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항으로 가까워진 나가사키 여행.
나가사키에서 꼭 먹어봐야 할 맛들을 엄선했다.
입 안에서 녹아내리는 3일의 정성
이와사키 혼포
나가사키에서 빠트릴 수 없는 길거리 간식은 단연 ‘가쿠니 만쥬’다. 간장으로 조린 돼지고기를 빵으로 감싼 요리이며, 유명 가게로는 이와사키 혼포(岩崎本舗)를 꼽을 수 있다. 이와사키 혼포는 나가사키 전통 연회 요리인 싯포쿠 요리의 동파육을 ‘더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해 60년 역사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핵심은 칠레산 암퇘지를 비법 간장 소스에 3일 동안 공들여 삶아내는 데 있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기름기가 쏙 빠지고, 달콤 짭조름한 소스 맛은 고기에 깊이 밴다. 이러한 수고 덕분에 가쿠니 만쥬를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입천장으로 살짝 눌러도 될 정도다.
유명 관광지인 글로버 가든 근처뿐 아니라 나가사키 시내 곳곳에 지점이 있어 접근성도 좋다. 구매하자마자 따끈한 만쥬를 맛보는 걸 추천하고, 맥주와도 궁합이 좋아 포장해서 숙소에서 즐겨도 좋다.
지역의 소울 푸드 토루코 라이스
카밍구
나가사키역 가까운 곳에 소박한 식당 카밍구(かみんぐ)가 있다. 마치 현지인들이 슬리퍼를 끌고 나와 한 끼를 해결하는 정겨운 동네 식당 같다. 외국인 여행자도 반갑게 맞이해주는 사장님 부부도 가게의 매력을 더한다.
이곳의 메인 요리는 나가사키의 소울 푸드인 토루코 라이스(터키 라이스)다. 토루코 라이스는 볶음밥(필라프), 돈가스(데미글라스 또는 카레 소스), 케첩 스파게티를 기본 구성으로 하는 일본 스타일의 경양식이다. 참고로 나폴리탄, 시실리안 라이스(사가현 전통 음식)처럼 터키와 전혀 상관없는 요리다.
카밍구의 장점은 토핑의 선택지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은 바삭한 돈가스지만, 두툼한 함박스테이크, 닭튀김(Deep fried chicken), 오믈렛 등을 올려서 즐길 수 있다. 게다가 가격은 모두 1,000엔으로 같아 가성비도 좋다. 조금 더 욕심을 내 100엔만 추가하면 오오모리(곱빼기)로 주문할 수 있다.
물론 토핑(새우튀김·전갱이튀김 등)을 더 올려 푸짐하게 즐겨도 되고, 시원한 생맥주(650엔)를 곁들여도 괜찮다. 이 밖에도 나가사키 짬뽕, 카밍구정식, 가츠동, 돈가스 카레 등이 준비돼 있다.
불향 입은 제철 생선의 유혹
카이센 아부리야 이부키치
나가사키역 안에는 여러 식당, 기념품 상점이 모여 있다. 특히, 나가사키가도 카모메 시장에서는 현지인과 여행자가 뒤섞여 나가사키의 다채로운 맛을 즐기고 있다. 가장 깊숙한 곳에 카이센 아부리야 이부키치(海鮮炙り屋 いぶき地)가 있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구운 해산물(카이센)을 전문으로 하는 이자카야다. 동시에 점심에는 나가사키 스타일의 백반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나가사키는 일본 내에서도 어획량이 많고 어종이 다양하기로 유명한데, 이곳은 그날그날 가장 신선한 생선을 공수해 식탁에 올린다.
점심 대표 메뉴는 가쿠니 만쥬, 회, 생선튀김으로 구성된 나가사키 정식이고, 저녁에는 짚불로 훈연한 가츠오(가다랑어) 타타키와 생선 꼬치구이 등이다. 싱싱한 생선을 강한 불에 빠르게 익혀, 불향이 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살려낸다.
또 나가사키 소고기볶음, 나가사키 닭 타타키 등 육류가 준비돼 있고, 나가사키와 규슈 로컬 소주를 곁들일 수 있다.
시간이 빚은 달콤한 결정체
이진도 카스텔라
나가사키 여행의 기념품을 고른다면, 1955년부터 전통의 맛을 지켜온 이진도(Ijindo, 異人堂)를 빠트릴 수 없다. 이진도라는 이름은 과거 서양인들이 살던 저택을 의미하며, 나가사키의 이국적인 역사를 카스텔라에 담아내겠다는 자부심을 보여준다.
지역 랜드마크 중 하나인 안경 다리(메가네바시) 근처에 본점이 있어 관광 중에 들르기도 좋다. 이진도 카스텔라의 시그니처는 바닥에 깔린 굵은 설탕 결정, ‘자라메’다. 신선한 달걀로 만든 빵은 촉촉하고 부드러운데, 마지막에 오도독 씹히는 자라메가 기분 좋은 식감과 달콤한 여운을 준다.
다양한 제품 중에서도 달걀노른자의 비율을 높여 더 진하고 깊은 맛을 낸 프리미엄 라인 ‘고산야키(五三焼)’와 기본 카스텔라를 추천한다. 또 초콜릿, 말차 등 다양한 맛이 준비돼 있고, 슬라이스 카스텔라, 레몬케이크, 부세, 도라야키 등 개별 포장된 과자들도 있다. 참, 유통기한이 짧은 편이니 귀국 직전에 사거나 날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행의 격을 높이는 숙소
힐튼 나가사키
JR 나가사키역 서쪽 출구에서 도보 1분, 힐튼 나가사키는 압도적인 접근성을 자랑한다. 교통의 요지이자 데지마 메세와 인접해 관광과 비즈니스 여행객 모두에게 최적의 호텔이다. 100년 역사를 지닌 힐튼의 명성에 걸맞은 5성급 시설과 서비스를 갖췄다.
무엇보다도 일본 비즈니스 호텔의 큰 단점인 답답함이 없다. 기본 객실부터 기본 31제곱미터의 넉넉한 공간감을 자랑해서 그렇다. 객실은 흰색과 파란색이 어우러진 인테리어로 꾸며졌고, 창밖으로 푸른 바다와 항구가 펼쳐진다. 이왕 좋은 호텔에 머문다면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을 추천한다.
우라카미강 뷰를 배경으로 열리는 칵테일 아워(17:00~20:00)는 식사로 손색없는 핫푸드와 지역 보리소주 ‘이키’ 등 다양한 주류를 제공해 미식의 즐거움을 더한다. 게다가 DE VAERT의 조식 뷔페에서는 카스텔라, 사라우동, 고토우동, 하토시 등 나가사키의 맛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나사야마 전망의 대욕장에서 몸을 녹이고, 바 SEVEN SEA에서 여유를 즐긴다면 나가사키 여행의 만족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