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오래됨은 결코 낡음이 아니다.
시간을 겹쳐 쌓아 더 빛나는 서울의 동네, 청량리를 다녀왔다.
동대문구 청량리에 대하여
‘청량리’라는 지명은 이 근방에 있던 ‘청량사(淸凉寺)’에서 유래했다. 청량사 주변은 유독 나무가 울창하고 맑은 샘물이 흘렀으며 특히 남서쪽으로 확 트여 늘 시원하고 청량한 바람이 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청량리는 예로부터 도성 안 사람들이 도성 밖으로 향할 때 거쳐 가는 장소였다. 근현대로 접어들며 도성과 청량리를 잇는 전찻길이 놓였고, 현재 그 궤도를 따라 운행하는 지하철이 바로 1호선이다. 1911년, 철도 운행을 시작으로 청량리는 동부 서울의 교통 중심지로 떠올랐다. 워낙 사람이 북적이는 역전이라, 자연스럽게 숙박시설과 상업시설이 들어섰고 각종 농산물과 약재, 생활물자가 모여드는 시장도 형성됐다.
1948년 최초로 문을 연 청량리 전통시장을 시작으로, 경동시장과 청과물시장, 종합시장, 수산시장 등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후 1974년 지하철 1호선 개통과 함께 청량리 시장은 서울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청량리 시즌 2, 천지개벽
한편 청량리는 오래된 역사만큼 서울 대표하는 낙후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는데, 최근 들어 그야말로 천지개벽했다. 과거 ‘588’이라고 불리던 집창촌과 청과물시장이 있던 부지에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가득 들어선 것이다.
물론 이토록 급격한 변화의 한복판에서도 여전히 청량리의 시간을 그대로 간직한 장소도 있다. 초고층 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운 경동시장이다. 경동시장은 우리나라 최대의 한약재 시장이다. 그렇다고 한약재만 가득한 것은 아니고 야채, 과일, 곡물, 수산도 함께 취급하는 재래시장이다.
봄에는 산나물과 도라지, 여름에는 콩과 깨, 가을에는 옥수수, 겨울에는 무와 배추, 그리고 각종 장류로 가득한 곳. 그렇다고 경동시장의 공기가 마냥 구수하지만은 않다. 제철 농산물과 약재 사이로 새로운 카페와 젊은 시선이 스며들어있기 때문이다.
2022년 12월16일, 경동시장의 옛 경성극장이 있던 터에 스타벅스와 LG전자가 협업해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를 선보였다. 극장의 매표소와 매점 자리는 LG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아트 전시 공간으로 꾸몄고, 극장의 상영관은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들어섰다.
기존 폐극장의 공간 형태를 고스란히 살려냈다. 총 200여 석의 좌석이 있으며 극장 무대를 연상케 하는 무대 상단에는 대형 아트웍이 설치되어 있다. 매장 내 공연 공간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의 문화예술 공연도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