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주요 브랜드 판매 증감율 (오토헤럴드 DB)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내수 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36만 대에 그쳤다. 전년 대비 0.7%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반면 수입차 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16.7% 급증하며 마침내 30만 대의 벽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내수 규모는 167만 대, 전년 대비 약 2.5% 증가했고, 수입차 점유율은 18%로 확대됐다.
내수 증가분을 사실상 수입차가 전부 견인한 셈이다. 경기 부진과 소비 위축을 이유로 내수 정체를 설명해 온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논리가 더 이상 통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수입차 시장 내부에서는 브랜드 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벤츠와 같은 기존 강자와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왔던 볼보와 폭스바겐 등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그 빈틈을 테슬라·BYD·폴스타 등 전기차 전문 브랜드가 빠르게 파고들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해 판매가 전년비 소폭 증가했지만 내용이 부실했다. 벤츠는 2018년 처음 7만 대 수준을 기록한 이후 2022년 8만 대로 정점을 찍었지만 2023년 다시 7만 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2024~2025년 두 해 연속 6만 대 수준에 머물며 회복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가 전년 대비 3.1% 증가하긴 했지만 같은 기간 BMW가 4.6% 성장하며 격차는 1만 대 안팎까지 벌어졌다. 업계에서는 “벤츠가 다시 7만 대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동화 전환 전략의 모호함, 신차 혁신 부족이 한계로 지적된다.
볼보 역시 톱5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상위 브랜드 가운데 유일하게 2025년 판매가 1.0% 감소했다. 꾸준히 성장해 온 브랜드였던 만큼 하락 전환의 부담이 크다. 시장에서는 볼보 역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 줄 신차가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BYD 씰. 2025년 4월 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한 BYD는 8개월여 만에 6107대를 팔아 수입차 판매 순위 톱10에 진입했다. (출처:BYD)
폭스바겐은 타격이 더 컸다. 지난해 판매가 38.1% 급감하며 체면을 구겼다. 다만 같은 독일 계열사인 아우디는 상황이 다르다. 순수 전기 SUV 더 뉴 Q6 e 트론, 전기 세단 더 뉴 A6 e 트론, 부분변경 A5·Q5 등 신차 효과가 가세하며 전년 대비 18% 증가하며 1만 대 수준을 회복했다.
이처럼 볼륨이 큰 독일 브랜드가 흔들렸음에도 수입차 시장이 성장한 배경에는 전기차 전문 브랜드의 약진이 있다. 테슬라는 전년 대비 판매량이 두 배(100% 증가)로 뛰었고 폴스타는 270% 성장했다. 본격 판매를 시작한 BYD 역시 6100여 대를 기록하며 단숨에 수입차 톱10에 진입했다.
독일 브랜드 점유율은 2024년 63.1%에서 56.1%로 급락했다. 반면 테슬라·BYD·폴스타의 성장에 힘입어 전기차 점유율은 18.8%에서 29.7%로 급증했다. 전통 프리미엄 강자 중심이던 수입차 시장의 무게 중심이 전기차 중심 브랜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는 인천 화재 사고 이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실패한 탓이 크다. BMW와 같이 주목할 신차도 없었고 특히 전동화 전환에서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면서 제품 라인업이 혼란스러워진 것도 향후 판매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전기차의 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전망이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시장은 커질 것"이라며 "시장이 커지면 테슬라와 BYD, 폴스타 같은 전기차 전문 브랜드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
2025년 수입차 시장은 전통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경쟁 구도에서 전기차 전문 브랜드와의 이원화 경쟁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따라서 올해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인지를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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