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ㆍ중 관계의 완전한 회복'을 논의하면서 현대차 중국 사업의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출처:중국 인민 정부)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베이징시 순이구 린허공업개발구에 자리한 '베이징현대' 본사를 처음 찾았던 2012년, 현장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판매가 가파르게 늘던 시기였고 중국 전역의 딜러망에서는 물량을 더 달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그해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약 80만 대에 근접했다. 기아와 합산한 시장 점유율은 10%대까지 상승했다. 폭스바겐과 GM, 토요타가 장악해 온 거대한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가 보여 준 속도감 있는 성장에 현지 업계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때다.
현대차는 상승 곡선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낙관했다. 성장세에 맞춰 생산 능력을 대폭 확장했고 베이징 1·2·3공장과 창저우, 충칭 공장까지 더해 약 170만 대 규모의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내부에서는 2016년 120만 대, 2020년 이후 150만 대 이상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당시 찾았던 북경의 한 딜러 매니저가 "중국의 젊은층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가운데 하나가 ‘현대차 영업사원’"이라고 말할 정도로 브랜드 위상도 높게 평가됐다.
변곡점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2016년 이후 고조된 사드(THAAD) 배치 갈등은 한한령과 소비 정서 위축으로 직결됐고 그 여파가 직격탄이 됐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2017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하락세에 들어섰다.
2019년 약 68만 대였던 판매는 2020년 38만 대, 2021년 36만 대, 2022년 25만 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아와 합산한 시장 점유율은 1%대 아래로 내려앉았다.
현대차는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 가동률이 떨어진 현지 공장을 매각하거나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는 한편, 시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중국형 전략 모델을 투입하고 현지화 제품 전략을 강화해 왔다.
베이징현대모비스 모듈 3공장 전경.(오토헤럴드 DB)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소득 구조가 달라진 소비자층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재편도 동시에 진행됐다. 그 결과 최근에는 판매가 소폭 반등 조짐을 보이며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암울했던 중국 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한중 관계가 재정립의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경제사절단과 함께 중국을 찾아 현대차에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사드 이전 수준의 관계 회복을 단기간에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 인식이 공존한다. 하지만 외교적 환경 변화가 소비 심리와 시장 흐름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다만 중국 시장은 이미 과거와 크게 달라져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토종 브랜드의 기술 경쟁력과 가격 경쟁력이 동시에 강화됐고 전기차를 축으로 한 산업 질서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조차 사업을 축소하거나 재정비하는 곳이 중국이다.
한한령 해빙만으로 과거의 점유율을 되찾기 어려운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은 여전히 포기하기 어려운 전략 시장이다. 현대차가 현지화 전략을 얼마나 정교하게 다듬고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구축해 전기차 전환 흐름 속에서 어떤 차별화된 입지를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하다.
외교 환경의 변화와 기업 전략의 방향 전환이 맞물리는 올해가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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