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씨모터스가 기아 카니발을 베이스로 개발한 노블클라쎄. 의전차는 브랜드의 품질과 신뢰도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각 브랜드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케이씨모터스 제공)
[오토헤럴드 정호인 기자] 의전차량이 자동차 업계에서 새로운 브랜드 경쟁 무대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VIP 탑승객의 컨디션과 경험을 책임지는 ‘움직이는 대기실’이자 ‘이동형 오피스’로 기능하면서 시작한 트렌드다.
어떤 차가 의전 서비스에 투입되느냐가 곧 브랜드의 품질과 신뢰도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글로벌 행사와 문화·스포츠 무대에서 의전차량 경쟁이 확대되고 치열해지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난 APEC 정상회의에서 제네시스 G90·G80 등이 세계 정상급 인사들의 이동을 지원한 사례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차량이 행사 전면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정상들의 동선을 책임졌다는 사실은 브랜드가 지닌 기술력과 정숙성, 편의성,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의미한다.
업계는 이를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브랜드 자산”으로 평가한다. 국내 프리미엄 리무진 브랜드 노블클라쎄 역시 의전차량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확장하고 있다.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기반으로 개발된 L4·L9은 최근 세계적인 클래식 아티스트들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쓰이며 문화예술계와 접점을 넓히고 있다.
공연을 앞둔 아티스트에게 이동 시간은 휴식이자 집중력을 준비하는 중요한 구간이다. 노블클라쎄는 포칼 프리미엄 오디오, 앰비언트 라이트, 승차감을 다듬은 MR댐퍼 등을 적용해 차 안을 ‘컨디션을 정비하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단순한 고급 옵션을 넘어 경험의 질을 설계하는 프리미엄 모빌리티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셈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공식 의전 차량으로 제공한 제네시스 G90 (출처: 현대차그룹)
의전차량 경쟁은 문화 영역을 넘어 스포츠와 대형 이벤트로 확장되고 있다. BMW는 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럭셔리 클래스 차량 120여 대를 투입해 선수·캐디 전 일정 이동을 지원했다. 이동 스트레스 감소가 경기 집중도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참가자 반응도 나왔다.
푸조는 영화제 의전차량을 통해 브랜드 디자인과 주행 감성을 문화 행사 경험과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의전차량은 일반 고객이 직접 접하기 어렵지만 브랜드의 철학과 방향성을 가장 먼저 드러내는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락한 공간 설계와 정숙성, 감성 품질, 장시간 이동 신뢰성 등 다양한 요소가 종합적으로 검증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VIP 의전차량으로 선택됐다는 것은 기능과 품질을 넘어 차량이 만들어내는 경험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자동차 선택 기준이 성능과 가격 중심이었다면 최근 프리미엄 시장은 경험과 이미지,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로 저변이 이동하고 있다. 의전차량은 바로 그 변화가 응축되는 공간이다. 무대를 바꾸지는 않지만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의 컨디션과 기억을 바꾸고 그 기억이 결국 브랜드의 힘으로 축적된다. 조용하지만 확실한 경쟁이 의전차량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참고자료 : 케이씨모터쇼 제공)
정호인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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