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버그는 어디?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는 지금 뉴욕에서 가장 핫한 동네다. 원래 가난한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치솟는 맨해튼의 집값을 피해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몰려들면서 예술이 동네에 싹텄다.
이민자들이 많은 만큼 먹거리도 풍성하다. 윌리엄스버그의 ‘푸디 워킹 투어’를 강력히 추천하는 이유다. 뉴욕 메트로 L라인을 타고 베드포드 애비뉴 역에 내리면 윌리엄스버그의 생생한 삶이 펼쳐진다. 영화 <비긴 어게인>의 촬영지이기도 한 이 거리에서는 각종 버스킹과 건물 외벽을 뒤덮은 그래피티가 자연스러운 풍경을 이룬다. 벽면을 가득 메운 광고는 놀랍게도 모두 그림이다.
게다가 폴란드, 이탈리아,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윌리엄스버그를 터전으로 삼았던 곳이라 다양한 음식과 문화가 공존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동네의 이야기를 듣는 것. 이보다 더 완벽한 뉴욕 반나절 투어가 있을까. 윌리엄스버그 푸디 워킹 투어에서 만난 5곳의 맛집을 모았다.
정통 이탈리아 감성과 뉴욕 스타일의 만남
베스트 피자
뉴욕의 피자 문화는 19세기 후반부터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들어오면서 급성장했다. ‘브루클린 최고의 피자’를 목표로 문을 연 베스트 피자(Best Pizza)는 100년이 넘은 나무 화덕에서 피자를 구워내며 특유의 풍미를 완성한다.
이곳의 설립자 ‘프랭크 피넬로’는 시칠리아 출신 할머니에게서 배운 이탈리아 전통 레시피에 뉴욕 스타일을 조화롭게 접목시켰다. 대표 메뉴는 페퍼로니 슬라이스와 그랜드마더(Grandma) 피자로, 얇고 바삭한 크러스트와 진한 토마토 소스가 특징.
치즈, 페퍼로니, 화이트, 그랜드마, 베지 등 피자 슬라이스 한 조각은 4~5달러 정도이고, 양은 가벼운 식사로도 괜찮은 정도다. 소박한 매장 분위기는 로컬 피자집의 정겨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진짜 멕시코 스트리트 푸드
타콤비
진짜 타코를 맛보고 싶다면 타콤비(Tacombi)를 추천한다. 멕시코 해안가의 작은 칸티나(Cantina, 멕시코 전통 술집)에 온 듯한 산뜻한 인테리어가 우선 눈길을 끈다. 밝은 색감의 인테리어, 멕시코 시장을 연상시키는 타일, 오픈 키친에서 풍기는 토르티야 굽는 냄새 덕분에 먹기도 전에 기분이 좋아진다.
타콤비의 타코는 매장에서 직접 구운 옥수수 토르티야가 기본이다. 얇지만 쫀득하고, 옥수수 고유의 고소한 향이 살아 있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비프 부리야 타코, 바하 스타일 크리스피 피시 타코, 콘 에스키테스(Corn Esquites), 과카몰리와 또토포스(Guacamole con Totopos) 등이다. 여기선 흔히 접하는 대중적인 맛의 타코와 달리 정통 멕시코 스타일의 타코를 맛볼 수 있다.
쿠키 하나가 한 끼가 되는 마법
르뱅 베이커리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서 출발한 ‘뉴욕 쿠키의 아이콘’ 르뱅 베이커리(Levain Bakery)가 윌리엄스버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 메뉴인 초콜릿 칩 월넛 쿠키는 무려 170g, 열량은 563kcal에 달한다.
손바닥만한 두툼한 쿠키는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할 정도. 종류에 따라 쿠키 하나당 800kcal까지 나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실제로 먹어보면 이해가 된다. 끝없이 걷게 되는 뉴욕 여행에서 르뱅 베이커리 쿠키 하나면 반나절이 든든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반죽이 녹아내릴 듯 촉촉한 것이 특징. 고소한 버터의 풍미는 묵직하게 남는다. 뉴욕 여행 맛집에 늘 꼽히는 집이니 한번쯤은 열량 걱정 내려놓고 마음껏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를 즐겨보자.
30년을 지켜온 정통 폴란드식 베이커리
노스사이드 베이커리
1992년 폴란드 출신 이민자가 문을 열어 30년 넘게 운영 중인 노스사이드 베이커리(Northside Bakery)는 윌리엄스버그에서 가장 오래된 폴란드식 베이커리 중 하나다.
폴란드 현지 제빵 기술을 고스란히 지켜온 곳으로, 아침마다 갓 구워낸 유럽식 빵과 페이스트리 향이 동네를 채운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폴란드 전통 만두 요리인 피에로기(Pierogi). 감자, 치즈, 고기, 양배추 등 다양한 속을 넣어 삶거나 구워내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서민 음식으로, 정통 방식 그대로 만들어 낸 깊은 맛이 인상적이다. 이 밖에도 폴란드식 도넛 ‘파치키(Pączki)’, 소시지 요리, 따뜻한 수프 등 가정식 메뉴도 가득해 한 끼 식사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뉴욕 수제 맥주의 성지
브루클린 브루어리
독일계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윌리엄스버그는 자연스럽게 맥주 문화가 발달했다. 하지만 1970년대 대형 맥주회사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윌리엄스버그의 많은 양조장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불모지를 다시 맥주의 성지로 만든 건 종군 기자 출신 ‘스티브 힌디’. 그는 1988년 브루클린 브루어리(Brooklyn Brewery)를 세우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뉴욕 전역에서 가장 널리 사랑받는 수제 맥주 브랜드로, 라거, 필스너, IPA, 에일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특히 주말 무료 양조장 투어가 인기다. 15명 내외의 소규모로 진행되며, 약 45분 동안 맥주 생산 과정을 둘러본 뒤 1층 테이스팅 룸에서 맥주를 시음할 수 있다.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현재 기존 위치에서 4블록 떨어진 새 공간으로 이전 준비 중이니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에서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글·사진 김진 트래비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