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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엔씨소프트의 ‘내로남불’ 저작권 인식

2025.10.31. 14: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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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게임산업이 고도화되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국내외적으로 저작권을 둘러싼 충돌이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다크앤다커’를 둘러싼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법정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에서도 닌텐도가 포켓페어를 상대로 포켓몬스터 특허 침해를 이유로 팰월드 IP 이용 금지를 청구한 바 있다. 국내에서 빠지지 않는 주요 게임사가 바로 엔씨소프트다.

엔씨소프트는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 웹젠에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카카오게임즈와 엑스엘게임즈에 대해서는 1심에서 패소한 후 항소했고, 웹젠을 상대로는 2심에서도 승소했다. 해당 소송들에서 재판부는 엔씨소프트의 저작권 침해 주장을 배척했고, 2심에서는 웹젠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만 인정됐다. 현재도 엔씨소프트는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 자사 게임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국내 여러 게임사에 소송을 걸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조하던 엔씨소프트가 정작 타사 게임 저작권 보호에는 무딘 인식을 보였다. 지난 10월 14일에 아이온2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영한 특별방송에서 게임 콘텐츠 중 하나인 ‘투기장’을 소개하며 유비소프트의 액션 게임 ‘포 아너’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아이온2 투기장 이미지를 살펴보면 포 아너 스크린샷을 참고하여 비슷하게 만든 수준이 아니다. 캐릭터 이미지를 배경과 분리해 따오고, 바닥과 색을 살짝 바꿨다. 단순 사용을 넘어 의도가 반영된 도용이라 볼 수 있는 정도다.

▲ 아이온2 생방송 중 투기장 소개 장면 (사진출처: 아이온2 라이브 방송 갈무리)

▲ 유비소프트 '포 아너' 스크린샷 (사진출처: 유비소프트 스토어 공식 페이지)

게임사를 포함해 많은 회사가 신제품을 개발할 때 내부에서 참고용으로 타사 제품 이미지를 활용하는 경우는 많고,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를 대중에 공개하는 것은 다르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 포 아너 이미지를 실제 게임에서 사용하지는 않겠으나, 방송을 통해 출시 전부터 ‘타사 이미지 도용’이라는 부정적인 꼬리표가 붙었다.

여기에 방송 후 2주가 지난 시점에도 해당 사건에 대한 공식 대응이 전혀 없다. 10월 30일 기준 문제의 스크린샷이 담긴 방송 하이라이트 영상도 수정 없이 그대로 남아있고, 수많은 댓글과 기사까지 나갔음에도 공식 홈페이지나 유튜브 채널 등에 일언반구도 없다. 포 아너는 2017년에 출시되어 현재도 서비스 중인 유비소프트의 장수 타이틀로, 이번 사건은 해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도 전해지며 나라 망신까지 시키고 있다.

▲ 레딧에 언급된 아이온2 포 아너 이미지 도용 (자료출처: 레딧)

물론 출시가 다가오며 개발 및 마케팅 일정이 촉박할 수는 있다. 그러나 ‘포 아너 이미지 도용 의혹’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큰데도 후속조치가 없다는 점은 기업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치명적이다. 20년 이상의 업력에, 3,000명 이상의 임직원을 갖춘 대형 게임사라면 인력과 체계가 부족해 철저하게 검수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기에도 부끄러운 상황이다.

특히 앞서 밝혔듯이 엔씨소프트는 국내 주요 게임사 다수에 소송을 걸며 자사 게임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하게 주장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매 전 유저에게 게임을 소개하는 중요한 방송에서 유럽 대표 게임사인 유비소프트의 ‘포 아너’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하며 콘텐츠를 소개하는 것은 타사 작품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도의적으로도 적절하지 않은 행위다. 자사 게임 저작권이 소중하다면, 타사의 게임 저작권도 철저하게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출시 전이라 바쁘다고 등한시할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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