들은 자연 다큐멘터리 속 멧돼지의 강인한 이미지를 보고, 그 위에 배낭을 멘 듯한 실루엣을 떠올렸다. 이 콘셉트는 곧 ‘배낭을 멘 멧돼지(boar with a backpack)’라는 독창적인 표현으로 발전했다.
SUV의 비율과 소형차의 효율성을 결합한 디자인은 당시 평범했던 소형차 시장에서 단연 눈에 띄었, 기아 디자인 혁신의 출발점이 되었다.
쏘울 햄스터 광고는 골드 에피상(Effie Awards)과 닐슨 광고상(Nielsen Automotive Advertising Awards)을 동시에 수상하며 광고계의 전설이 됐다. (오토헤럴드)
쏘울은 광고와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철학이 완벽히 결합된 사례로 기록된다. 2011년 햄스터 캠페인은 골드 에피상(Effie Awards)과 닐슨 광고상(Nielsen Automotive Advertising Awards)을 동시에 수상하며 광고계의 전설이 됐다. 쏘울 역시 레드닷(Red Dot), iF, IDEA 등 세계적인 디자인 어워드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기아는 쏘울을 기반으로 쏘울스터(Soul’ster), 트랙스터(Track’ster), 트레일스터(Trail’ster) 등 다양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출시 당시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던 쏘울은 햄스터 광고가 대박을 치면서 ‘자신의 개성과 자유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뜨거운 반응과 함께 중장년층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제 쏘울은 그 여정의 마지막 페이지를 쓰고 있다. 기아는 2025년 10월을 끝으로 쏘울의 생산을 공식 종료할 예정이며 현재 미국 내 남은 재고는 일부 딜러에서만 소량 판매 중이다. 쏘울은 단종되지만 광고 속 햄스터들이 보여준 익살스러움, 독특한 박스형 디자인이 전한 개성, 그리고 젊은 감성의 에너지는 여전히 기아 브랜드 곳곳에 스며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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