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트림 ‘GT SE’ 기준 1억 5,390만 원에 판매 중인 로터스 엘레트라. 2025년 고가 수입차 시장의 성장세는 영리치(Young Rich)를 중심으로 한 수요 확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터스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2025년 자동차 시장은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진 한 해였다. 대중차 시장이 경기 둔화와 전동화 비용 부담으로 속도 조절에 들어간 반면, 1억 5000만 원 이상 고가 수입차 시장은 오히려 강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소비 패턴의 중심에는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영리치(Young Rich)’가 자리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1억 5000만 원 이상 수입차 판매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2만 6910대를 기록했다. 높은 금리와 물가 환경 속에서도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진 배경에는 자산 기반이 견고하고 소비에 적극적인 30~40대 고소득층의 선택적 소비 전략이 자리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단순히 값비싼 차를 ‘소유’하는 데서 만족하지 않는다. 브랜드 스토리, 주행 감성, 라이프스타일 일체감을 함께 평가하며 자신이 지향하는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동차를 소비한다. 결과적으로 BMW, 메르세데스 벤츠, 테슬라를 비롯해 렉서스·볼보·아우디 등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가 수요 확대의 수혜를 입었다.
포르쉐·로터스·마세라티 같은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더해지며 고가 수입차 시장은 더욱 두터워졌다.
영리치의 핵심 선택지는 SUV다. 대형 SUV와 고성능·전동화 SUV는 패밀리카, 레저, 일상 이동, 퍼포먼스까지 한 번에 충족시키는 ‘다목적 럭셔리’라는 점에서 높은 선호를 끌어냈다. BMW X7, 메르세데스 벤츠 GLS,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는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으며 포르쉐 카이엔과 로터스 엘레트라 같은 전동화 퍼포먼스 SUV도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판매가 2억 원대에 달하는 포르쉐 카이엔 GTS. 영리치는 가격이나 부를 과시하는 소비에서 ‘경험의 세계관’에 따른 선택을 하면서 고가차의 핵심 수요층으로 부상했다.(포르쉐 제공)
주목할 점은 영리치 소비가 ‘가격 대비 가치’가 아닌 ‘경험 대비 가치’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브랜드는 판매량 경쟁 대신 희소성과 정체성을 강조했고 영리치 소비자는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한정판 모델, 퍼포먼스 라인업, 스페셜 에디션은 높은 대기 기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선택받고 있다.
전동화 역시 럭셔리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고성능 EV와 하이브리드 슈퍼카는 출력 수치보다 주행 감각·소프트웨어 완성도·디지털 경험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OTA와 ADAS, 통합형 인포테인먼트는 프리미엄 차급의 기본 조건으로 인식된다.
고가 수입차 시장이 ‘영리치의 가치관이 이끄는 시장’으로 진화하면서 자동차는 더 이상 부의 상징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도 보여줬다. 브랜드 커뮤니티, 오너 프로그램, 트랙 이벤트, 라이프스타일 네트워크를 통해 ‘경험의 세계관’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영리치는 단순히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는 계층이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는 실질적 핵심 수요층으로 자리 잡았다”며 “고가 수입차 시장은 앞으로도 철학·정체성·경험을 중심으로 차별화 경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고 자료 : 로터스자동차코리아 '2025년 국내 럭셔리 카 시장, SUV 중심으로 급성장']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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