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내린 도로에서 한 여성 운전자가 안전운전을 위해 직접 타이어 체인을 설치하고 있다. 눈과 얼음이 뒤덮인 노면에서는 평소보다 접지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출발 전에 체인 장착 등 기본적인 준비만으로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그치면 기온이 빠르게 떨어진다는 기상 예보다. 눈과 결빙 등 겨울철 특유의 위험 요소가 도로 위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안전 운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면 차량 성능과 주행 안전성은 평소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겨울철 낮은 온도는 타이어 공기압부터 배터리 시동 성능, 시야 확보, 실내 환경까지 모든 요소에 영향을 준다. 단 몇 가지 기본 점검만으로도 추운 겨울에 차량이 설계 단계에서 기대했던 안정성과 신뢰도를 유지할 수 있다.
타이어 공기압=겨울철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타이어다. 외부 기온이 떨어지면 공기압이 감소하고 압력이 낮아지면 접지력과 제동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조향 안정성에도 영향을 준다. 전문가들은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공기압을 반드시 점검하고 마모 한계치(2/32인치)에 도달한 타이어는 즉시 교체할 것을 권고한다. 다설 지역 또는 빙판 도로를 자주 지나야 한다면 겨울용 타이어 또는 체인 사용도 좋은 선택이다.
시야 확보=시야 확보는 생존 가능성과 직결된다. 겨울철 눈·비·결빙으로 인한 시야 저하를 막기 위해 균열이나 마모가 있는 와이퍼 블레이드는 즉시 교체하고, 얼지 않는 겨울용 워셔액으로 보충해야 한다. 강설 또는 슬러시 상황을 대비해 추가 워셔액을 차량에 비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든 램프와 미러, 요즘 차량에 많이 탑재된 카메라나 센서 등을 출발 전 깨끗한지 살피고 주행 중 시야를 제한하는 요소가 발생하면 즉시 정차 후 확인해야 한다.
배터리 점검=저온에서 배터리 성능은 크게 저하된다. 특히 시동성과 직결되는 CCA(Cold Cranking Amps) 수치는 기온이 떨어질수록 급격하게 감소한다. 단자 부식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베이킹 소다와 물을 섞은 용액으로 세척하는 것이 좋다. 시동이 늦거나 설정 점화 시 반응이 평소와 다르다면 배터리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겨울에는 출발 전 와이퍼·워셔액 점검과 완전한 제빙 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운전 중 시야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오토헤럴드 DB)
부동액=겨울철에는 엔진 보호를 위해 부동액 점검도 반드시 필요하다. 냉각수 농도가 충분하지 않으면 영하권에서 얼어붙을 수 있어 엔진 손상이나 시동 불량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부동액 농도는 30~50%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색이 변색됐거나 탁해졌다면 교환 시기가 지났다는 신호다. 정비업체에서는 동결점 테스트를 통해 정확한 점검이 가능해 본격적인 한파 전에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결 유지=차량 실내 및 하부 보호도 빼놓을 수 없다. 염화칼슘, 모래, 진흙 등이 유입되면 카펫 손상이나 부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올 시즌 고무 매트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정기적인 세차와 하부 세척을 통해 손상을 억제해야 한다. 실내는 중성 세제와 미온수를 사용해 청결을 유지하고, 가죽 시트는 전용 클리너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 운전은 차량 기술보다 운전자의 준비 상태가 더 큰 변수가 된다. 자동차 대부분은 극한 추위와 빙판 환경에서도 차량이 예측 가능한 거동을 유지하도록 설계됐지만 이런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전자 점검을 전제로 한다. 특히 눈과 얼음 위에서는 차량 성능보다 운전자의 대비가 사고를 좌우한다.
빙판 위에서의 급제동과 급가속 예방, 영하권 장기 주차 시 배터리 잔량 50% 이상 유지, 강설 예보 시 와이퍼 암을 세워두거나 커버 사용하는 습관 등은 모두 사고 가능성을 줄이는 작은 실천이다. 차량을 출발시키기 전 단 5분의 점검이 충돌 사고를 막고 누군가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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