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로 유명한 푸껫을 더욱 입체적으로 경험할 방법이 있다. 시원한 바다 스노클링부터 경건한 사원 탐방, 탁 트인 뷰포인트, 여행의 묘미 쇼핑까지. 푸껫의 매력을 응축한 네 곳을 소개한다.

스노클링의 성지
산호섬 바나나비치
Coral Island Banana Beach
푸껫 남쪽 찰롱 부두에서 스피드보트로 20분 이면 도착하는 곳, 산호섬(코랄 아일랜드, Koh Hey)의 북동쪽 끝에 자리한 바나나비치(Banana Beach)다. 반달 모양으로 휘어진 약 300m 의 해변은 이름처럼 바나나를 닮았고, 부드러운 백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는 본섬과는 다른 고요함을 품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자연 그대로의 풍광이다. 해양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 제한 구역이기도 하고, 울창한 숲이 해변과 맞닿아 있는 풍경도 한몫한다. 모래사장 위에는 나무와 대나무로 지은 간소한 구조물이 자리해 인공적인 느낌이 거의 없다.
바나나비치는 해변 앞바다만 나가도 스노클링 포인트가 시작된다. 얕은 수심에서도 산호와 열대어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즉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다.

이처럼 해변 근처 바닷속 생태계가 잘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로 부표 설치를 들 수 있다. 배가 직접 해안에 닿지 못하도록 해변과 바다를 잇는 길에 부표를 설치해 수질과 해양생물의 터전을 보호하고 있다.

해변 북쪽에는 현지에서 터틀타운(Turtle Town)이라 불리는 구역이 있다. 바다거북이 자주 나타나는 포인트로, 아침 시간대에 스노클링을 하면 만날 확률이 높다. 다만 자연 서식지이기 때문에 100% 보장은 어렵고, 운이 따라야 한다.
방문객 대부분 당일 투어를 이용한다. 섬 규모가 크지 않아 하루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어 반나절 일정으로도 알차다.


투어 패키지는 호텔 픽업, 스피드보트 이동, 스노클링 장비와 점심 식사까지 포함이 기본이며, 요금은 보통 성인 기준 약 2,300바트 내외다. 여기에 패러세일링, 바나나보트, 스쿠버다이빙 같은 액티비티는 별도 요금이 추가된다. 바나나비치에서 진행하는 투어 수익 일부는 산호 보존 활동에 쓰이기도 한다.
살아 있는 역사
왓찰롱사원
Wat Chalong
정식 명칭은 왓 차이타라람(Wat Chaithararam). 섬 내 29개 불교 사원 가운데 가장 크고 유명하다. 태국 전통 건축 양식이 집약된 대표 사찰이자, 푸껫 찰롱 지역 신앙과 역사를 함께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다.

왓찰롱 사원은 1876년 푸껫 주석광산 반란 당시 지역민을 보호하고 부상자를 치료한 세 명의 승려 루앙 포 참(Luang Pho Chaem), 루앙 포 차웅(Luang Pho Chuang), 루앙 포 글루암(Luang Pho Gleuam)을 기리며 세워졌다.
본당에는 이들을 기념하는 금박 조각상이 모셔져 있으며, 현지인들은 지금도 이곳에서 예불과 기도를 올린다. 사원 건축에는 태국 남부, 중부, 동북부 양식이 고루 반영돼 있어 태국 불교 건축의 다양성을 한눈에 보여준다.

사원의 상징은 높이 약 60m에 달하는 ‘프라 마하탓 쩨디’다. 3층 구조로 이루어진 대탑 내부는 금빛 불상과 정교한 벽화로 장식돼 있으며, 최상층에는 부처의 사리(뼈 조각)가 봉안돼 있다. 탑 위 전망대에서는 사원과 찰롱 일대, 멀리 푸껫 시내까지 조망할 수 있다.

