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유여행의 성지, 타이난.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미식 도시로도 유명하다. 먼저 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타이난 자유여행 추천 명소 5곳을 소개한다.
대만의 시작을 걷다, 안핑고성
타이난 여행은 곧 대만의 역사를 읽는 과정이다. 그 첫 페이지가 바로 안핑고성(Anping Old Fort)이다. 17세기 초 네덜란드인이 건립한 이곳은 당시 ‘젤란디아 요새’로 불리며 대만 통치의 중심지이자 무역의 거점 역할을 했다. 이후 정성공이 1662년 네덜란드 세력을 몰아내고 ‘안핑’이라 이름 붙였고, 안핑고성은 대만 최초의 성이 됐다. 세월이 흘러 성의 내부는 황폐해졌는데, 일제강점기 때 붉은 벽돌의 단을 쌓고 서양식 건물을 세우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성벽 남쪽에 남은 흔적들이다. 가로세로 얽힌 붉은 벽돌과 그 틈을 파고든 거대한 맹그로브 나무뿌리는 400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를 묵묵히 증명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붉은 지붕이 모인 안핑의 전경과 해안선이 펼쳐진다. 또 성과 맞닿은 곳에는 온갖 종류의 먹거리와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안핑노가(Anping Old Street)가 있다. 상점과 노점이 뒤섞여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빛으로 되살아난 거리, 션농지에
청나라 통치 당시(17~19세기) 타이난의 5대 운하(오조항) 입구에 자리해 무역과 상업이 번성했던 거리다. 지금은 100년 이상 된 고택들이 예술가의 공방과 힙한 카페로 변신해 타이난 문화를 이끄는 중심지가 됐다. 션농지에(Shennong Street)의 진가는 해가 지면 드러난다.
거리 곳곳에 매달린 등롱에 불이 켜지면, 오래된 목조 건물과 황금빛 조명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수공예품을 파는 편집숍과 개성 넘치는 바(Bar)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화려했던 옛 시절의 기억 위에 현대적 감각이 덧입혀진 셈이다. 참, 션농지에는 거리 끝에 있는 야오왕먀오(藥王廟)에서 모시는 농업과 의약의 신인 션농(神農)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자연의 생명력이란
안핑수옥
인간이 떠난 자리가 자연의 압도적인 생명력으로 채워진다면 어떤 모습일까? 타이난의 안핑수옥(Anping Tree House)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본래 19세기 말 영국 무역상 덕기양행(Tait & Co.)의 창고로 사용됐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면서 거대한 반얀트리가 건물을 집어삼킨 듯한 독특한 풍경이 형성됐다.
벽돌 벽을 뚫고 내린 굵은 뿌리, 지붕 대신 하늘을 덮은 무성한 가지들이 얽혀, ‘나무 안에 집이 있고 집 안에 나무가 있는’ 기묘한 공생을 보여 준다. 과거에는 음산한 분위기 탓에 현지인들이 접근을 꺼리기도 했으나, 2004년 정비 사업을 통해 나무 데크와 공중 산책로가 조성되면서 지금은 타이난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힌다. 세월의 흐름과 자연의 위대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인 셈이다.
타이난에서 만난 작은 유럽
치메이 박물관
타이난 도심 외곽에는 작은 유럽이 있다. 눈부신 백색 건축물과 아폴로 신이 여행자를 반기는 치메이 박물관(Chimei Museum)이다. 12 신상이 호위하는 다리를 건너 박물관 앞에 서면 어느 궁전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유럽의 미학을 집대성한 이곳에는 서양 예술, 악기, 고대 병기, 동물 표본 및 화석 등의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체 소장품의 1/3에 해당하는 약 4,000점이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박물관의 상설 전시는 예술관, 동물관, 악기관, 병기관으로 나뉘어 있으며, 특별전도 진행된다. 거위와 청설모가 뛰노는 대규모 공원도 박물관의 매력이다. 현지인들의 일상처럼 공원을 산책하고, 소풍을 온 것처럼 간식을 준비해도 좋다.
진흙이 주는 치유
관쯔링 온천
대만의 숨겨진 보물은 일본 부럽지 않은 온천이다. 타이난에서는 진흙 온천으로 유명한 관쯔링(Guanziling)으로 향하면 되는데, 관쯔링 온천은 양명산, 베이터우, 쓰충시와 함께 대만 4대 온천으로 꼽힌다. 이곳 온천수는 짙은 회색빛을 띠어 ‘검은 온천’이라고도 불리고,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진흙을 먼저 바르고, 몸을 씻어 낸 다음 진흙탕에 몸을 담그면 피부가 놀라울 정도로 매끄러워지는 이유다.
게다가 관쯔링은 풍경구로 지정될 정도로 경치도 좋다. 주변 산들이 지역을 품고 있는 모양새라 어딜 둘러봐도 초록색으로 가득하다. 온천을 운영하는 숙소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또 관쯔링 옛 거리와 공원들을 걸으면서 지역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