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는 맛있는 라멘 집이 가득하다. 에디터가 직접 먹어보고 꼽은, 오사카에서 한 번쯤은 꼭 가볼 만한 라멘집을 모아봤다.
오사카 대표 지로계 라멘,
부타야마 라멘
Butayama Minami Senba
오사카 남선바(南船場) 지역 한복판에 자리한 ‘부타야마(豚山)’는 진한 맛의 지로계(二郎系) 라멘으로 이름난 곳이다. 도심의 붐비는 거리 속에서도 꾸준히 줄이 서는 이유는, 단순한 한 그릇을 넘어선 압도적인 비주얼과 풍성한 양 때문이다. 삶은 숙주와 양배추가 산처럼 쌓이고, 두꺼운 챠슈가 면 위를 덮어내리듯 얹힌다. 첫인상부터 강렬하지만, 한입 머금으면 국물의 진함과 면의 탄력이 조화되어 의외로 균형 잡힌 맛을 선사한다.
매장은 비교적 협소하지만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모든 좌석이 카운터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혼자 식사하는 손님이 많다. 점심시간에는 근처 사무실 직장인들로 붐비고, 저녁에는 젊은 남성 고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방에서는 직원들이 쉼 없이 면을 삶고 고기를 썰며 박력 있게 주문을 처리하는데, 빠른 회전율 덕분에 대기 시간이 길지 않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라멘(보통)’과 ‘야사이마시(야채 추가)’ 버전이다. 기본 라멘도 충분히 푸짐하지만, ‘마늘 많게(ニンニクマシ)’나 ‘기름 추가(アブラマシ)’로 주문하면 더 진한 지로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국물은 돼지뼈와 등지방을 오래 끓여낸 농밀한 육수로, 기름기가 가득하지만 뒤끝이 깔끔하다. 약간의 짭쪼롬한 맛이 중독성 있게 다가오며, 지방의 풍미가 어우러져 한 번 맛보면 쉽게 잊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양이 푸짐한 편이다.
부타야마는 본래 도쿄에서 시작된 체인이지만, 오사카 남선바점은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외국인에게는 다소 강렬할 수 있으나, 일본식 라멘의 ‘극단적 풍성함’을 경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곳이다. 식사 후에는 카운터석 뒤에 마련된 음수대에서 냉수 한 잔 잊지 말 것.
백탕이 먹고 싶을 때,
무겐라멘
MUGEN Ramen Shinsaibashi Store
최근 신사이바시 쇼핑가에서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는 오사카의 라멘 전문점이다. 번화가와 가깝지만 조용한 남선바(南船場) 골목에 자리해, 낮에는 쇼핑객이, 저녁에는 근처 직장인과 여행자가 뒤섞여 북적인다. 무엇보다 돼지뼈가 아닌 ‘소뼈 백탕’이라는 이색 베이스로 라멘 마니아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매장 내부는 총 2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1층은 카운터석 2층은 카운터석과 테이블석이 함께 마련되어 있다. 기본 응대는 일본어이지만 메뉴 표기가 명료해 주문이 어렵지 않고, 회전이 빨라 대기 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후기가 많다. 피크 타임에는 입구에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린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소뼈 백탕 라멘’이다. 오랜 시간 끓여낸 국물은 우유처럼 뽀얗고 크리미하지만 느끼하지 않으며, 첫 숟가락에서 올라오는 은은한 우향 뒤로 깊한 감칠맛이 겹겹이 이어진다. 얇게 저민 소고기 챠슈와 파, 실하게 삶은 면이 균형을 이루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술술 넘어간다. 백탕 외에도 얼큰한 홍탕 그리고 마라탕 베이스의 라멘을 선택할 수도 있다. 차슈를 그릇에 동그랗게 두른 형태가 시그니처로,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취향에 따라 매운맛, 기름 양, 마늘을 조절할 수 있고 사이드로 교자나 라이스를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든든하다. 상점가 안에 있기에 쇼핑 동선에 자연스럽게 끼워 넣기 좋은 라멘집이다.
