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는 뉴욕을 ‘New York is a city of towers set in a park(뉴욕은 공원 속에 세워진 탑들의 도시)’라고 표현했다. 마천루를 뉴욕의 정체성으로 정의한 것이다. 그래서 뉴욕의 본모습을 마주하고자 한다면 빌딩 위로, 더 높이 올라야 한다. 대공황의 상징이었던 전망대부터, 소셜미디어를 점령하는 미디어아트 전망대까지. 뉴욕에는 정말 다양한 전망대가 있다. 2026년에는 또 하나의 새로운 전망대가 문을 열 예정이다. 어떤 높이에서, 어떤 방향으로, 어느 시간대에 바라보느냐에 따라 뉴욕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희망의 상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
Empire State Building Observatory
특징: 86층 야외 전망대, 102층 실내 전망대
오픈: 1931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는 뉴욕 전망대의 원형이다. 대공황 한가운데서 완공된 이 건물은 희망의 상징이기도 하다. 특히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러브 어페어〉에서 주인공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소로 등장하며 뉴욕의 수많은 전망대 가운데서도 유독 낭만적인 공간으로 각인되어 있다.
내부엔 금으로 장식된 천장이 복원되어 아르데코 건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86층으로 올라가면 360도 펼쳐지는 빌딩 숲 사이로 크라이슬러 빌딩이 눈에 들어온다. 밤이면 격자형 거리 위로 불빛이 촘촘히 박힌, 우리가 딱 기대했던 뉴욕이 눈 앞에 가득 펼쳐진다.
록펠러센터의 꼭대기, 톱 오브 더 록
Top of the Rock
특징: 67, 69, 70층에서 센트럴파크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조망
오픈: 1933년(현재 전망대 형태는 2005년 재개장)
‘톱 오브 더 록’이 자리한 록펠러센터는 1930년대 ‘존 D. 록펠러 주니어’의 주도로 건립됐다. 67층에 있는 작은 극장에서 뉴욕과 록펠러센터의 역사를 감상하고 나서야 드디어 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톱 오브 더 록에서 뉴욕을 내려다보면 북쪽으로는 직사각형의 센트럴파크가, 남쪽으로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한번에 눈으로 담을 수 있다. 그래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전망대보다 이곳을 선호하는 여행자들이 많은 편.
69층에는 강철 플랫폼을 타고 공중으로 상승하는 구조물인 ‘빔(Beam) 익스피리언스’가 있는데, 1932년 그 유명한 사진 <마천루 꼭대기에서의 점심>을 재현한 것이다. 그리 높게 올라가지는 않지만, 공중에서 180도 회전해 뉴욕을 파노라마로 조망하다 보면 짜릿한 기분이 든다. 70층의 스카이리프트는 원형 야외 유리 플랫폼에 올라 하늘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곳, 원 월드 전망대
One World Observatory
특징 : 100~102층, 뉴욕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오픈: 2015년
설렘으로 마음이 달뜨게 되는 뉴욕에서도, 원 월드 전망대에 오르는 순간만큼은 엄숙해진다. 2001년 9·11 테러로 쌍둥이 빌딩이 무너졌던 그라운드 제로 옆, 높이 541m의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수직으로 솟아 있다.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자 세계에서 7번째 높은 빌딩이다. 높이만큼 가장 시원한 전망을 자랑한다. 102층까지 오르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47초 동안 뉴욕의 역사를 보여 주는 미디어아트가 벽면을 가득 채운다.
원 월드 전망대가 다른 전망대와 차별화되는 점은 자유의 여신상과 브루클린 다리가 또렷하게 시야에 들어온다는 점. 로어 맨해튼에 위치한 유일한 전망대로 빌딩 숲과 허드슨강, 뉴저지, 항만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스릴만점, 엣지
Edge at Hudson Yards
특징 100층, 건물 외벽 밖으로 돌출된 짜릿한 유리 바닥
오픈 2020년
엣지는 뉴욕에서 가장 스릴 넘치는 전망대로 꼽힌다. 물론 절대적인 높이만 놓고 보면 원 월드 전망대(386m)가 더 높지만, 엣지(335m)는 건물 외벽 밖으로 과감하게 돌출된 구조와 발아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유리 바닥 덕분에 원 월드보다 더 높게 느껴진다는 평이 많다.
밖으로 돌출된 유리 구조물에 떨어질 듯 기대서서 찍는 사진 하나만으로도 방문 가치가 있는 전망대. 황금시간대는 해 질 무렵이다. 허드슨강을 마주한 위치 덕분에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면, 엣지는 뉴욕의 가장 드라마틱한 얼굴을 보여 준다.
신상 등장, 원 타임스 스퀘어 전망대
One Times Square
특징: 19층, 일부 유리 바닥
오픈: 2026년 전체 오픈 예정
2026년, 뉴욕에서 즐길 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맨해튼 한가운데 새로운 전망대가 탄생할 예정이다. 뉴욕 타임스 본사가 있던 원 타임스 스퀘어(One Times Square) 빌딩의 19층은 전망대로 변신해 대중에게 공개된다. 특히 연말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볼드롭(Ball Drop) 행사를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식 공간이 될 예정이다. 수많은 극장과 네온사인이 밀집한 타임스 스퀘어, 그리고 엄청난 인파가 발아래 펼쳐지는 이 전망대는 기존 전망대와는 전혀 다른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벌집 구조물, 베슬
Vessel
특징: 계단형 구조, 걸어서 오르는 체험형 전망대
오픈: 2019년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밭이 푸른 바다가 됐다)’라는 말이 정확하게 맞는 지역, 허드슨 야드. 이 지역의 랜드마크인 ‘베슬’은 건축물이자 예술작품이며 전망대이기도 하다. 여행객 누구나 베슬에 천천히 올라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장애인 전용이다. 베슬의 계단 총 개수는 2,500개. 높이로 치면 아파트 15층 정도 높이지만 360도 구경하며 올라가다 보면 그리 힘들진 않다. 벌집 모양인 구조물을 하나하나 오를수록 풍경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점은 베슬의 묘미. 오르는 과정 자체가 경험이 되는 곳이다.
베슬에서 사진을 가장 잘 찍는 방법은 멀리 있는 풍경보다 구조 자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 아래에서 위를 향해 계단이 반복되는 패턴을 담으면 베슬의 조형미가 살아난다. 특히 햇빛이 강하지 않은 오전이나 해 질 무렵에는 구리색 외관이 부드럽게 빛나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뉴욕에서 가장 핫한 곳, 써밋 원 밴더빌트
SUMMIT One Vanderbilt
특징: 91~93층, 미러·미디어 아트 결합
오픈: 2021년
써밋 원 밴더빌트는 현재 뉴욕에서 가장 핫한 전망대다. 거울과 유리로 둘러싸인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위와 아래, 안과 밖의 경계가 사라지며 공간감과 시간 감각마저 흐트러진다. 발아래 펼쳐진 맨해튼, 닿을 듯한 거리에 서 있는 크라이슬러 빌딩, 천장에 반사된 하늘, 그리고 무한히 반복되는 자신의 모습이 겹쳐지며,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장면은 수많은 이들의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돼 소셜미디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소셜미디어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뉴욕 전망대’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이유다.
글 김진 사진 뉴욕관광청 에디터 강화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