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소형 전기차 씨걸. 한화로 약 1500만 원대에 판매되는 초저가 순수 전기차다. (출처 : BYD)
[오토헤럴드 김흥식 기자] 중국 BYD가 2023년 출시한 전기차 씨걸(Seagull)은 양산 전기차 가운데 가장 저렴한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판매 가격은 6만 9800위안, 약 1500만 원 수준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프로모션을 통해 1100만 원대에 판매되기도 했다.
비교불가한 가격으로 씨걸은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돌핀 서프(Dolphin Surf)라는 이름으로도 판매되고 있는 씨걸은 2025년 글로벌 시장에서 약 53만 대가 팔렸다.
내연기관차도 경쟁하기 어려운 씨걸의 가격 파괴 배경에는 배터리와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 계열화,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LFP 배터리 탑재, 대규모 생산 체계, 그리고 소형차 기반의 단순한 차량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초저가 전략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주면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대응 전략에 나섰다.
대응의 핵심은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한 2만~3만 달러(약 2900만 원~4400만 원) 수준의 소형 전기차 공급이다. 초저가 공세에 맞서 가격을 최대한 낮추는 한편 브랜드 신뢰도와 검증된 완성도를 결합한 '프리미엄 가성비'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다.
기아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하고 있는 'EV2'(기아 제공)
현대차와 기아도 엔트리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3000만 원대 중후반의 아이오닉 3를 개발하고 있다. 아이오닉 3는 약 50~60kWh 배터리와 400km 안팎 주행거리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2026년 공개될 예정이다.
기아 역시 유럽 시장을 겨냥한 소형 전기차 EV2를 준비하고 있다. 가격은 약 2만~2만 5000달러(약 3000만~3700만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42.2kWh와 61.0kWh 두 가지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약 453km(WLTP 기준)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폭스바겐은 소형 전기차 ID.2all로 유럽 시장 방어에 나선다. ID.2 시작 가격은 약 2만 5000유로(약 4260만 원)로 예상된다. 배터리는 약 38~56kWh, 주행거리는 최대 약 450km 수준이 목표로 폴로(Polo)급 내연기관 소형차를 대체하는 전기차로 개발되고 있다.
르노는 소형 전기차 르노 5 E-Tech로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2024년 공개돼 '2025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품질을 인정받은 르노 5 E-Tech의 가격은 약 2만 5000유로(약 4260만 원) 수준이다. 배터리는 40~52kWh, 주행거리는 약 400km다.
르노 5 E-Tech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피아트 그란데 판다(Grande Panda), 닛산의 마이크라 EV(Micra EV)도 비슷한 수준대의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ID. 2all 컨셉카. 폭스바겐의 새로운 엔트리 전기차로 올해 출시 예정인 모델로 가격은 2만 500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 제공)
이 밖에 푸조의 소형 해치백 전기차 e-208은 51kWh 배터리를 탑재해 약 400km 수준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약 2만 5000유로(약 4200만 원)로 비교적 낮게 책정돼 인기를 얻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GM의 차세대 쉐보레 볼트 EV가 주목을 받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플랫폼을 적용한 소형 크로스오버 형태의 볼트 EV는 혹독한 원가 절감으로 약 3만달러 (약 4440만 원) 수준이다. 혼다 역시 2만 5000유로 수준의 소형 전기차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저가 전기차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유럽과 글로벌 시장에서 2만~3만달러 수준의 소형 전기차가 잇달아 출시되면서 가격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은 초저가 전략으로 시장을 넓히는 중국 업체와 브랜드 경쟁력과 품질을 앞세운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맞서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기차 시장이 가격과 브랜드 경쟁력이 맞서는 경쟁 구도 속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흥식 기자/reporter@autohera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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