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미국에서 생산한 SUV 패스포트를 일본으로 역수입한다. (혼다 제공)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혼다가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일본으로 역수출한다.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둔 완성차 업체들이 제3국으로 차량을 수출하는 사례는 흔하지만 자국으로 들여오는 경우는 드물어 주목된다.
혼다는 5일(현지시간)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SUV 패스포트(Passport)와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하는 아큐라 인테그라 타입 S를 일본 시장에 수출한다고 밝혔다. 두 모델의 일본 판매는 2026년 하반기 시작될 예정이다.
혼다의 계획은 미국에서 개발·생산된 차량을 일본에 판매하는 ‘역수출’ 형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패스포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되고 오하이오에서 개발된 모델로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다. 인테그라 타입 S 역시 오하이오 메리스빌 공장에서 생산되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다.
특히 패스포트는 일본에서 판매되는 모델도 미국 사양 그대로 공급되며좌핸들 사양 그대로 판매될 예정이다. 3.5L V6 엔진과 오프로드 성능을 강조한 '트레일스포트(TrailSport)' 사양이 적용된 중대형 SUV로 일본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모델이다.
인테그라 타입 S 역시 미국 사양 그대로 판매된다. 최고출력 320마력의 2.0L 터보 VTEC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적용한 고성능 모델로 아큐라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 처음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혼다는 이번 일본 수출 물량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대형 SUV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인테그라 타입 S 역시 고성능 스포츠 모델이라는 점에서 연간 수천 대 수준의 틈새 판매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기아 2027년형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출처: 기아)
이번 전략은 일본 시장에서 늘어나는 SUV 수요와 브랜드 전략 강화를 동시에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혼다는 패스포트를 통해 일본 소비자에게 새로운 SUV 선택지를 제공하고 인테그라 타입 S를 통해 아큐라 브랜드의 존재감을 일본 시장에서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미국 생산 거점을 글로벌 수출 기지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의미도 있다. 혼다는 미국에서 40년 이상 자동차 생산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8개 주요 자동차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세계 시장으로 꾸준히 수출해 왔다.
혼다의 이번 전략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물론 국내 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사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전용 모델로 생산하는 싼타크루즈(단종 예정)와 텔루라이드 등의 역수입을 요구하는 국내 고객들의 요구가 있어 왔지만 국내 상황상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미국 생산 차량을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하는 전략이 확대될 가능성은 주목할 부분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 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미국 생산 모델을 다양한 시장에 공급하는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브랜드가 미국 생산 차량을 자국 시장에 판매하는 것은 상징적인 변화”라며 “판매 규모보다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유연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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