사원 곳곳에는 향과 꽃을 바치며 소원을 비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방문객들은 현지인과 함께 향을 피우고 기원을 올리며 태국 불교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일부 구역에서는 폭죽 소리가 울리기도 하는데, 이는 악운을 쫓고 행운을 기원하는 전통 풍습이다. 사원 앞에는 작은 시장이 열려 현지 기념품을 만날 수 있다.

왓찰롱 사원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단, 유지 관리를 위한 자율 기부가 가능하다. 방문 시에는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단정한 복장이 요구되며, 민소매나 짧은 반바지, 크롭톱 등은 피해야 한다. 내부에서는 신발과 모자를 벗어야 하며, 사진 촬영은 허용되지만 불상이나 예불물에 직접 손을 대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사원은 푸껫의 또 다른 상징인 빅 부다와 가까워 두 곳을 함께 방문하는 일정으로 자주 소개돼 왔다. 그러나 빅 부다는 2024년 8월 발생한 산사태와 환경 규제 문제로 현재까지 폐쇄 상태다.
세 개의 만을 한눈에!
카론 뷰포인트
Karon Viewpoint
푸껫 남부 언덕 위에 자리한 카론 뷰포인트(Karon Viewpoint)는 섬을 대표하는 전망 명소다. 현지에서는 쓰리 베이 뷰포인트(Three Bay Viewpoint)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이름 그대로 카타노이(Kata Noi), 카타(Kata), 카론(Karon) 세 해변이 한눈에 펼쳐진다.

전망대 중심부에는 정자가 마련돼 있어 잠시 앉아 풍경을 감상하거나 사진을 찍기 좋다. 가장 인기 있는 시간대는 일몰 무렵이다. 푸껫의 해는 계절에 따라 오후 6시에서 6시 40분 사이에 지며, 일몰 절정은 대체로 6시 전후에 맞춰진다. 오후 5시 30분쯤 도착해 자리를 잡으면 하늘빛이 변해가는 과정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특히 건기인 11월부터 3월 사이에는 맑은 날이 많아 선명한 붉은 노을을 볼 가능성이 높다.


카론 뷰포인트는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며 입장료는 없다. 자동차나 오토바이로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전망대 앞에는 무료 주차장이 있다. 전망대 주변에는 간단한 음료를 파는 상점이 있으며, 독수리와 함께하는 기념사진 촬영도 가능하다. 단, 유료 체험이므로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촬영 전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변 시설은 많지 않지만, 오히려 단순한 풍경 덕분에 바다와 해변에 시선을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세 해변의 곡선과 붉은 석양이 어우러지는 순간은 푸껫 여행에서 손꼽히는 장면이다.
푸껫 쇼핑 명소
정실론
푸껫 최대의 번화가이자 중심가인 빠통 비치에 위치한 정실론은 푸껫에서 빼놓을 수 없는 쇼핑 명소 중 하나다. 2007년 문을 열었고, 2024년에 전면 리노베이션을 거친 후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재개장했다.

총 면적만 20만㎡ 가 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쇼핑, 식사, 영화관, 마사지, 마켓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가득 자랑한다. 4D 미니 영화관을 비롯해, 푸드코트, 글로벌 체인점, 그리고 정통 태국식부터 서양식, 남미식에 이르는 전세계 다양한 미식 레스토랑을 만나 볼 수 있다.


정실론 안에는 로빈슨 백화점과 여러 글로벌 브랜드 매장, 슈퍼 마켓 등이 입접해 있는데 여행자들이 정실론에서 반드시 방문하는 곳 중 하나는 빅씨(BIG C) 슈퍼마켓이다. 대형마트와 비슷한 규모로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푸껫에서 사갈 기념품을 면세점보다 저렴하게 사고 싶다면 여기를 방문하자.

정실론 주변으로는 빠통 야시장과 수많은 마사지숍이 있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글·사진 김주현 인턴기자, 남현솔 기자 취재협조 태국정부관광청, 한진관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