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김천.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청정 산지의 먹거리는 당연히 맛이 좋을 수밖에. 거기다 오랫동안 대를 이어 온 식당의 음식은 시간이 흘러 다시 찾아도 같은 맛을 자랑한다.
60년 이상 자리를 지켜 온 식당의 석쇠불고기도,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인 두툼한 지례흑돼지도,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을 때 부모님이 한가득 차려 주신 것만 같은 푸짐한 산채정식도, 모두 한번 맛본 이상 잊을 수 없는 맛이다.
■김천의 별미
지례흑돼지골목
골목 입구에서 토실토실한 돼지 캐릭터 두 마리가 여행자를 환영한다. 흑돼지 음식점 20여 곳이 모여 식당가를 이루고 있는 지례흑돼지골목이다. 지례면은 예전부터 재래종인 ‘지례돈’이라는 흑돼지를 사육하던 곳으로 유명했다.
그 맛과 품질이 조선 시대부터 임금님께 진상품으로 올릴 만큼 뛰어났다고. 중심 메뉴는 소금구이와 양념불고기 2가지다. 초벌구이 후 석쇠에 굽거나 연탄불에 직화로 굽는 등 조리 방식은 식당마다 천차만별인데,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양념불고기를 추천한다.
빨갛게 매콤달콤 구워진 두툼한 고기, 한입 씹으면 고소한 향과 함께 육즙이 주르륵 배어난다. 돼지고기가 이렇게 쫄깃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비계와 살코기가 조화를 이뤄 쫀득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불향과 불맛 가득
배시내 석쇠불고기거리
석쇠에서 연탄불로 돼지고기를 굽는 식당이 모여 있는 거리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짭짤하게 간을 입힌 소금구이와 윤기가 흐르는 매콤한 양념불고기를 주로 판매한다.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해도 후회는 없다.
60년 이상 명맥을 이어온 곳은 물론, 오랜 시간 쌓아온 명성으로 TV 방송을 탄 곳도 있다. 대부분의 식당은 고기를 주문하면 다 구워진 상태로 접시에 가득 담아 상을 내온다. 덕분에 따로 구울 필요 없이 따끈한 고기를 쉴 새 없이 먹을 수 있다.
코끝에 먼저 다가오는 불향과 씹는 내내 선명하게 퍼지는 불맛. 정갈하게 손질된 신선한 쌈 채소에 크게 한입 싸 먹는 순간, 입안 가득 행복이 퍼진다. 양껏 먹어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포장해 가는 방법도 있다.
■산지 직송 진수성찬
직지사 산채정식거리
직지사 근처에서는 예부터 황악산에서 나는 각종 산나물로 만든 산채 음식이 발달했다. 직지사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 산채 음식점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는 이유다. 식당들은 원래 직지사 바로 옆에 있다가 1976년 직지사 아래의 상가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자리를 옮겼다.
어느 식당이든 일단 산채 음식을 주문하면, 상다리 휘어지게 여러 종류의 찬이 나온다. 취나물, 더덕, 두릅, 고사리, 버섯 등 알록달록 반찬과 요리들로 테이블이 가득 찬다. 그 모습을 보면 수라상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풍성하다.
음식의 간은 대체로 삼삼하고 편안해 계속 숟가락을 들게 하는 맛이다. 볼 것도 걸을 일도 많은 직지사 인근을 여행하기 전, 배를 든든히 채우기에도 알맞다.
■정감 있는 전통시장
황금시장
1953년, 공설시장으로 개설되어 현재까지도 전통을 잇고 있는 김천의 전통시장이다. 시장 입구로 조금만 들어가면 황금알을 만지며 소원을 빌고 쉬어 갈 수 있는 황금알 공원이 있다. 천장 프레임조차 황금색으로 칠해져 있어 ‘황금시장’이라는 이름값을 한다.
주로 채소, 과일, 농축산물, 수산물, 치킨, 떡, 제과, 잡화, 반찬과 분식 등을 취급한다. 매월 끝자리 5, 10일에 5일장이 열려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참, 오후 5시 전에 닫는 곳이 많으니 오전이나 낮에 방문하는 편이 좋다.
먹거리로는 지례흑돼지로 만든 족발과 순대가 유명하다. 노포 음식점도 몇 군데 있는데, 하나 같이 맛도 깊고 인심도 후한 편이라 기분 좋게 다녀갈 수 있다.
글·사진 트래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