츠케멘 맛집,
미타 제면소
Mita Seimenjo
오사카의 번화가, 난바역에 한복판에 자리한 츠케멘 전문 체인이다. 도쿄 미타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일본 곳곳에 분점을 낼 정도로 유명하다. 난바점은 특히 접근성이 좋아 직장인과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상점가와 연결된 위치라 비 오는 날에도 방문이 편하고, 점심과 저녁 대기 줄이 생길 만큼 북적인다.
츠케멘(つけ麺, Tsukemen)은 일본 라멘의 한 갈래로, 면과 국물을 따로 내는 방식의 요리다. 일반 라멘처럼 한 그릇에 국물이 담긴 형태가 아니라, 굵고 탄력 있는 면이 따로 담겨 나오고 여기에 진한 스프를 찍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면은 보통 차갑게, 스프는 뜨겁게 제공되어 온도 차이에서 오는 식감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흔히 ‘라멘이 국물을 마시는 요리라면, 츠케멘은 면을 먹는 요리’라고 말할 만큼, 일본 면 요리 문화 속에서 면의 질감과 농후한 스프의 밸런스를 가장 극적으로 드러내는 스타일로 평가받는다.
이곳 미타 제면소의 시그니처 메뉴는 진한 돈골·어패류 베이스의 ‘농후 츠케멘’이다. 졸여낸 스프는 점도가 높고 감칠맛이 풍부하며, 굵고 탄력 있는 면이 국물을 단단히 끌어안는다. 한 모금씩 먹을수록 감칠맛이 겹겹이 올라와 끝까지 무겁지 않게 마무리된다.
사이즈는 ‘보통·중·대’가 동일 가격이라 든든하게 즐기기 좋다. 토핑은 반숙계란, 멘마, 김, 챠슈를 기본으로 선택할 수 있고, 매운맛 단계와 기름 양 조절도 가능하다. 식사 끝에는 ‘스프와리’를 요청 시 국물이 부드럽게 풀려 깔끔한 피니시를 선사한다.
점심에는 주변 오피스 이용객으로 붐비고, 저녁에는 쇼핑을 마친 손님이 여유롭게 들른다. 테이크아웃 가능한 메뉴도 있어 일정이 바쁜 여행자에게 유용하다. 진한데도 과하지 않은 맛의 균형 덕분에 재방문 의사가 높다는 후기가 많다. 현금·카드 결제 모두 가능하나 현금이 더 빠를 때도 있다.
PLUS+
오사카에서 밥이 고플 땐,
호리에 메이지 켄
Horie Meiji Ken
오사카 남부에서 만날 수 있는 경양식 레스토랑. 양식 메뉴를 옛 감성으로 리뉴얼하여 선보인다. 시그니처는 단연 부드러운 오므라이스다. 여기에 비프 또는 해산물 크림코로켓을 곁들이는 세트 메뉴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골목 안쪽에 있어 관광객에게는 발견의 기쁨을 주고, 간판부터 느껴지는 레트로 감성은 현지인의 숨은 맛집이라는 인상을 더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목재 테이블과 따뜻한 조명이 어우러져 마치 집에서 식사하는 듯한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유럽의 시골 마을에 있을 법한 작은 롯지 분위기로,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특유의 분위기에 다정함을 더한다. 혼자 또는 둘이 간단히 식사하려는 방문객부터 가족 단위 손님까지 모두에게 적절한 공간이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오므라이스 세트다. 반숙 상태의 부드러운 달걀 오믈렛이 달짝지근한 밥을 감싸고 있다. 얇은 치즈 층처럼 녹아드는 크림코로켓이 조화를 이룬다. 진한 데미그라스 소스와 향긋한 달걀이 어우러져 첫 숟가락부터 만족도가 높다. 가격대는 점심 기준 1,000엔대 초반으로 합리적인 편.
점심 시간에는 인근 오피스맨들이 바쁘게 들르고, 저녁에는 친구나 연인과의 외식 장소로도 인기다. 관광 동선인 시내 중심에서 살짝 벗어난 위치 덕분에 비교적 대기 시간이 짧은 편이며, 미리 예약하거나 방문 시간대를 잘 맞추면 더욱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글·사진 차민경 트래비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