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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모빌리티] 건물 옥상에서 만든 '휘발유' 세계는 지금 'e-fuel' 경쟁

2026.01.19.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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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생산한 휘발유와 같은 합성 연료는 기존 내연기관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오토헤럴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생산한 휘발유와 같은 합성 연료는 기존 내연기관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오토헤럴드)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는 가운데 내연기관을 완전히 대체하지 않고도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대표적인 시도가 '합성 연료(e-fuel)'다. 공기 중에 포함돼 있거나 산업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 물(H₂O)과 수소(H₂) 등을 전기와 열을 이용한 화학 합성 과정을 거쳐 가솔린과 디젤, 항공유, 메탄올 등으로 전환한 연료다.

합성 연료는 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의 기존 엔진과 인프라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에너지의 대안으로 꼽힌다. 작년에는 뉴욕의 한 스타트업 에어셀라(Aircela)가 대규모 시설이 아닌 도심 옥상에서 소규모 장비로 합성 연료 생산 전 과정을 시연해 업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에어셀라는 맨해튼 의류지구 한 건물 옥상에서 냉장고 정도 크기의 장비를 가동해 공기 중에 존재하는 극소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이를 가솔린으로 전환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에어셀라의 시스템은 크게 두 단계로 구성된다. 먼저 ‘직접공기포집(DAC, Direct Air Capture)’ 기술을 활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분리한다. 이후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들고 포집한 탄소와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액체 연료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료는 화학적 조성상 기존 석유계 가솔린과 동일해 기존의 엔진 개조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드롭인(drop-in) 연료’가 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합성 연료의 실증과 상업화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칠레에서는  HIF 글로벌(HIF Global)이 풍력 기반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로 합성 가솔린을 생산하는 e-연료 플랜트를 실제로 가동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연료는 포르쉐(Porsche) 내연기관 차량 주행 테스트에 사용되며 합성 연료가 단순한 실험 단계를 넘어 상업적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국 스타트업 에어셀라가 뉴욕 도심 건물 옥상에서 냉장고 크기의 설비를 통해 공기에서 포집한 CO₂로 연료를 생산하는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출처:에어셀라) 미국 스타트업 에어셀라가 뉴욕 도심 건물 옥상에서 냉장고 크기의 설비를 통해 공기에서 포집한 CO₂로 연료를 생산하는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출처:에어셀라)

독일에서는 아우디(Audi)가 선파이어(Sunfire)와 협력해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결합한 합성 디젤(e-diesel)을 개발하고 실제 차량 주행 실증을 마쳤다. 기존 디젤 엔진과의 완전한 호환성이 확인되면서 합성 연료가 내연기관을 즉각 대체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전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위스의 신헬리온(Synhelion)은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고온 태양열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로 합성 항공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실증했다. 전력 의존도를 낮춘 이 방식은 항공 산업에서 요구되는 고에너지 액체 연료의 탈탄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인피니엄(Infinium)도 텍사스를 중심으로 합성 항공유와 디젤을 생산해 항공사와 해운업계를 대상으로 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합성 연료가 연구·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 수요를 확보한 사례로 평가된다.

일본 정유사 이네오스(ENEOS)와 완성차 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합성 가솔린을 실제 차량에 주입하고 일반 도로 주행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과 연료 인프라를 유지한 채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일본 정부와 산업계의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다만 기술적 가능성과 상용성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우 낮아 포집 자체에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물 전기분해와 합성 반응 역시 전력 소모가 크다. 전문가들이 DAC 기반 합성 연료를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비싸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결국 이 방식의 환경적·경제적 가치는 어떤 전력을 쓰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화석연료 기반 전력을 사용하면 탄소 감축 효과는 급격히 줄어든다. 에어셀라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와의 결합을 강조하는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여전히 도로 위 차량의 소수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기와 이산화탄소로 만든 합성 연료는 기존 차량과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탄소 감축을 시도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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